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민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준영 씨 모르겠지만 이게 벌써 세 번째네요. 혹시 못 봤어요? 여기 이곳도 얼마 전에 새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이것도 공찬 저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부수고 난리 쳐놓고 갔었어요.”듣고 있던 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공씨 집안이 이렇게 담대하게 일벌이고 다녀요? 경찰에 신고 안 했어요?”전석민은 비통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소용없어요. 공찬은 재벌 2세라, 온갖 짓을 하고 다니고 경찰에게 잡혀도 저 집 영감님이 보석금만 때리면 뭐 곧장 자유로운 몸인데요. 뭘. 게다가 우리가 신고라도 하면 누군가가 와서 약국 가게 문을 닫게 하고 조사한답시고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한 달 심지어 서너 달까지 운영을 못 하게 한다니깐요. 그러면 그간 손해는 다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는 거죠. 그러다 보니 우리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를 반복했죠.”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석민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전석민은 걱정스레 말은 건넸다.“준영 씨, 오늘은 먼저 가봐요. 여기는 내가 처리할게요. 오늘 공찬 저자한테 손을 댔으니, 저 집 영감님이 분명 당신을 찾아 한바탕 함께 에요.”“허허.”서준영은 전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걱정은 마요. 오늘 이 일은 내가 도와서 깔끔하게 해결하고 가더라고 가죠.”“해결요? 준영 씨, 뭘 어떻게 해결하려는 건지요?”전석민은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물었다.그도 그럴 것이 공씨 집안이 강운에서는 꽤 큰 세력에다, 공만득이 정부든, 언더그라운드든 다 손이 닿고, 거기다 공문에도 인맥이 있는 인물이라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물음에 서준영은 그저 덤덤히 미소만 지은 채 뜸을 들이면서 바닥에 쓰러진 공찬을 발로 차고는 쌀쌀맞게 말했다.“죽은 척하지 말고. 그 정도 아픈 거로 안 죽어. 지금 기회를 줄 테니까 아버지한테 일러. 직접 구하러 오라고 얘기해.”공찬은 아픈 나머지 빨개진 얼굴에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였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있었
반 시간 뒤, 공만득이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기세등등하게 자림당 약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문 어구에 서서 화난 표정을 소리쳤다.“여기 다 포위해라. 아무도 내 허락 없이 못 나간다!”한 무리 경호원들이 약당으로 쳐들어가면서 모든 출입구를 막아섰고 공만득도 발걸음을 재촉하여 들어갔다. 바닥에 드러누운 이들과 이미 혼절한 공찬을 본 공만득은 그대로 달려가서 공찬을 끌어안으며 소리쳤다.“아들! 찬아,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이 아비 놀라게 하지 말아라. 쉰이 다 되어서 귀하게 얻은 아들인데. 네가 이러면 이 아비는 어떻게 하라고...”공만득이 아무리 공찬을 흔들어도 아들은 깨어나지 않았고 그는 분노에 차서 눈시울을 붉히며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고래고래 소리쳤다.“누구야! 어떤 새끼가 찬이를 이렇게 만들었어! 기어 나와!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나도 나면, 내가 반드시 주범을 찾아 그 가족과 집안을 불 싸지를 거야!”이때, 서준영이 뒷짐을 지고 덤덤한 표정으로 VIP 룸에서 전석민과 같이 걸어 나왔다.“나요.”서준영은 목소리 톤에 큰 변화가 없이 답했다.들리는 목소리에 공만득이 두 눈에 불을 켜고 서준영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몸을 일으켜 섰고 화를 못 이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공만득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죽고 싶어? 저 새끼 죽여!”공만득의 부름에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장갑을 낀 주먹을 휘두르며 그대로 서준영을 향해 쳐들어갔다.서준영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어찌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아니했다면 부모의 잘못이라 했는데, 오늘 보니 그 댁 아들이 어찌 저리도 날뛰었는지 알겠네요. 딱 보니 그 아비에 그 아들이네요. 이리 행동하기 전에, 먼저 댁의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묻는 게 좋았을 텐데.”공만득이 분노에 차서 화를 냈다.“내 아들이 무엇을 했든 상관없어! 감히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저자를 죽여라!”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
