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깼어요! 깼어요! 팀장님, 애들 깼어요!”양승철이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나서진도 격동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몰래 눈물을 훔쳤다.마음의 무거운 짐을 드디어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이때 서준영이 침을 거두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됐어요. 처방전 하나 내줄 테니까 연속 7일 먹어야 합니다. 그럼 거의 나을 거예요.”털썩!나서진이 다시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서 신의님,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신의님은 저희 강운 그림자팀의 은인이십니다!”뒤에 서 있던 양승철도 어른 바닥에 꿇어앉으며 일제히 큰 소리로 말했다.“서 신의님, 감사합니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진심으로 서준영을 우러러보고 존경했다.서준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나서진과 그림자팀 멤버들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나 팀장님, 여러분, 일어나세요. 저한테는 큰일 아닙니다. 국가를 위해 이름을 숨긴 그림자팀을 치료하는 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나서진이 몸을 일으키더니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전에는 서 신의님께 너무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줄도 모르고 설쳤네요. 너그러이 봐주세요.”서준영이 웃으며 나서진의 어깨를 토닥거렸다.순간 나서진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졌다. 서준영의 손이 올려진 쪽의 어깨도 따라서 아래로 처졌다.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나 팀장님, 어깨를 다쳤나요?”나서진이 웃으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다친 지 오래됐습니다. 몇 년 전에 섬나라에서 온 간첩들을 상대하느라 다친 거예요. 요 며칠 왠지 모르게 다시 아프기 시작하네요. 그래서 신경 안 쓰고 있었습니다.”“그냥 돌아가서 약 좀 뿌리고 파스 붙이면 됩니다.”“옷 벗어요. 제가 한번 봐 드릴게요.”서준영이 말했다.이 말에 나서진이 멈칫했다.송강호가 옆에서 얼른 눈치를 주며 말했다.“나 팀장님, 멍해서 뭐 해요? 서 신의님이 치료해 주겠다는데, 무조건 낫는다고 제가 보장합니다.”나서진은 그제야 반응이 온 듯 얼른 두 손을 모아 서준영
서준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닙니다. 돌아가서 뜨거운 수건으로 찜질해서 혈맥을 더 뚫어주면 좋습니다.”“네, 알겠습니다.”서준영이 얼른 대답했다.이때 양승철과 따라온 다른 그림자팀의 멤버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서준영을 보며 흥분한 말투로 물었다.“서 신의님, 저도 한번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가슴이 좀 답답한데...”“저도요. 서 신의님, 저는 다리가 좀 불편해요. 전에 총상을 입으면서 뼈를 맞은 적이 있거든요.”“저요, 저요. 서 신의님, 저도 한번 봐주세요...”나서진이 신속하게 그들을 막아섰다.“야야야, 됐어, 서 신의님도 힘드실 텐데, 무슨 일 있으면 뒤에 다시 말씀드려!”나서진은 이렇게 말하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웃었다.“서 신의님, 죄송합니다. 너그럽게 봐주세요. 다들 군인이라 이런 데에 서툽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마침 저도 할 일이 없었는데 봐주면 좋죠.”“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서 신의님.”양승철과 다른 그림자팀 멤버들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이내 서준영은 거실에서 양승철과 그림자팀 멤버들을 진찰하고 병을 고쳐주고 상처를 치유해 주었다.양승철과 다른 몇 명의 숨어있는 고질병을 고쳐주고 나니 별장 정원에 어느새 사람들이 석 줄로 나란히 서 있었다.모두 다 미어캣처럼 머리를 빳빳이 든 채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옆에 선 나서진에게 물었다.나서진이 송구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의님, 이 사람들은 다 강운 그림자팀 멤버들입니다. 서 신의님의 뛰어난 의술을 전해 듣고 다들 달려와 도움을 청하려나 봅니다.”“걱정하지 마세요. 피곤하면 다 돌려보내겠습니다.”서준영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본 김에 다 같이 봐 드리죠. 하지만 나 팀장님, 이건 유료입니다.”“당연하죠. 계산 확실히 하겠습니다.”나서진이 듣더니 좋아 어쩔 줄 몰
