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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선우는 자신의 마음을 확신했다. 평생 윤아의 곁에 있고 싶었다. 설령 자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다른 사람의 옆에 있는 꼴을 눈 뜨고 못 볼 것 같았다.

전에 그녀를 갖기 위해 노력할 때도 그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윤아는 선우를 거부하지 않았기에 선우도 윤아의 생각을 존중했다.

하지만 그 뒤로부터...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귀국하게 하지 말 걸 그랬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갑자기 기억을 잃었다. 어쩌면 선우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모든 기억을 잃었으니 지금이 선우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그녀만 옆에 있어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선우는 윤아의 침대 옆에서 잠들고 말았다. 민환이 그런 선우를 보고는 담요를 찾아와 그에게 덮어주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선우가 깨어났다. 민환은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의도를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민환도 자신을 위해서라는 걸 안 선우는 더 이상 그를 질책하지 않았다. 윤아 깨니까 이제 들어오지 말라는 당부만을 할 뿐이었다. 민환도 얌전히 대답한 후 더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날이 밝고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의사는 선우를 불러와 윤아의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이상이요? 생명에 지장이 있는 건가요?”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다만 뭐요?”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고요?”

“네, 저희도 못 알아보고, 전에 있었던 일들도 기억하지 못해요.”

“그럼 맞겠네요, 머리를 조금 다친 모양이에요, 절대 안정이 필요해요.”

“기억은요? 기억은 언제쯤 돌아올까요?”

“확실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라 장담은 하지 못해요. 전에 있던 곳에 자주 간다든지, 전에 했던 행동들을 많이 한다든지 하면 빨리 회복할 수도 있고, 평생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평생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요?”

“네, 그런 사례가 있어요.”

선우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윤아의 기억이 평생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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