기영도는 약방으로 들어와서 사시안으로 상황을 쭉 훑어보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살기등등한 모습이었다. 그런 살기는 음습한 기운과는 달리 독살스러운 기색이 돌았고 낯선 이는 가까이하기도 어려운 위압감이 넘쳤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눈앞의 기영도를 지켜보았고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했다.공만득은 뒤돌아서서 공손한 자태로 기영도에 몸을 숙여 인사했다.“영감님, 오늘 저자를 제대로 혼쭐 내 주어야 해요.”기영도는 고개를 끄덕였고 뒷짐을 지고 바닥에 쓰러진 공찬을 살펴보았고, 공찬의 복부에 있는 은침에 시선이 멈췄다. 금니 세 개를 드러내며 싸늘하게 물었다.“젊은이가 의술을 배웠나? 이런 수단은 아무래도 너무 지독하지 않아?”서준영은 미소를 내보이며 말했다.“그런가요? 그저 일깨움을 줬을 뿐인데요. 여기가 공씨 집안 영역이 아니라 행패를 부리는 걸 그냥 놔둘 순 없잖아요. 잘못했으면 벌은 받아야지 않아요?”웃는 기영도의 얼굴을 일그러졌고, 보기에 흉측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못하면 벌 받아야지. 그럼. 당신도 사람을 때렸으니 마땅히 그 벌을 받아야겠어. 어떻게 다리를 분질러 드릴까? 팔을 돌려버릴까?”기영도는 잔인한 미소를 보이며 등 뒤에서는 구슬 두 개를 굴리는 소리가 딸각딸각 소리가 났다. “준영 씨, 기영도 저 사람 만만치 않아요.”전석민이 긴장된 목소리로 속삭였고 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얼마나요?”전석민이 답했다.“준영 씨, 기영도 저 사람 무술에 능한 사람이에요. 소문에는 현문 영취궁의 장로였다고 하고 내공 대성 실력자였대요. 소녀 네 명을 유린하여 죽음으로 내몰았고 문법을 어긴 죄로 영취궁에서 쫓겨났다고 해요. 그 뒤에 강운에 왔고,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추고 강운에서 잘나갔죠. 뭐. 많은 명문가의 귀한 손님으로 다들 모시기 바빴고, 2년 전에 공만득이 연봉 100억을 대가로 공씨 가문의 공양으로 요청되었죠. 저 집안의 사업상 일들을 처리하고 도와줬죠.”현문 영취궁은 서준영도 아직 못 들어본
포악하고 지독한 이 한 방이면 금강석도 깨부술 것 같았다. 그런 기영도를 본 서준영은 전혀 무서움 없이 태연자약하게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반면, 서준영의 담담함을 기영도는 무서움에 질려 정신을 놓은 사람으로 보았고, 옆에 서 있는 공만득도 쓴웃음을 지으며 구경했다.“흥! 주제도 모르고 영감님한테 깝죽대더니 꼴좋겠다.”말이 끝나자 기영도는 독수리 발 같은 오른손으로 서준영의 목덜미를 잡아갔다. 그러나 놀랍게도 서준영이 몸을 약간 기울이더니 자신의 손아귀를 피해 가는 것이 아닌가? 더 무서운 점은 기영도가 반응하기도 전에 서준영의 손이 들렸고 사진의 손목이 꽉 잡혔다는 사실이다.바로 뿌직 소리가 나서 보니 본인의 오른손이 서준영의 힘에 당해 부러졌고 살이 째지고 그 사이로 뼈가 튀어나와서 너무 아파왔다.“아! 내 손. 이 새끼야! 죽으려고!”기영도는 소리쳤고 발을 들어 서준영의 가슴팍을 냅다 걷어찼지만, 서준영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기선 제압에 들어가서 먼저 발을 세워 기영도를 드세게 걷어찼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기영도는 가슴을 맞고 수십 미터 날아가 버렸고 약방 정문에 세워진 고급 세단에 부딪히며 거의 차를 이 깨듯이 반 정도 차에 박혀버렸다.고급 세단에서 귀에 거슬린 쩌렁쩌렁한 경보음이 울렸다. 약방 안은 쥐 죽은 듯 삽시간에 고요해졌고, 공만득은 멍해져서는 날아간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고 고개가 젖혀진 기영도를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영... 영감님.”공만득은 부리나케 뛰쳐나가며 소리쳤다.“다들 뭐해! 영감님을 들어서 모셔!”입구에 서 있던 몇몇 경호원들이 안간힘을 써서야 기영도를 차창에서 빼낼 수 있었다. “영감님은 어때?”공만득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고 한 경호원이 기영도의 숨결을 확인하더니 공포에 질려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회... 회장님, 기... 기영도 영감님... 죽었어요.”털컥! 청천벽력! 공만득은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며 목소리를 냈다.“뭐라고? 죽었어?”그러
