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연은 긴장해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새하얀 두 손은 치마를 꼭 잡고 수줍어하며 망설였다.‘서준영은 고의로 나에게 굴욕을 주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걸까?’하지만 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녀는 서준영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큰 결심을 하고 천천히 치마를 벗기 시작했는데 하얀 등이 제일 먼저 드러났다.서준영은 놀랐다.‘불 부항을 해야 했는데 아깝다…’몸매가 너무나 완벽했고 검은색 속옷은 그녀의 풍만함을 완벽하게 감싸고 있었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서준영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한 손에 잡힐 듯한 가느다란 허리는 물뱀처럼 가늘어서 누구든 껴안고 싶을 것이다.고지연의 얼굴은 불타오르는 듯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비록 서준영을 등지고 있었지만, 가슴을 꼭 감싸안고 있었다.“서, 서 신의님 이제 뭘 하면 돼요?”고지연이 수줍어하며 물었는데 그 말소리는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필경, 이건 고지연이 처음으로 낯선 남자 앞에서 속옷만 입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지연의 매끈한 등에 있는 상처들을 보았는데 그것들은 날카로운 발톱에 긁힌 상처였다. 피부는 이미 거멓게 그을려 흉측해 보였다.“등에 있는 상처 말고 다른 곳에도 있어요?”서준영의 물음에 고지연은 놀랐다. 그제야 그녀는 서준영이 자기를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보려는 것임을 알았다.“허벅지에도 있어요.”고지연이 수줍어하며 작은 목소리로 또 물었다.“벗어야 해요?”말을 뱉는 순간, 고지연은 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어휴, 쪽팔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벗고 싶으면 벗어요. 저는 괜찮으니까.”그의 말에 고지연은 잠시 놀라더니 서둘러 치마를 다시 입었다. 조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 고지연이 물었다.“서 신의님, 저에게 상처가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아셨어요?”서준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뿐만 아니라, 당신 아버지 때문에 생긴 상처라는 것도 알아요.”고지연은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시독이요?”고지연의 예쁜 얼굴이 공포에 질렸다. 그녀는 평생 강시, 행시와 같은 단어를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시독에 중독되면 제일 먼저 고열에 시달리다가 의식을 잃고 악몽을 계속 꾸게 돼요. 시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시독은 점점 오장육부와 대뇌로 침투되면서 피를 토하고 몸이 뻣뻣해지고 뾰족한 이발이 생기고 손톱도 변하게 되죠. 심각해지면 강시나 행시가 되어 낮에는 빛을 무서워하고 밤에 돌아다니며 사람의 피를 흡입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돼요. 전에 소 부국장이 증상을 소개할 때 느꼈는데 고지연 씨 아버지는 이미 시독 말기인 것 같아요. 오늘 급하게 저를 찾아온 걸 봐서 제 추측이 맞는다면 혹시 사람 피를 흡입하기 시작했어요?”서준영의 말을 듣고 고지연은 공포가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서 신의님, 맞아요. 제발 저의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시독이라는 것을 아시니 치료 방법도 아시는거죠?”고지연의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며 서준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치료 방법이 있긴 한데 좀 어려워요. 고지연 씨 아버지를 습격한 그 음기의 생명체를 찾아서 그의 손톱과 이발을 갈아서 약을 만들어 드시게 해야 해요. 그런데 도시에서 강시나 행시가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없잖아요. 아버님이 어디에 가셨었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고지연은 멈출 줄 모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5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보물 지도를 얻었다고 하면서 부하 십여 명과 오랜 친구 몇 분과 같이 천원시 근처에 있는 음산으로 보물 찾으러 가셨어요. 그 뒤로 7일 후, 아버지는 상처투성이로 돌아와서 곧바로 쓰러지셨어요. 그때 신의님이 말씀하신 대로 아버지는 고열과 악몽에 시달리시면서 저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씀만 하셨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깨어나시더니 발광하면 몇몇 가정부를 물었는데 저도 아버지에게 긁혔었어요. 그때 물렸던 가정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둘씩 모두 사망했고 저도 많이 아팠었는데 다행히도 아버지의 오랜 도사 친구분이 부적탕과 한