“천년 영지요?”서준영이 이를 듣더니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음은 이미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천년 영지를 얻어서 제련하여 흡수할 수 있다면 연기 7단계를 돌파하여 진정한 무도 대가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거기에 전에 귀신의 동굴에서 얻은 흑사의 결정체를 더하면 단번에 연기 8단계를 돌파해 완벽한 대가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하지만 서준영은 일단 흑사의 결정체를 제련해 흡수할 생각이 없었다. 손에 쥔 카드로 남겨둘 생각이었다.“그래요, 천년 영지. 이번에 총회에서 많은 심혈을 기울인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많은 명의들이 참전하겠다고 온 거 아니겠어요?”송강호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서 신의님도 의향 있으시면 제가 서 신의님을 수도권 의료 협회 회원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그러면 참전 신청할 수 있어요.”송강호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다.서준영이 참전한다면 다른 지역의 명의를 이기기도 남을 것이다.이번에 참전한 사람은 강운시의 명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명의들도 많았다. 다들 이 천년 영지를 위해 참전한 것이다.특히 이번 대회에는 3명의 핫한 우승 후보가 있었다.한 명은 수도권 의료 협회의 뛰어난 젊은 신의 도희석이었다.다른 두 명은 인근 두 개 시의 뛰어난 청년 의사였다.동인시의 고서준, 서른 살.고씨 가문의 의술은 화타의 의술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동시에 동인시에서 제일 큰 의약 가문이고 동인시 전시의 의료 시장과 지원을 뒤흔들고 있는 가문이었다.서초시의 윤호섭, 스물일곱 살.윤씨 가문의 의술은 신비로운 구석이 많았다. 묘족의 의술을 이어받았고 의약이 생명인 서초시에서는 황제와도 같은 존재였다. 윤씨 집안의 말을 감히 거스르는 자가 없었다.윤씨 집안이 한 말은 전체 서초시의 의지를 대변하고 있었다.이 두 사람의 의술은 수도권 신의 도희석보다 더 뛰어났다.하여 다들 우승 후보는 자연스럽게 고서준과 윤호섭 사이에서 나올 거라고 알고 있었다.하여 송강호는 서준영이 수도권 의료 협회를 대표하여 혹은 전체 강운시를 대표하여 참전했으
말이 나온 김에 실행.서준영은 일 미터 남짓한 흑사의 척추를 앞에 두고 손을 들어 그 척추에 연혼 법진을 새기기 시작했다. 금빛의 심볼들이 하나씩 하얗고 반짝이는 척추뼈에 끊임없이 새기니 정말로 신비롭기 그지없었다.서준영은 단숨에 칠칠 사십구 도의 연혼 법진을 새기었고 그가 손을 떨 때쯤 체내의 영기는 거의 다 소모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의 흑사 척추골은 더없이 깊게 새겨졌고, 그 위로 은은하게 금빛이 반짝이기도 했다. 서준영이 손을 쓱 흔드니 흑사의 척추골을 날아서 그의 손에 잡혔다. 잡히는 순간 시린 차가움을 느낀 서준영은 연신 감탄했다.“정말 강력한 삼키는 힘을 갖고 있었구나!”손에 넣는 순간, 척추골에서 느껴지는 더없이 왕성하고 매서운 집어삼킴의 숨결에 서준영은 다행히도 그 위에 진법을 자신이 새겼으니 망정이지, 본인의 삼혼 칠백마저 이 척추골에 삼켜져 녹아버릴 것 같은 위협감을 느꼈다. 흑사 척추의 위력을 검증해 보기 위해 서준영은 별장을 떠나 차로 곧 한 공동묘지로 향했다.공동묘지에 들어서니 바로 하늘로 치솟는 음습한 기운과 살기들이 느껴졌다.서준영은 흑사의 척추골을 손에 쥐어 들었고, 살짝 흔드는 순간, 눈앞의 큰 음습한 기운을 눈 깜짝할 사이에 삼켜버렸다. 게다가 음습한 기운을 삼키고 난 희고 반짝이는 척추골이 놀랍게도 약간 투명하게 변해 있었다.“헐, 자양분으로 써버리네.”서준영은 크게 좋아했다. 이대로라면, 하등 법기라고 생각했던 물건이 상등 법기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물건이다.의 기록에 따르면 축기 강자는 중등 수준의 법기만 소유해도 동일 경지에서 무적인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소유한 게 상등 법기라면, 상위의 경지를 넘어 한두 레벨 위의 강자까지 상대할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하하! 내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법기를 만들었다니.”서준영은 한 참 호통하게 웃더니, 공동묘지에서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반 시간도 안 되어 공동묘지의 음습한 기운과 살기가 서준영의 손에 들린 투명한 척추골에