공만득은 전화를 끊은 후 분노에 가득 찬 모습으로 문 앞에 있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네 이놈! 두고 봐. 오늘은 내가 널 무슨 일이 있어도 감옥에 넣고 말 테니까. 안 그럼 내가 너 아들이다.”서준영은 차갑게 웃었다.“예순 남짓한 아드님을 제가 어찌 모시겠습니까?”“너...”공만득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이따가 사촌 처남이 오면 분명 혼내 줄 것 같아서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음흉한 표정으로 전석민을 쳐다보았다.“전 사장, 오늘 전씨 집안은 이 자식 때문에 망하게 될 거야. 예전에는 사촌 처남을 이용해 자네를 괴롭힐 명분이 없었지만 오늘은 이 집안 약당이 문을 닫게 생겼네.”공만득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전석민을 협박했다. 그 말에 전석민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기상철은 강운시 행정 관리국의 수장이었고 공만득의 사촌 처남이기도 했다. 전석민 입장에서 일이 번거롭게 되었다. “서준영 씨, 그만두시죠. 만약 기 국장님께서 오신다면 우리 약당은 정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전식민은 한껏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서준영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전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기상철이 와도 날 보면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그건...”전석민은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서준영은 그를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않았다. “전 사장님, 날 믿으세요. 대약당이 문을 닫게 된다면 원기단의 약전을 무료로 당신한테 전해드리겠습니다.”원기단의 약전이라?전석민은 얼떨결에 놀란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서준영 씨, 원기단을 당신이 만든 겁니까?”서준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대답에 충격받은 전석민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서준영 씨가 그렇게 말한 이상 오늘 이 일은 당신한테 전적으로 맡기겠습니다. 서준영 씨가 잘 처리해 준다면 자림당 대약당에서 30%의 이윤을 그대에게 넘길 것입니다.”서준영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제안을
철썩. 서준영은 바로 양혜원의 뺨을 때렸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두 바퀴나 돌았다. 그녀는 얼떨떨한 눈빛으로 빠르게 부어오른 자신의 볼을 감싼 채 눈을 부릅뜨고 서준영을 쳐다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놈한테 맞았다고?’한참 뒤 정신이 든 양혜원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감히 날 때려? 내가 누군지는 알기나 해? 우리 사촌 오빠가 누군지 알기나 하냐고? 이 망할 놈. 감히 나한테 손찌검하다니. 오빠한테 이 대약당의 문을 닫아버리라고 할 거야. 오빠한테 말해서 경찰서 사람들 다 부르고 네놈들 데리고 가라고 할 거라고.” 양혜원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흔이 넘은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구에게 맞은 적이 없었다. 근데 오늘 뜻밖에도 이놈에게 뺨을 맞아 양혜원은 그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서준영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뒷짐을 지고 입을 열었다.“당신 사촌 오빠가 와도 법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이곳을 봉쇄한다면 난 반드시 그 사람을 처단할 겁니다.”이 말이 나오자 양혜원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분노가 가득 찬 흉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아. 감히 지금 나랑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 두고봐. 오빠가 곧 도착할 거니까. 그때 가서도 이렇게 계속 잘난 척하는지 두고 보지.”한편, 공만득은 얼른 마누라를 자기 옆으로 끌고 가 양혜원의 부은 볼을 쳐다보고는 서준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놈이 감히 내 와이프의 뺨을 때려? 네놈한테 열 배로 갚아줄 거야.” 서준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더니 전석민을 데리고 돌아서서 약당의 로비로 들어갔다.“기상철이 도착하면 날 불러요.”그 말에 공만득과 양혜원은 바로 그 자리에서 폭발하였다.“이놈이 정말. 그래 어디 끝까지 잘난 척해봐. 분명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니까.”공만득은 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5분 후, 아우디 A8L 한 대가 멀리서 질주해 오더니 자림당 대약당의 문 앞에 멈춰 섰다.문이 열리자 기상철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차에서 내려와
