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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서준영과 적아고

눈앞의 거리는 가로수가 언제 꺼졌는지 칠흑같이 어두웠다.

순간 무척 거슬리는 소리가 서준영의 귀를 가득 채웠는데 마치 수십만 마리의 쥐가 내는 소리 같았다.

그 후 서준영은 길에 수천수만 개의 검은 독충들이 약국을 둘러싸고 서준영을 삼키려고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독충들이 기어들어 와 그의 발을 타고 온몸을 감싸도록 가만히 있었는데 순식간에 서준영의 몸에는 온통 검은 독충으로 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어서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모자를 쓴 사람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서준영을 향해 걸어오며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독충은 너를 백골로 만들어 버릴 거야.”

“그래?”

독충에 둘러싸인 서준영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한 갈래의 황금빛이 서준영의 몸에서 치솟아 칼처럼 검은 독충을 뚫고 나오면서 서준영 몸에 있던 독충들을 잘랐다. 그러자 독충들은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어둠 속에 서 있던 사람이 그 광경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확실히 실력은 조금 있네.”

서준영은 여전히 편안한 자세 그대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1미터 밖에 있는 수많은 독충들은 거의 곁으로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것은 서준영의 손가락에 영기로 형성된 황금빛의 비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황금빛의 영기 비수는 비록 손가락 길이 정도의 작은 검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검기는 매우 무시무시했다.

“당신이 권정용에게 화염귀독을 내려 화골병을 유발한 그 묘강 역술인이야?”

서준영이 담담한 표정으로 묻자, 어둠 속의 사람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내가 맞아.”

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황금빛 영기 단검을 돌리며 황금빛을 뿜어냈다. 그리고 그가 매번 앞으로 한 발짝씩 나갈 때마다 독충들은 뒤로 한 발짝씩 물러났다.

서준영이 문밖에 나가서야 어둠 속 인물을 제대로 볼 수 있었는데 추악한 얼굴과 온몸에 독 기운이 가득했다. 비록 긴 두루마기로 온몸을 가렸지만, 서준영은 여전히 그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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