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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왜?”

오랜 시간 만나지 못했기에 수현은 윤아가 너무 보고 싶었다. 게다가 사안이 사인인지라 수현은 정말 하루 종일 그녀를 끌어안고 있고 싶었다.

이래야만 수현이 느끼는 공허함과 죄책감, 그리고 황송함과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쳤잖아. 안을 때 힘쓰다가 상처 또 덧나면 어떡해.”

“안 그래. 네가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안 그렇다고?”

윤아는 불과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럼 전에 외국에 있을 때 왜 상처에서 그렇게 피가 줄줄 흐른 거야? 나를 안고 달리다가 흘린 거 아니야?”

“아니야. 원래 상처가 찢어졌을 뿐.”

그녀를 안는 바람에 상처가 덧났다고 생각할까 봐 수현은 바로 부정했다.

“음.”

윤아가 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니 네 말은 상처가 찢어졌을 때 제때 치료하지 않았다는 거네.”

이 말에 수현이 멈칫하더니 이내 자신이 윤아의 말재간에 휘둘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현은 못 알아들은 척할 수밖에 없었다.

“뭐가?”

하지만 윤아의 다음 질문은 또 다른 화제였다.

“내가 탄 차를 따라오던 까만색 세단에 너도 있었어?”

분명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모범 답안일지 고민하고 있었다.

“왜 그래?”

고민에 빠진 듯한 수현의 모습에 윤아가 더 바짝 다가가며 캐물었다.

“이 질문이 대답하기 어렵나? 차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곰곰이 생각해야 해?”

상처가 아파서 정신이 흐릿해질 때도 수현은 이렇게 괴롭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윤아의 질문을 듣고 있노라니 입을 떼기가 힘들었다.

“수현아?”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녀의 숨결이 수현을 맴돌았다. 하얀 피부에 까만 머리를 가진 윤아를 보고 있자니 수현은 품지 말아야 할 생각을 품게 되었다.

전에도 잠깐 있었지만 갑자기 나타난 민재가 이를 방해했다.

민재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윤아도 분명 아직 불편한 데가 있을 텐데 이런 마음을 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수현은 들끓어 오르는 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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