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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수현의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중에는 민재도 보였다.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윤아에게 물었다.

“윤아 님, 혹시 다리를 다치신 건가요?”

이를 들은 수현이 윤아의 다리를 한번 쓱 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그녀를 안고 달리면서 길도 봐야 하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이 얘기는 넣어두고 여기에서 벗어나면 병원에 가보자.”

수현은 이렇게 말하더니 윤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더 꽉 끌어안았다.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마치 그녀를 품속에 묶으려는 것 같았다.

윤아는 수현에게 잠깐만이라고 몇 번이나 외쳤지만 수현은 마치 듣지 못한 듯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걸어갈 뿐이었다.

그녀가 여기 나타날 것이라는 걸 사전에 알기라도 한 것처럼 호텔의 다른 쪽 길도 마련해 놓았기에 가는 길에 막는 사람이 없었고 그녀는 그렇게 순조롭게 차에 올라탔다.

역시 아까 윤아가 봤던 그 까만 세단이 맞았다.

하지만 아까 길목을 건너올 때 이 차는 분명 다른 길로 갔는데 언제 다시 돌아온 거지? 속도가 이렇게 빠르다고?

차에 오른 수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엔진소리와 함께 차에 시동이 걸렸고 그 뒤로 차가 가로로 줄을 지어 달려왔다.

자리에 앉아 있는 윤아는 정윤과 우진을 거기에 놓고 온 게 생각나 자기도 모르게 뒤로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윤아의 어깨를 으스러지게 꽉 끌어안았다.

“너만 무사하면 돼.”

윤아는 턱을 수현의 어깨에 기댔다. 수현이 속삭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수현의 손은 마치 넝쿨처럼 윤아를 단단히 자기 몸에 묶었다.

한평생 놓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윤아는 왠지 코가 시큰거리는 것 같았다.

수현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몸은 절대 속일 수가 없다.

그의 손길에도 윤아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가 기억을 잃었을 때 선우는 자신을 그녀의 약혼자라고 소개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무의식중에 선우와의 스킨십을 거부했다.

하지만 수현은 아니다.

그의 숨결, 포옹, 그리고 체온까지 다 그녀가 그리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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