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나온 김에 실행.서준영은 일 미터 남짓한 흑사의 척추를 앞에 두고 손을 들어 그 척추에 연혼 법진을 새기기 시작했다. 금빛의 심볼들이 하나씩 하얗고 반짝이는 척추뼈에 끊임없이 새기니 정말로 신비롭기 그지없었다.서준영은 단숨에 칠칠 사십구 도의 연혼 법진을 새기었고 그가 손을 떨 때쯤 체내의 영기는 거의 다 소모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의 흑사 척추골은 더없이 깊게 새겨졌고, 그 위로 은은하게 금빛이 반짝이기도 했다. 서준영이 손을 쓱 흔드니 흑사의 척추골을 날아서 그의 손에 잡혔다. 잡히는 순간 시린 차가움을 느낀 서준영은 연신 감탄했다.“정말 강력한 삼키는 힘을 갖고 있었구나!”손에 넣는 순간, 척추골에서 느껴지는 더없이 왕성하고 매서운 집어삼킴의 숨결에 서준영은 다행히도 그 위에 진법을 자신이 새겼으니 망정이지, 본인의 삼혼 칠백마저 이 척추골에 삼켜져 녹아버릴 것 같은 위협감을 느꼈다. 흑사 척추의 위력을 검증해 보기 위해 서준영은 별장을 떠나 차로 곧 한 공동묘지로 향했다.공동묘지에 들어서니 바로 하늘로 치솟는 음습한 기운과 살기들이 느껴졌다.서준영은 흑사의 척추골을 손에 쥐어 들었고, 살짝 흔드는 순간, 눈앞의 큰 음습한 기운을 눈 깜짝할 사이에 삼켜버렸다. 게다가 음습한 기운을 삼키고 난 희고 반짝이는 척추골이 놀랍게도 약간 투명하게 변해 있었다.“헐, 자양분으로 써버리네.”서준영은 크게 좋아했다. 이대로라면, 하등 법기라고 생각했던 물건이 상등 법기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물건이다.의 기록에 따르면 축기 강자는 중등 수준의 법기만 소유해도 동일 경지에서 무적인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소유한 게 상등 법기라면, 상위의 경지를 넘어 한두 레벨 위의 강자까지 상대할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하하! 내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법기를 만들었다니.”서준영은 한 참 호통하게 웃더니, 공동묘지에서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반 시간도 안 되어 공동묘지의 음습한 기운과 살기가 서준영의 손에 들린 투명한 척추골에
같은 시각.강운시 등불이 훤히 비추는 한 민박집 거실에서 반백 살이 넘는 세 노자가 같이 자리하고 있었다.“곽 장로, 조사한 건 어떻게 되어가나요? 서준영 그자가 대체 무슨 신분인가요? 정체가 뭡니까?”천 장로가 한쪽 안락의자에 앉아서 차 한 모금 마시며 물었고 곽성택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구시렁거렸다.“강운의 이 귀신 곡할 날씨는 정말 덥군요. 서준영 그자의 뒷조사는 다 해 놓았죠. 어릴 때부터 복지원에서 자란 사람이더라고요. 4년 전, 오씨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더라고요. 근데 알고 보니 데릴사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병신이었던 거죠. 한 달 전쯤 오씨 집안 오민경 씨와 이혼까지 했다는데, 어찌 된 일인지 강운에 투자하러 달려온 용진 하씨 가문 따님의 눈에 들어서 한때 꽤 시끄러웠다네요. 그자가 의술은 어디서 배웠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네요.”말을 다 하고 단숨에 찻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던 곽성택은 맞은편에 앉은 천 장로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천 장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아해했다.“병신인데 용진 하씨 가문의 따님 눈에 들었다고요? 그게 말이 되나요?”윤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에 잠기더니 말을 꺼냈고 곽성택은 그 말을 곱씹으며 의아해했다.“맞네요. 아무래도 서준영이라는 자가 뭔가 기우를 아는 친구가 아닐까요?”“설마 그럼 그자가 기우를 알고 나서 의술을 익히게 되고, 하씨 가문 따님의 눈에 들게 되었다는 말인가요?”윤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천우기는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순간 눈에 정광이 반짝였다. “곽 장로, 이번 일 너무 여유 부려서는 안 돼요. 도련님이 며칠 뒤면 바로 경기도 법원에 재판이 넘겨지니 그 전에 반드시 도련님을 구출해야 해요. 그러니 서준영 그자는 죽어야 하고요. 그리고, 소강혁을 통해 얼른 석방 서류를 받아야 해요.”곽성택은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서준영 그자를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닌데. 문제는 소강혁 쪽인데, 그쪽에서 이미 천월궁에 대한 의심을 가진 것 같아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날 밤.