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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그날 밤 고서연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상세하게 적은 고발장을 작성했다. 이렇게 하면 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갈 수도 있었지만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이 길을 택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검색하여 그 철물점 사장이 안성우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증거들이 있으니 안성우도 더는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고발장을 제출하여 증인과 물증 모두 확보한 상태라 고서연과 안성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잡혔다.

“법의관님, 왜 그랬어요.”

양구환은 고서연의 고발장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서연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기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팀장님, 태환이가 절 용서할까요?”

“난 널 탓한 적이 없어.”

나는 옆에서 바로 대답했다. 고서연이 나의 시신을 망가뜨려도, 나의 마지막 구조 전화를 꺼버려도 전혀 탓하지 않았다. 탓하려면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를 탓해야지.

“태환이는 법의관님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양구환이 한숨을 내쉬고는 계속 말했다.

“태환이가 법의관님 어머님 사건을 조사하는 걸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만약 자기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법의관님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 평생 죄책감 가지고 살지 않길 바란다고 했어요. 이 말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태환이는 고아라 평생 고생한 애예요. 죽어서도 다른 사람이 미워하게 할 수는 없어요.”

양구환의 말에 고서연이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안성우는 그리 쉽게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계속 부정하다가 경찰이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내놓자 그제야 진실을 털어놓았다.

최영옥이 안성우가 다른 사람과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면서 안성우가 법을 어기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그때 경찰들이 범죄조직을 대대적으로 소탕할 때라 안성우는 최영옥이 이 사실을 나에게 알릴까 봐 두려워 최영옥을 지켜봤다.

그러다가 이튿날에 최영옥이 삼계탕을 들고 나를 찾으러 경찰서로 온 걸 알게 된 안성우는 사실이 들통날까 봐 건달 몇 명을 불러 최영옥을 죽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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