같은 시각.강운시 등불이 훤히 비추는 한 민박집 거실에서 반백 살이 넘는 세 노자가 같이 자리하고 있었다.“곽 장로, 조사한 건 어떻게 되어가나요? 서준영 그자가 대체 무슨 신분인가요? 정체가 뭡니까?”천 장로가 한쪽 안락의자에 앉아서 차 한 모금 마시며 물었고 곽성택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구시렁거렸다.“강운의 이 귀신 곡할 날씨는 정말 덥군요. 서준영 그자의 뒷조사는 다 해 놓았죠. 어릴 때부터 복지원에서 자란 사람이더라고요. 4년 전, 오씨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더라고요. 근데 알고 보니 데릴사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병신이었던 거죠. 한 달 전쯤 오씨 집안 오민경 씨와 이혼까지 했다는데, 어찌 된 일인지 강운에 투자하러 달려온 용진 하씨 가문 따님의 눈에 들어서 한때 꽤 시끄러웠다네요. 그자가 의술은 어디서 배웠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네요.”말을 다 하고 단숨에 찻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던 곽성택은 맞은편에 앉은 천 장로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천 장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아해했다.“병신인데 용진 하씨 가문의 따님 눈에 들었다고요? 그게 말이 되나요?”윤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에 잠기더니 말을 꺼냈고 곽성택은 그 말을 곱씹으며 의아해했다.“맞네요. 아무래도 서준영이라는 자가 뭔가 기우를 아는 친구가 아닐까요?”“설마 그럼 그자가 기우를 알고 나서 의술을 익히게 되고, 하씨 가문 따님의 눈에 들게 되었다는 말인가요?”윤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천우기는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순간 눈에 정광이 반짝였다. “곽 장로, 이번 일 너무 여유 부려서는 안 돼요. 도련님이 며칠 뒤면 바로 경기도 법원에 재판이 넘겨지니 그 전에 반드시 도련님을 구출해야 해요. 그러니 서준영 그자는 죽어야 하고요. 그리고, 소강혁을 통해 얼른 석방 서류를 받아야 해요.”곽성택은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서준영 그자를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닌데. 문제는 소강혁 쪽인데, 그쪽에서 이미 천월궁에 대한 의심을 가진 것 같아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날 밤.윤민상은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임장덕과 임천은 경의 감에 찬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맞이했다.“윤 문주님, 어떻게 최상 영단은?”윤민상은 뒷짐을 지고 굳은 얼굴로 눈길을 내리깔고 싸늘한 눈빛으로 임장덕과 임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착!윤민상이 갑자기 손을 내들더니 임장덕의 모가지를 꽉 잡고는 그대로 들어 올렸고 임장덕은 발이 공중에 떠 있었다.“임 장덕씨, 서준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어요?”임장덕은 목이 잡혀 들어 올려졌던 터라, 얼굴이 검붉어지고 호흡이 어려워져서 눈이 뒤집혔다.임천은 놀란 나머지 그대로 꿇어앉아 살려달라고 빌었다. “윤 문주님, 제발 우리 할아버지 놔주세요! 화를 낼 일이 있으면 저한테 내주세요. 할아버지한테 그러지 말아요.”윤민상의 날카로운 눈빛이 임천을 향했고 손을 홱 뿌리치더니 임장덕을 바닥에 내던졌다. 그리고 싸늘한 목소리를 말했다.“자식이, 효심이 극진한 손주네. 그럼 할아버지 대신 죽을 수도 있겠네.”그 말에 임천은 화들짝 놀라더니 얼굴이 백지장같이 변하더니 제대로 말을 하지도 못했다.“그게...”윤민상이 대뜸 화를 냈다.“쓸모없는 새끼.”바닥에 쓰러진 임장덕은 가쁘게 숨을 헐떡였고, 한참 지나서야 정신이 들었던지. 바닥에 꿇어앉으며 물었다.“윤 문주님, 대체 어찌 이러시는지, 알려주세요.”윤민상은 뒷짐을 진 채 싸늘한 눈빛으로 임장덕을 쳐다보며 매섭게 경고했다.“임 장덕씨, 예전에 진 신세를 생각해서 오늘 살려는 드리겠지만, 앞으로 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임씨 가문은 누구든 나 이상으로 제대로 인사하고 윗사람으로 대해요. 알겠어요?”“서... 선생님요?”임장덕은 제대로 얼이 빠졌다. 윤민상이 밖에 한 번 나갔다 오더니 딴사람이 되어서 들어와서는 서준영을 존대하지를 않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이게 대체 뭔 일이래?’“윤 문주님, 서 선생님은 누구를 얘기하는 건지?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임장덕은 얼굴이