“젠장…”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서둘러 고지연을 밀어냈는데 가슴이 너무 커서 남자라면 모두 욕망에 흔들렸을 것이다.고지연도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지면서 서둘러 일어나더니 어색한 어조로 말했다.“서 신의님,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다치지 않으셨죠?”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다칠 정도는 아니에요.”고지연은 서준영의 대답에 더욱 부끄러워하며 자리에 앉아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도 멎을 것 같았다. 특히 서준영과 부딪쳤던 가슴은 마치 감전된 것처럼 떨렸는데 이상하게 갑자기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았다.서준영이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모두 차에 타라고 하고 출발해요.”“아… 네.”고지연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사람들을 불러 강운시를 떠나 천원시로 향했다.천원시 거리는 현대화 도시답게 수많은 고층 건물이 우뚝 솟아 있었고 차들도 엄청 많았으며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곳곳에서 다양한 호텔, 쇼핑몰, 상업 단지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를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용국 내의 중요한 연해 도시로서 강운시보다 더 번화했다. 무역 시장 역시 많이 발달했다.“서 선생님, 먼저 호텔에 가서 체크인할까요? 아니면 곧바로 저의 집으로 갈까요?”고지연이 정중하게 묻자, 서준영이 대답했다.“곧바로 댁으로 가세요. 가능한 오늘 해결해야죠.”“네.”고지연이 대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어느 별장에 도착했다.별장은 매우 고급스러웠고 앞마당에 수천 평에 달하는 잔디밭과 오락장은 물론이고 커다란 수영장도 있었다. 별장 가운데 위치한 4층 건물은 3천 평 정도의 하얀 성 같았다.“집이 꽤 크네요.”서준영은 돈 있는 사람들은 역시 다르다며 감탄했다.차에서 내리자, 가정부들이 곳곳에 보였다.“서 신의님, 이쪽으로 오세요.”고지연이 정중하게 길을 안내했다.서준영은 사양하지 않고 고지연을 따라 별장 거실 쪽으로 향했다.그들의 맞은 편에서 60대로 보이는 노인이 검은 턱시도를 입고 빠르게 걸어오며 외쳤
중년 남자 뒤에는 심각하고 차가운 표정의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그중 한 명은 체구가 흑곰처럼 건장하고 호랑이처럼 날카로우며 흉측하고 위압적이었다. 다른 한 명은 야위고 키도 작으며 음침한 표정으로 청색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음흉한 눈빛으로 두 손을 소매 속에 넣고 있었다. 그의 인중에 있는 가느다란 수염은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았다.두 사람은 모두 무술 기운이 있는 듯 없는 듯했는데 걸음걸이가 남달랐다.마귀 할멈도 세 사람을 보는 순간,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감히 직면하지 못했다.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가운데의 중년 남자였는데 차가운 눈빛으로 고지연을 보고는 이어서 시선을 서준영에게 돌렸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압박감을 느끼게 하였다.“오빠는 왜 왔어요?”고지연이 예쁜 표정을 찌푸리고 다가오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그 남자는 오만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유 집사한테서 들었는데 네가 신의를 데리고 왔다고 해서 보러 왔어. 만약 그냥 돌팔이거나 혹은 사기꾼이 돈을 뜯어내려고 온 거면 내가 너 대신 쫓아내야지 않겠어. 아버지 지금도 안 좋으신데 아무한테나 보였다가 더 심각해지면 어떡해?”고지연이 황급히 설명했다.“오빠, 서 신의님은 돌팔이 의사가 아닐뿐더러 사기꾼은 더더욱 아니에요. 이 분은 내가 강운시에서 모셔 온 신의인데 강운시에서 엄청 유명해요. 한중시 안씨 가문의 어르신도 이분한테 치료받았어요.”고지연이 남자에게 설명할 때, 마귀 할멈은 낮은 목소리로 서준영에게 남자를 소개했다.“서 신의님, 저분은 고영철이라고 하는데 저의 가주님께서 젊으셨을 때 입양한 아들입니다. 저분은 가주님과 고씨 가문을 위하여 많은 일을 했는데 그가 세운 공헌 또한 아주 많아 고씨 가문에서 인기가 엄청나고 따르는 부하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가씨가 가주 자리를 승계하는데 제일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도 합니다.”서준영은 그제야 고영철과 고지연의 관계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고지연의 설