뒤에 있던 비서실장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몇 마디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공만득은 들뜬 표정으로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 자림당 대약당을 봉쇄한다면 다음 일은 처리하기 쉬워질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행정국의 집행 차 한 대가 다가왔다. 차 안에서 3명의 행정국 직원이 뛰어내렸고 그들은 봉인 딱지를 손에 들고 자림당 대약당의 로비로 돌진했다.한편, 로비에서 서준영은 전석민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전석민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이 마음이 조마조마하였지만 서준영은 그저 담담해 보였다. 이때 행정국 직원 3명이 봉인 딱지를 들고 뛰어와 기세등등하게 외쳤습니다. “자림당 대약당의 사장이 누구입니까? 지금 우리는 당신들의 약국을 차압할 것입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직원들은 약국 안의 서랍장, 문, 창문에 모두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가 쓰인 봉인 딱지를 붙여놓았다. 당황한 전석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원들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물었다.“서준영 씨, 이제 어떡하죠?”서준영은 찻잔을 내려놓고 담담한 표정으로 행정국 직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누가 당신들한테 이러라고 시킨 겁니까?”그중 직원 한 명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뒷짐을 지고 대답했다.“기 국장님께서 내리신 명이에요. 왜요? 뭐 불만 있어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기상철이 밖에 있다고요?”“건방지군요, 위아래도 없어요? 어떻게 우리 국장님의 성함을 함부로 불러요?”그 직원은 바로 화를 내며 서준영을 질책했다.“그리고 당신은 또 누구예요? 이 약당의 사장인가요?”직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서준영은 고개를 흔들며 웃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사장도 아닌데 왜 여기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예요? 사장님은요?” 그 직원은 대뜸 화를 냈다.마음속에 이미 분노가 치밀어 오른 서준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행정 관리국의 직원은 화가 더 많이 난 듯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위엄이 있었고 안하무인이었다.
들어오자마자 기상철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누가 감히 이 기상철한테 기어들어 오라고 한 거야? 어디 한번 그 얼굴 좀 보자꾸나. 어떤 놈이 이렇게까지 미쳐 날뛰고 있는지.”그의 말소리가 전해지고 입구에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그림자가 나타나자 전석민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달려갔다.“죄송합니다. 오해입니다. 방금은... 방금은 그저...”기상철은 전석민을 한번 쳐다보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한편, 그 옆에 서 있던 공만득이 악랄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전석민 씨, 변명 같은 거 하지 말고 약당 문이나 닫아요.” 순식간에 당황한 전석민은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바로 이때, 줄곧 앉아있던 서준영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기 국장님, 오랜만에 보니 권력에 더 맛이 든 것 같네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기상철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순간 온몸이 굳어졌다. 그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는 바로 서준영을 알아보았다.‘저 사람 서 신의가 아닌가?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잠깐, 그럼 공찬과 양혜원을 때린 자가 서 신의라는 말인가? 최 실장도 이 사람에 대해서는 공손한 태도를 보였고 안 어르신조차도 이 사람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어...’지난번, 맹호민의 일 때문에 기상철은 행정국으로 돌아온 뒤, 시간을 내서 직접 서준영을 찾아가 사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근데 여기서 서준영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나? 기상철이 멍해 있는 사이 그의 뒤에 있던 양혜원이 앞으로 달려 나와 서준영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하게 호통쳤다.“이놈이 아직도 잘난 척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이 바로 내 사촌 오빠야. 행정 관리국의 일인자라고. 눈치가 있으면 얼른 무릎 꿇고 오빠한테 사과해. 그리고 아까 날 때렸던 것에 대해서는 열 배로 돌려주겠어. 오빠가 전화 한 통 하면 소 부국장이 네놈을 잡아갈 거야. 평생 네놈을 감옥을 가둘 거라고.” 공만득도 호들갑을 떨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이놈. 빨리 무릎 꿇고 사과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