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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서지현은 붉으락푸르락하며 두 눈 부릅뜨고 남미숙에게 물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도저히 ‘어머님’이라고 말이 나가지 않았다.

“흥! 내가 시킨 거다. 그래서 뭐? 설마 우리 집안에서 너희 체면 세워 주기를 바란 건 아니지? 우리 집안만 아니었다면 너희는 한낱 보잘것없는 인간임을 내가 아주 똑똑히 보여주련다. 정녕 너희가 그렇게 대단한 거 같으냐? ‘이’씨 성을 가진 게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너희를 거들떠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아직도 모르겠느냐?”

남미숙은 차가운 웃음과 더불어 날카로운 말로 두 사람을 자극했다.

‘아이고, 고소해라.’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이천수 일가로 인해 망신을 당한 걸 생각하니 아주 고소했다.

오늘을 빌어 반드시 이천수 일가를 도운시 전체의 웃음거리로 만들어 줄 생각이다. 이 결혼식 또한 세상에 둘도 없는 웃음거리로.

“형님, 딸 교육 어떻게 한 겁니까? 어머니 뜻을 어기고 윤도훈 그 놈한테 시집가겠다고 하면 좀 말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두 분은 또 뭘 했는데요? 말리기는커녕 결혼식을 얼마나 거창하게 올리려고 동네방네 소문 내고 다니는 겁니까?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 집안 사람들한테 청첩장을 돌립니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천강도 옆에서 열심히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때 후배인 이은정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참, 저희도 하객 신분으로 온 건 아이예요. 그냥 구경 좀 하고 좀 웃다가 가려고 온 거예요.”

“당신들!”

서지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세 사람을 가리키며 언성을 높이고 싶었으나 그 어떠한 말도 뱉어지지 않았다.

이천수는 굳은 얼굴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천희야, 너 지금 어디야?”

“형, 미안한데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저 지금 일이 좀 있어서 밖에 있어요.”

이진희의 셋째 삼촌인 이천희가 미안해하며 사정을 밝히더니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윽고 이천수는 이진희의 넷째 삼촌과 고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다들 하나같이 사정이 생겨 올 수 없다고 했다.

친구에게도 전화를 걸었으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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