고지연이 충격을 받고 소리쳤다.“오빠, 안 돼요!”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뒤로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고영철이 보내는 위압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서준영이 자기의 위압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자, 고영철은 이마를 찌푸리고 기운을 모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실력이 좀 있나 보네.”서준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칭찬으로 받겠네.”“흠!”고영철은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돌려 고지연에게 말했다.“오늘 정 선생님이 오셔서 아버지에게 연명해 드리려고 별등을 켜드리러 오신다고 했어. 이 자식을 보시면 오해하실 수도 있으니 절대 정 선생님 눈의 안 띄도록 해. 알았어?”“하지만, 오빠...”고지연이 뭔가 설명하려고 하자, 고영철이 손을 들어 제지하고 차가운 눈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더니 자리를 떴다.그는 서준영의 옆을 지날 때 경고까지 했다.“이봐, 당신이 신의가 맞든 아니든, 그리고 무슨 꿍꿍이가 있든 우리 고씨 가문은 절대 봐줄 생각 없으니 아무 짓도 하지 말고 돈이나 챙겨서 떠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당신이 무슨 짓을 했다는 걸 내가 아는 순간 당신은 비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말을 마친 고영철은 곧바로 떠났다. 그의 뒤를 따르던 두 명의 부하도 서준영의 옆으로 지나갔다. 그들은 서준영의 옆을 지나가면서 고의로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며 제압했지만, 서준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두 명의 부하는 미간을 찌푸릴 뿐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영철을 따라 거실에서 나갔다.고영철 세 명이 떠난 후, 고지연은 새하얀 주먹을 불끈 쥐고 심호흡하더니 서준영에게 말했다.“서 신의님, 제가 오빠를 대신해서 사과드릴게요. 오빠가 고의로 신의님께 무례하게 대한 건 아니에요. 다만 아버지가 걱정되어서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으려는 것뿐이에요.”“괜찮아요. 설명할 필요 없어요.”서준영이 담담하게 대답하며 손을 저었는데 마음속으로는 고지연이 걱정되었다. 그가 봤을 때 고영철은 분명 좋은 사람
“오빠, 서 신의님의 의술은 정말 대단해요! 강남 송강호 신의도 탄복한다고 했어요.”고지연은 고영철이 정말로 서준영을 죽일까 봐 다급하게 설명하려 했다.“신의는 개뿔! 의술을 알기만 하면 다 신의인 줄 알아? 송강호는 또 뭐야? 들어보지도 못했어. 지연아, 너도 이제 많이 컸고 나중에는 고씨 가문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왜 그렇게 사람을 쉽게 믿어? 내가 보기에 신의는 물론이고 의술도 모르는 사기꾼이 확실해!”고영철이 호통쳤다.“오빠, 서 신의의 의술은 정말로 믿을 수 있으니까 아버지 한 번만 보여요.”고지연은 조급했다.“똑같은 말 더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하고 나가! 저녁에 성 선생님이 오실 거야.”고영철은 냉정하게 한마디하고 손을 흔들며 고지연을 나가라고 했다. 고영철 옆에 있던 오택과 현진 법사의 얼굴에는 차가운 미소가 가득 찼다.고지연은 하는 수 없이 서재에서 나와 심호흡하고 혼자서 중얼거렸다.“안 돼! 나 오늘 신의님께 아버지를 꼭 보여드릴 거야!”거실에서 모든 내용을 듣고 있던 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고씨 가문 내부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영철은 입으로는 고씨 가문을 고지연에게 넘겨줄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하는 행동은 모두 자기중심적으로 통제하고 진짜 딸인 고지연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서준영이 봤을 때도 고씨 가문에서 수양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고영철의 지위가 고지연보다 훨씬 더 높았다.고지연은 다시 거실에 돌아왔는데 많이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었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서 신의님, 여기까지 오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시간도 늦었으니 우리 우선 함께 식사하시죠.”고지연은 억지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서준영이 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었다.“그러시죠.”서준영은 거절하지 않고 고지연을 따라 식탁으로 갔다. 고지연이 서준영을 데리고 식탁에 앉자, 고영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특히 고지연이 직접 서준영을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본 서준영은 불만이 쌓여 표정이 아예 굳
