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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고서연이 옷장 안의 옷을 다 들춰내서야 가장 깊숙한 곳에서 그 명함을 찾아냈다. 그리고 옷장 맨 아래층에 숨긴 서류 봉투 하나를 발견했는데 안에 신장 기증 계약서가 들어있었다.

몇 년 전 고서연이 요독증에 걸려 급히 신장 이식을 받아야 했다.

나는 그녀 몰래 검사했다가 나의 신장이 그녀에게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고 한쪽 신장을 고서연에게 기증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 고서연이 나에게 보답하려고 내 옆에 있어 주는 건 싫었으니까.

고서연을 사랑했지만 그녀가 부담을 갖는 건 싫었다.

그녀는 서류를 보고서야 내가 예전에 신장을 기증한 적이 있다는 걸 알았다.

“왼쪽 신장?”

그 글자를 본 순간 고서연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굳어버렸다. 그때 그 시신도 왼쪽 신장이 없었다는 사실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고서연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불길한 예감이 마구 밀려왔다.

‘그 시신 설마 임태환은 아니겠지?’

바로 그때 고서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기술팀 동료의 전화였는데 DNA 검사 결과가 나왔고 데이터에서 찾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소리에 고서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경찰서 사람들의 DNA가 전부 데이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술팀에서 검사한 DNA가 데이터에 없는 사람이라면 그 시신도 임태환이 아니라는 걸 뜻했다.

더 확실하게 하려고 고서연이 또 물었다.

“그럼 우리 데이터랑 비교해봤어요?”

“네. 매치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확답을 듣고 나니 고서연은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다행히 임태환이 아니었어.’

고서연의 옆에서 떠돌고 있던 나는 한숨만 내쉬었다.

시신에서 채취한 DNA를 안성우가 바꿔치기했으니 당연히 나의 DNA와 매치할 리가 없었다.

고서연은 또다시 임태환에게 전화했지만 여전히 꺼져있었다. 하여 카톡을 보냈다.

[나 다 알았으니까 우리 얘기 좀 해.]

세 시간이 지났지만 임태환은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고서연은 임태환의 SNS를 열어보았다. SNS도 마지막 로그인한 날짜가 9일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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