“뭐라고요? 세미 대가요? 할아버지 장난치시는 거 아니죠?”조혁은 너무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물었다.“서준영 그 자식 대뜸 실력이 그렇게 늘어요? 잠깐만요... 할아버지 방금 오늘 최상 영단 풍파를 일으킨 인물이 서준영이라는 말인가요?”조혁은 제대로 얼이 빠졌고 휘둥그레진 눈을 하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켰다.‘서준영이 오늘 그 별장 안의 제단사라고? 이건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잖아.조진웅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조혁의 설마 하는 조그만 가능성마저 뭉개버렸다. 그는 잠깐 사색에 잠기더니 표정이 엄숙해지면서 말했다.“혁아. 기억해. 이다음에 서 선생을 보면 무조건 공경하게 깍듯이 대해 알았지? 그리고 서준영이 제단사라는 건 절대 외부로 새여서는 안 돼. 내가 볼 때 서준영 그 사람 심상치 않은 신분이야. 아무래도 현문 육 대가문의 핵심 인물의 제자가 하산해서 수련하러 온 것 같아. 또 아니면, 어느 고전 명가 후계자거나... 아니면 저렇게 젊은 나이에 육 급 제단사에 걸맞은 연단술을 가질 일이 없잖아. 실력도 너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게 필시 어떤 남모르는 무도의 수행 기품이 있을 것이야.”“고전 명가? 할아버지 말씀은 서준영이 무술 유단자가 아니라 수행 도사라는 건가요?”조혁은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고 구레나룻에 식은땀이 차기 시작했다. 조진웅은 끄덕이며 답했다.“그래. 그런 게 아니면 지금까지 일들이 설명되지를 않아. 서준영의 실력이 급상승하는 것도. 이런 연단술을 습득한 것도. 뭐가 되었든 지금 우리는 서준영을 공경히 대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거야. 우리 청주 조씨 일가에서 오너 실력자가 나오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서 선생한테 달렸어. 알겠지?”조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속으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별다른 수가 없었다.“알겠어요. 할아버지. 앞으로 제가 좀 더 조심할게요.”...다음 날 아침.서준영은 깨나서 바로 주란화를 한 번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맥이 정상임을 확인한 뒤에야 그는 별장을 떠났고, 전석민을
서준영은 자림당 약방에 도착했다.“어서 오세요. 약을 지을 건가요? 아니면 문진 오셨나요?”입구에 청량한 옷차림에 용모가 단정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직원이 생글생글 웃으며 서준영을 맞이했고, 서준영은 따라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사장님을 찾아왔어요.”직원은 어리둥절해하며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저의 사장님을요? 그럼 먼저 이쪽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제가 뒤뜰에 가서 사장님께 알려볼게요.”“그래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로비에서 아무 자리나 골라 앉았고 다른 직원이 와서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서준영은 자림당 본사 약당을 쭉 한 바퀴 둘러보니 새로 인테리어를 한 것 같았다. 크고 넓고 깔끔하고 으리으리했다. 게다가 직원들도 젊은 친구들이어서 손님을 대하는 것이 비교적 친화적이었다.앉은 지 3분도 안 되어 약당으로 기세등등한 사내들이 무작정 들이닥쳤다. 제일 앞장선 젊고 좀 생긴 사내는 차림새가 아주 아방가르드하고 최근 유행을 좇았고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였다. 손에는 비싸 보이는 부채 하나를 들고 손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사내는 들어오자마자 뒤에 몽둥이를 든 양아치 같은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다 박살 내. 다 부숴버려. 부순 만큼 내가 다 쏜다!”말을 마치자 일여덟 사내들이 크게 웃더니 손에 든 몽둥이를 들고 약국 안의 물건들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약국 내 진열장의 유리 커버며, 약장이며 장식들이며 닥치는 대로 휘둘러 젖혔다. 누군가는 직접 약장을 뒤집어엎었고 그 속에서 각양각색의 비싼 약재들이 쏟아졌다. 순식간에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다.약국의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너무 놀라서 소리 지르고 구석에 숨어 섰고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못했다. 그때 몽둥이를 든 사내 하나가 서준영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으스대며 큰 소리로 말했다.“이 봐! 꺼져! 오늘 여기 약국 문 닫을 거야. 영업 안 하니까 빨리 가. 아니면 다리를 몽둥이로 분질러 버릴 거니까.”말하면서 그 사내는 서준영 손에 든 찻잔을 가로채고는 땅바닥에 내동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