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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튿날 출근한 고서연은 온 오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기술팀 동료가 고서연의 넋이 나간 표정을 보고 장난치듯 물었다.

“법의관님 왜 그러세요? 임 형사님이 휴가 갔다고 하더니 법의관님 정신도 휴가 갔어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요.”

고서연은 상대를 흘겨보면서 아무 반찬이나 집었다.

“법의관님, 잘못 집었어요. 그거 생강이에요.”

박가희도 오전에 고서연의 상태가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

“법의관님도 이참에 휴가 내고 쉬는 건 어때요? 어제 나한테 준 그 샘플 뭔가 섞인 게 많더라고요. 내가 그나마 실력이 있길래 채취했지, 그렇지 않으면 채취하지 못했어요.”

기술팀 동료가 툴툴거렸다.

“그럴 리가요. 제가 채취한 거라서 기준에 100% 부합될 텐데요?”

박가희는 자신의 기술에 무척이나 자신이 있었다.

그 얘기를 듣던 고서연은 해부실에 CCTV가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만약 어제 안성우가 다녀갔었다는 걸 다른 사람이 알기라도 한다면 끝장이었다.

고서연은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어제 CCTV 영상을 지우려고 해부실로 달려갔다. 해부실에 도착한 그녀는 어제 CCTV 영상을 확인했다.

마침 그녀가 화장실로 갔을 때의 장면이 나타났는데 홀로 해부실에 있던 안성우가 DNA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걸 보고 말았다.

‘성우가 왜 이런 짓을...’

고서연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DNA 샘플을 다시 채취하는 게 급선무였다. 문제는 이미 시신을 처리한 상황이라 DNA를 채취하기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고서연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DNA를 성공적으로 채취했고 바로 기술팀 동료에게 가져다줬다.

가장 먼저 결과를 알고 싶었던 그녀는 기술팀 밖에서 기다렸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안성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서연아, 보고 싶어. 지금 날 만나러 와줄 수 있어?”

안성우의 목소리에 취기가 있는 걸 봐서 꽤 많이 마신 듯했다.

“지금 일하는 중이야.”

고서연이 인내심 있게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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