윤민상은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임장덕과 임천은 경의 감에 찬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맞이했다.“윤 문주님, 어떻게 최상 영단은?”윤민상은 뒷짐을 지고 굳은 얼굴로 눈길을 내리깔고 싸늘한 눈빛으로 임장덕과 임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착!윤민상이 갑자기 손을 내들더니 임장덕의 모가지를 꽉 잡고는 그대로 들어 올렸고 임장덕은 발이 공중에 떠 있었다.“임 장덕씨, 서준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어요?”임장덕은 목이 잡혀 들어 올려졌던 터라, 얼굴이 검붉어지고 호흡이 어려워져서 눈이 뒤집혔다.임천은 놀란 나머지 그대로 꿇어앉아 살려달라고 빌었다. “윤 문주님, 제발 우리 할아버지 놔주세요! 화를 낼 일이 있으면 저한테 내주세요. 할아버지한테 그러지 말아요.”윤민상의 날카로운 눈빛이 임천을 향했고 손을 홱 뿌리치더니 임장덕을 바닥에 내던졌다. 그리고 싸늘한 목소리를 말했다.“자식이, 효심이 극진한 손주네. 그럼 할아버지 대신 죽을 수도 있겠네.”그 말에 임천은 화들짝 놀라더니 얼굴이 백지장같이 변하더니 제대로 말을 하지도 못했다.“그게...”윤민상이 대뜸 화를 냈다.“쓸모없는 새끼.”바닥에 쓰러진 임장덕은 가쁘게 숨을 헐떡였고, 한참 지나서야 정신이 들었던지. 바닥에 꿇어앉으며 물었다.“윤 문주님, 대체 어찌 이러시는지, 알려주세요.”윤민상은 뒷짐을 진 채 싸늘한 눈빛으로 임장덕을 쳐다보며 매섭게 경고했다.“임 장덕씨, 예전에 진 신세를 생각해서 오늘 살려는 드리겠지만, 앞으로 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임씨 가문은 누구든 나 이상으로 제대로 인사하고 윗사람으로 대해요. 알겠어요?”“서... 선생님요?”임장덕은 제대로 얼이 빠졌다. 윤민상이 밖에 한 번 나갔다 오더니 딴사람이 되어서 들어와서는 서준영을 존대하지를 않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이게 대체 뭔 일이래?’“윤 문주님, 서 선생님은 누구를 얘기하는 건지?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임장덕은 얼굴이
“뭐라고요? 세미 대가요? 할아버지 장난치시는 거 아니죠?”조혁은 너무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물었다.“서준영 그 자식 대뜸 실력이 그렇게 늘어요? 잠깐만요... 할아버지 방금 오늘 최상 영단 풍파를 일으킨 인물이 서준영이라는 말인가요?”조혁은 제대로 얼이 빠졌고 휘둥그레진 눈을 하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켰다.‘서준영이 오늘 그 별장 안의 제단사라고? 이건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잖아.조진웅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조혁의 설마 하는 조그만 가능성마저 뭉개버렸다. 그는 잠깐 사색에 잠기더니 표정이 엄숙해지면서 말했다.“혁아. 기억해. 이다음에 서 선생을 보면 무조건 공경하게 깍듯이 대해 알았지? 그리고 서준영이 제단사라는 건 절대 외부로 새여서는 안 돼. 내가 볼 때 서준영 그 사람 심상치 않은 신분이야. 아무래도 현문 육 대가문의 핵심 인물의 제자가 하산해서 수련하러 온 것 같아. 또 아니면, 어느 고전 명가 후계자거나... 아니면 저렇게 젊은 나이에 육 급 제단사에 걸맞은 연단술을 가질 일이 없잖아. 실력도 너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게 필시 어떤 남모르는 무도의 수행 기품이 있을 것이야.”“고전 명가? 할아버지 말씀은 서준영이 무술 유단자가 아니라 수행 도사라는 건가요?”조혁은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고 구레나룻에 식은땀이 차기 시작했다. 조진웅은 끄덕이며 답했다.“그래. 그런 게 아니면 지금까지 일들이 설명되지를 않아. 서준영의 실력이 급상승하는 것도. 이런 연단술을 습득한 것도. 뭐가 되었든 지금 우리는 서준영을 공경히 대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거야. 우리 청주 조씨 일가에서 오너 실력자가 나오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서 선생한테 달렸어. 알겠지?”조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속으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별다른 수가 없었다.“알겠어요. 할아버지. 앞으로 제가 좀 더 조심할게요.”...다음 날 아침.서준영은 깨나서 바로 주란화를 한 번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맥이 정상임을 확인한 뒤에야 그는 별장을 떠났고, 전석민을
