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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강우재는 검사지를 들고 진료실을 나섰다.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진료실 문을 열자마자 그 앞에 서 있는 소정애를 마주쳤다.

“여보, 당신... 당신 여긴 어떻게 왔어? 다 정상이래. 당신...”

강우재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소정애는 눈시울이 붉어져 떨리는 목소리로 의사에게 물었다.

“여보, 나 속일 필요 없어. 선생님, 저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

“유방암은 암 중에서도 복잡한 편입니다. 암세포가 전이된 것도 확인됐고요. 수술하시고 꾸준히 항암 하시면 5년 정도는 더 살 수 있을 겁니다.”

“5년이요?”

소정애가 그 자리에 굳어졌다. 강우재가 급히 그녀를 끌어당겼다.

“여보, 괜찮아... 그냥 작은 수술일 뿐이야. 몸에 암세포가 있으면 그걸 없애버리면 되는 거잖아? 그렇지!”

“돈은 얼마나 필요해요?”

“그런 걸 왜 물어봐! 얼마나 들든 꼭...”

“나 의사 선생님께 물은 거야!”

소정애가 크게 소리쳤다. 강우재는 깜짝 놀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소정애 씨, 자세한 건 정밀검사를 한 뒤에 말씀드리죠. 금액에 관한 것도 그때 설명해 드릴 겁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돈이 들긴 할 겁니다. 금액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네, 네! 선생님, 고쳐만 주세요! 고쳐만 주신다면 돈은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여보, 이만 돌아가자.”

소정애가 평온하게 말했다. 강우재가 비틀거리며 소정애의 뒤를 따랐다. 반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이렇게 강인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여보...”

“치료 안 해.”

병실에 돌아온 소정애가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평소 같았으면 소정애가 삐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소정애는 아무 말도 없이 덤덤하게 물건들을 정리하며 퇴원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환자복을 갈아입고 짐까지 깔끔하게 쌌다. 그 모든 게 끝나고 나서야 그녀는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강우재의 앞에 가 섰다.

“나 치료 안 해. 저축해둔 돈이랑 집, 가게는 전에 얘기한 대로 나눠. 지금 집과 가게는 소아에게 주고, 새집과 저축은 당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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