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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그 말에 윤도훈은 크게 감동이라도 한 듯싶었다. 덤덤했던 두 눈에 큰 요동이 일어날 만큼.

“여보, 고마워.”

“흥!”

이진희는 삐친 듯이 콧방귀를 뀌며 누구나 한 번쯤은 시선을 머물 법한 얼굴을 한쪽으로 돌렸다.

어둠이 내려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려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이진희는 깊은 생각에 잠겨 보였다.

조금 전까지 반짝이던 두 눈은 어느새 짙은 어둠에 빠졌고 스스로 조롱하는 듯한 비웃음까지 보였다.

...

그 후로 일주일 동안 윤도훈와 이진희는 결혼식 전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었다. 청첩장도 모든 이들에게 돌리고 말이다.

어느 날 오후, 남미숙은 정원에 홀로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남미숙에게도 두 사람의 청첩장이 예외없이 전해졌다. 그 청첩장을 지금 손에 꼭 쥐고 있다.

일이 어찌 됐든 남미숙이 이진희 친할머니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고 이천수는 남미숙을 포함한 이씨 가문 가족 전체에 청첩장을 돌렸다.

그동안 남미숙은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유능한 사람에게 부탁하여 명혈문을 뚫었고 그와 더불어 음식과 한약으로 정성껏 몸을 가꾸었기 때문이다.

“흥!”

청첩장을 보자마자 남미숙은 이가 악물렸다. 눈매가 순식간에 곤두섰을뿐더러 언짢은 모습까지 보이면서.

‘내가 말한 대로 하기는커녕 감히 기생오라비 같은 윤도훈이랑 결혼해?’

자기 뜻에 따라 이진희를 허씨 가문에 시집보내지 않은 것도 화가 나는데 두 사람의 결혼식을 거창하게 올리려는 이천수네 일가에 속으로 불만이 가득했다.

두 사람으로 인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체면이 구겨진 남미숙은 날이 갈수록 두 사람에 대한 원망과 한이 가득해졌다.

지난번 어찌어찌 기회가 되어 윤도훈에게 복수 아닌 복수를 하게 되었는데 그로 하여 한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모든 한을 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남미숙은 이미 이씨 가문 모든 이들에게 결혼식에 참석하지 말라며 명령을 내렸다. 이씨 가문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든 단 한 명도 참석하지 못하게.

그뿐만 아니라 이씨 가문과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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