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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박가희는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고서연은 잠깐 멈칫했다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농담하지 말아요. 태환이 대체 어디 있어요?”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고서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기만 할 뿐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기 두 손으로 직접 약혼자의 시신을 망가뜨렸다는 사실을.

양구환이 다가와 고서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법의관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거 알아요. 휴가 내고 당분간 좀 쉬어요.”

고서연이 아무 반응이 없자 양구환은 다시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털썩.

고서연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져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나는 그녀를 부축하고 싶었지만 영혼이라 잡을 수가 없었다. 고서연의 몸이 나의 두 팔을 그대로 지나쳐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슬픔에 사무쳐 쓰러진 고서연을 내려다보았다. 예전이었더라면 마음이 아파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을 테지만 지금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고서연과 관계가 좋은 동료 두 명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동료들이 며칠이라도 그녀 옆에 있어 주겠다고 했지만 고서연은 억지 미소를 쥐어짜면서 거절했다.

동료들은 고서연이 혹시라도 바보 같은 짓을 할까 봐 걱정했다. 고서연은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재차 말했다. 어쨌거나 직접 범인을 잡아서 나 대신 복수해야 하니까.

두 동료는 그제야 시름 놓고 그녀의 집에서 나왔다.

그들을 배웅한 후 고서연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목놓아 울부짖었다.

“태환아, 나 화내지 않을 테니까 제발 돌아오면 안 돼? 내가 잘못했어. 널 때리는 게 아닌데. 제발 나 좀 용서해 줘, 응? 네가 없으면 나 어떻게 살아.”

고서연은 숨이 넘어갈 듯이 울다가 결국 또 정신을 잃고 말았다. 혹시라도 생명에 위험이 있을까 봐 그녀를 깨우려고 여러 방법을 써봤다.

하지만 계속 그녀의 몸을 통과할 뿐 잡을 수가 없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움직일 때 바람이 살짝 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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