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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이를 들은 우진이 여러 버튼을 눌렀지만 엘리베이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아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뒤에 가려져 있었기에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자 무슨 상황인지 대략 알게 되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거 같은데? 계단으로 가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옆에 다른 엘리베이터가 있나요?”

꽤 비싼 호텔 같아 보이는데 엘리베이터가 여러 개 있어야 마땅했다.

윤아의 말에 정윤이 대답했다.

“안 돼요. 윤아 님. 지금 문이 안 열려서 나갈 수도 없어요.”

이렇게 말한 정윤은 혹시나 윤아가 놀랄까 봐 몸을 돌려 이렇게 다독였다.

“근데 걱정하지 마세요. 겨우 두 층 전도 올라왔고 요즘 엘리베이터에는 추락 방지 설계가 추가되어 있으니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윤아는 정윤이 자신을 걱정한다는 걸 알아챘다. 하지만 그녀는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대도시에 살면서 고층 건물이 많으니 엘리베이터는 꼭 필요한 설비였다.

매일 엘리베이터를 타는 윤아는 고장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었다. 요즘 엘리베이터의 안전 조치는 꽤 발전했기에 위험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요.”

윤아가 정윤을 다독였다.

“옆에 구조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한번 연락해 볼게요.”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더니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남자는 서구적인 외모를 가졌지만 한국어를 구사했고 이에 다른 세 사람이 놀랐다. 우진은 그 남자가 어디론가 전화해 엘리베이터에 고장이 났다고 하자 입술을 오므리더니 그 남자를 몇 번 더 쳐다봤다.

“곧 사람을 보내 수리하러 온다며 침착하라고 하네요.”

전화를 끊고 남자는 세 사람이 드를 뚫어져라 쳐다보자 웃었다.

“제가 한국어를 하니 신기한 모양이군요. 전에 한국에서 교환 생으로 있을 때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되었죠.”

윤아는 그 말을 듣고도 별생각이 없었지만 정윤이 흥분하며 그 남자와 얘기를 나누었다.

약 2분이 지나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러 온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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