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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같은 시각.

남미숙의 전화를 받고 난 허안강은 인상이 한껏 찌푸려졌다. 달갑지 않은 듯한 모습도 더불어 얼굴에 나타나면서.

“또 무슨 일인데 그래?”

허안강 옆에 있는 한 여인도 덩달아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인의 정체는 바로 허안강의 첫 번째 아내이자 허승재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녀의 이름은 배정옥이다.

“흥! 도운시 이씨 가문에서 전화가 왔어. 그 댁 어르신인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말만 하고 바로 끊어 버렸어. 윤도훈 그놈이랑 이진희가 3일 후에 식을 올린다고.”

허안강은 차가운 목소리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에 배정옥도 곧 불쾌한 듯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게 무슨 뜻인데? 설마 우리보고 결혼식에 참석하라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사람을 업신여겨도 그렇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말하면 할수록 열이 훨훨 타오른 배정옥은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안 돼! 절대 가지 마! 어디 한번 가기만 해봐!”

“우리 승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 꼴까지 봐야 하는 건데? 이진희 그년도 그래, 우리 승제를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해 놓고 윤도훈이랑 올리는 식에 우리까지 부르고 싶은 거야? 우리 체면은 어떻게 하고? 이미 아버님 말씀대로 선물까지 들고 찾아갔었잖아. 그럼, 된 거 아니야? 우리가 뭘 더 어떻게 해야 속이 풀리는 건데?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야?”

자기한테 화를 풀고 있는 듯한 허안강의 모습과 소리에 허안강은 언짢았다.

하여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손을 흔들며 더 이상 말 하지 못하게 했다.

“그만해! 꼭 그런 마음으로 초대한 것 같지도 않아. 어쩌면 우리한테 잘 보이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윤도훈 그놈 말이야.”

“웃기지 말라고 그래!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지가 무슨 집안이 튼튼해 아니면 재력이 대단해? 그깟 무술 좀 할 줄 안다고 우쭐거리다가 언젠가는 코 다치고 말 거야.”

“우리 승제 죽이겠다고 노래 부를 때도 순순히 넘어가 줬잖아. 그럼, 숨죽이고 조용하게 살 것이지 어디 감히 전화까지 하는 거지? 그것도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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