오택이 서준영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서준영은 담담하게 손을 들어 주먹으로 받았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오택은 뒤로 네다섯 걸음 물러났고 주먹은 물론이고 팔 전체가 커다란 힘 때문에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는 충격 받은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이 자식, 너무 강하다!’서준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실력이 별로네. 저따위 실력으로도 식탁에 앉을 수 있는데 나는 왜 안 된다는 거지?”“자식, 죽으려고!”오택이 분노에 찬 표정으로 서준영을 향해 또 한 번 주먹을 휘두르려고 할 때 고영철이 소리쳤다.“오택아, 그만하고 앉아!”오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먹을 거두고 분노와 증오의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다가 자리에 앉았다.고영철은 서준영을 훑어보더니 냉정하게 말했다.“밥 먹자.”이어서 모두 식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오택과 현진 법사는 계속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봤다.서준영은 개의치 않아 하며 고지연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서 신의님,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정말 죄송해요. 식사가 끝나면 제가 사람을 시켜 댁까지 모시라고 할게요.”고지연은 고영철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까 봐 걱정되었다.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고지연 씨, 당신 아버지의 시독을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한 이상 이대로 떠나지 않을 겁니다. 남자 대장부가 약속은 지켜야죠. 그리고 대가 몇 명으로는 저를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흠! 너 겁이 없구나. 대가도 안중에 없다니, 대가가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인지 아직 모르나 봐!”오택의 눈에는 전투 의지가 치솟았다.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당신 같은 초보 대가는 하나도 공포스럽지 않아. 한방으로 바로 끝낼 수 있거든.”“야! 너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오택은 분노가 치밀어 밥그릇을 집어 던지며 서준영을 노려보았다.그 모습을 보고 고지연이 화가 나서 외쳤다.“오택! 뭐 하는 거야? 당장 앉아!
서준영은 여전히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엄태훈을 죽인 그 무술 천재를 영입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그 사람은 절대 당신들과 함께하지 않을 거니까.”“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자꾸 헛소리하면 정말 죽여버릴 거야!”고영철이 살의를 품은 눈으로 서준영을 노려보았다.그러자 고지연이 황급히 외쳤다.“오빠, 뭐 하는 거예요?”“아무것도 아니야. 이 자식이 대가를 얕보니 대가의 본때를 보여주게 하려는 거야. 도대체 어느 정도 실력이길래 이렇게 거만하게 구는지 알아봐야지.”고영철이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의 옆에 있던 오택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황소처럼 건장한 체형 때문에 머리가 샹들리에에 막혀 커다란 그림자를 형성하면서 그대로 서준영을 덮쳤는데 보는 사람은 너무 공포스러웠다.오택은 주먹을 불끈 쥐고 목을 비틀며 따다닥 소리를 냈다.“좀 전에는 장난이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해 줄 거니까. 내 주먹맛이 어떤 건지 확실하게 느끼게 해줄게.”그는 서준영이 나이도 어리면서 너무 재수 없다는 생각에 진작 혼내주고 싶었다.반면 서준영은 오택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찻잔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넌 나랑 싸울 자격이 없어.”말을 마친 서준영은 고개를 돌려 고지연을 보며 말했다.“고지연 씨, 이제 아버지 보러 갑시다.”고지연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하지만 오택은 버럭 화를 내며 서준영을 향해 호통쳤다.“너 뭐라고? 내 주먹 받아라!”발광하면서 돌진하는 오택의 모습을 보며 고영철은 말릴 생각이 없었다.오택은 마치 호랑이처럼 서준영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는데 허공을 찌르는 소리와 하얀 기운이 퍼졌다.이를 본 고지연은 급히 서준영의 앞을 가로막고 화를 냈다.“오택! 감히!”하지만 오택은 서준영의 앞을 가로막은 고지연을 보고서도 주먹을 거두지 않았다.거대한 힘과 무시무시한 기운이 눈앞에서 밀려오는 것을 느낀 고지연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더니 곧바로 눈을 감았다.서준영은 미간을 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