서준영은 자림당 약방에 도착했다.“어서 오세요. 약을 지을 건가요? 아니면 문진 오셨나요?”입구에 청량한 옷차림에 용모가 단정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직원이 생글생글 웃으며 서준영을 맞이했고, 서준영은 따라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사장님을 찾아왔어요.”직원은 어리둥절해하며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저의 사장님을요? 그럼 먼저 이쪽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제가 뒤뜰에 가서 사장님께 알려볼게요.”“그래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로비에서 아무 자리나 골라 앉았고 다른 직원이 와서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서준영은 자림당 본사 약당을 쭉 한 바퀴 둘러보니 새로 인테리어를 한 것 같았다. 크고 넓고 깔끔하고 으리으리했다. 게다가 직원들도 젊은 친구들이어서 손님을 대하는 것이 비교적 친화적이었다.앉은 지 3분도 안 되어 약당으로 기세등등한 사내들이 무작정 들이닥쳤다. 제일 앞장선 젊고 좀 생긴 사내는 차림새가 아주 아방가르드하고 최근 유행을 좇았고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였다. 손에는 비싸 보이는 부채 하나를 들고 손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사내는 들어오자마자 뒤에 몽둥이를 든 양아치 같은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다 박살 내. 다 부숴버려. 부순 만큼 내가 다 쏜다!”말을 마치자 일여덟 사내들이 크게 웃더니 손에 든 몽둥이를 들고 약국 안의 물건들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약국 내 진열장의 유리 커버며, 약장이며 장식들이며 닥치는 대로 휘둘러 젖혔다. 누군가는 직접 약장을 뒤집어엎었고 그 속에서 각양각색의 비싼 약재들이 쏟아졌다. 순식간에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다.약국의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너무 놀라서 소리 지르고 구석에 숨어 섰고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못했다. 그때 몽둥이를 든 사내 하나가 서준영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으스대며 큰 소리로 말했다.“이 봐! 꺼져! 오늘 여기 약국 문 닫을 거야. 영업 안 하니까 빨리 가. 아니면 다리를 몽둥이로 분질러 버릴 거니까.”말하면서 그 사내는 서준영 손에 든 찻잔을 가로채고는 땅바닥에 내동댕
서준영은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이 누구든지 나랑은 상관이 없어. 다음부터 아랫사람 관리를 잘하던가. 다음번에 이리 행패를 부리면 팔다리로는 모자라니까.”“야! x발, 뭐라고? 죽을래!”화가 난 젊은 남자는 손에 든 부채로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저 *끼 잡아 쳐라! 무릎 꿇고 나한테 예를 갖추라고 해!”“네! 도련님.”몇몇 싸움꾼들은 다시 비웃음을 지으며 서준영을 향해 걸어갔다. 그들의 손에 든 몽둥이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이 봐! 아무리 죽고 싶어도, 이런 경우는 못 봤어.”“감히 우리를 건드려. 당신은 오늘 여기서 걸어서는 못 나가!”“한 번 기회를 줄까? 무릎 꿇고 우리 도련님께 사과하고, 저기 병원 치료비를 깔끔하게 2억으로 배상하면 오늘 한쪽 팔과 다리는 살려 둘게.”일행들은 서로 마주 보며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놀리듯이 말했다.서준영은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면서 입을 열었다.“쓸데없이 말이 많네!”“허! 아주 죽으려고 작정했네.”“죽여!”말과 함께 그들은 서준영을 향해 손에 든 몽둥이를 휘둘렀다.하지만, 서준영은 그들보다 더 빠르게 손목에서 은침 몇 개를 쏘아 올리더니, 그들의 복부 측 혈을 찔렀다. 순간 일행들은 손으로 배를 움켜쥔 채로 소리를 지르며 땅바닥에 드러누워 나뒹굴었다.“아이고! 배야. 터질 것 같아!”“살려 줘... 이러다 죽겠네!”약방 전체가 은침에 쏘인 이들의 비명으로 꽉 찼고 그 소리가 너무 비참했다.자기 일행들이 모두 바닥에서 배를 감싸안고 뒹구는 모습을 보던 젊은 사내는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무슨 괴물을 보듯 서준영을 쳐다보며 뒷걸음질 쳤다.“당신, 무슨 짓이야 이게? 나는 공씨 집안 독자 공찬이다! 당신이 감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공만득, 우리 아빠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공씨 가문’서준영은 눈에 힘이 살짝 들어가면서, 불현듯 예전에 전석민의 살을 풀어줄 때 전송환이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공씨 가문과 전씨
전석민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준영 씨 모르겠지만 이게 벌써 세 번째네요. 혹시 못 봤어요? 여기 이곳도 얼마 전에 새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이것도 공찬 저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부수고 난리 쳐놓고 갔었어요.”듣고 있던 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공씨 집안이 이렇게 담대하게 일벌이고 다녀요? 경찰에 신고 안 했어요?”전석민은 비통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소용없어요. 공찬은 재벌 2세라, 온갖 짓을 하고 다니고 경찰에게 잡혀도 저 집 영감님이 보석금만 때리면 뭐 곧장 자유로운 몸인데요. 뭘. 게다가 우리가 신고라도 하면 누군가가 와서 약국 가게 문을 닫게 하고 조사한답시고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한 달 심지어 서너 달까지 운영을 못 하게 한다니깐요. 그러면 그간 손해는 다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는 거죠. 그러다 보니 우리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를 반복했죠.”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석민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전석민은 걱정스레 말은 건넸다.“준영 씨, 오늘은 먼저 가봐요. 여기는 내가 처리할게요. 오늘 공찬 저자한테 손을 댔으니, 저 집 영감님이 분명 당신을 찾아 한바탕 함께 에요.”“허허.”서준영은 전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걱정은 마요. 오늘 이 일은 내가 도와서 깔끔하게 해결하고 가더라고 가죠.”“해결요? 준영 씨, 뭘 어떻게 해결하려는 건지요?”전석민은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물었다.그도 그럴 것이 공씨 집안이 강운에서는 꽤 큰 세력에다, 공만득이 정부든, 언더그라운드든 다 손이 닿고, 거기다 공문에도 인맥이 있는 인물이라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물음에 서준영은 그저 덤덤히 미소만 지은 채 뜸을 들이면서 바닥에 쓰러진 공찬을 발로 차고는 쌀쌀맞게 말했다.“죽은 척하지 말고. 그 정도 아픈 거로 안 죽어. 지금 기회를 줄 테니까 아버지한테 일러. 직접 구하러 오라고 얘기해.”공찬은 아픈 나머지 빨개진 얼굴에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였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있었
반 시간 뒤, 공만득이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기세등등하게 자림당 약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문 어구에 서서 화난 표정을 소리쳤다.“여기 다 포위해라. 아무도 내 허락 없이 못 나간다!”한 무리 경호원들이 약당으로 쳐들어가면서 모든 출입구를 막아섰고 공만득도 발걸음을 재촉하여 들어갔다. 바닥에 드러누운 이들과 이미 혼절한 공찬을 본 공만득은 그대로 달려가서 공찬을 끌어안으며 소리쳤다.“아들! 찬아,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이 아비 놀라게 하지 말아라. 쉰이 다 되어서 귀하게 얻은 아들인데. 네가 이러면 이 아비는 어떻게 하라고...”공만득이 아무리 공찬을 흔들어도 아들은 깨어나지 않았고 그는 분노에 차서 눈시울을 붉히며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고래고래 소리쳤다.“누구야! 어떤 새끼가 찬이를 이렇게 만들었어! 기어 나와!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나도 나면, 내가 반드시 주범을 찾아 그 가족과 집안을 불 싸지를 거야!”이때, 서준영이 뒷짐을 지고 덤덤한 표정으로 VIP 룸에서 전석민과 같이 걸어 나왔다.“나요.”서준영은 목소리 톤에 큰 변화가 없이 답했다.들리는 목소리에 공만득이 두 눈에 불을 켜고 서준영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몸을 일으켜 섰고 화를 못 이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공만득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죽고 싶어? 저 새끼 죽여!”공만득의 부름에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장갑을 낀 주먹을 휘두르며 그대로 서준영을 향해 쳐들어갔다.서준영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어찌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아니했다면 부모의 잘못이라 했는데, 오늘 보니 그 댁 아들이 어찌 저리도 날뛰었는지 알겠네요. 딱 보니 그 아비에 그 아들이네요. 이리 행동하기 전에, 먼저 댁의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묻는 게 좋았을 텐데.”공만득이 분노에 차서 화를 냈다.“내 아들이 무엇을 했든 상관없어! 감히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저자를 죽여라!”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