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령석이 뭐야?”주란화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서준영의 손에 들린 음령석을 보는 주란화의 눈빛에서 두려움이 느껴졌다.음령석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몸이 불편해지는 것 같았다.고려장에서 파온 돌멩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서준영이 설명했다.“음령석도 영석 중의 하나에요. 음기가 극에 달하는 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보물이죠. 일반인에겐 아무 가치가 없지만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에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물건입니다.”“중급 음령석도 내공 소성인 고수를 내공 대성까지 돌파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이 음령석의 상태와 안에 품고 있는 천지 영기는 저를 세미 대가의 경지에 다다르게 할 수도 있어요.”이 말에 룸 안에 남아있던 몇 안 되는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상급 음령석 하나로 서준영을 세미 대가의 경지에 오르게 할 수 있다니, 너무 공포스러웠다.이렇게 젊은 나이에 세미 대가가 된다면 강운시 무도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옆에 앉아있던 장우희와 늙은이도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김남길의 선물이 너무 통이 컸기 때문이다.서준영은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김남길을 보며 웃었다.“김 사장님, 제 말이 맞죠?”김남길이 두 손을 모아 인사하며 말했다.“서 선생님, 역시 보통이 아니네요. 단번에 이 물건이 상급 음령석임을 보아내시고.”“저 김남길도 무도를 수련하지만 지금까지 내력 대성밖에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언더그라운드 세력 다툼 때문에 병근이 남았어요. 그러니 음령석을 남겨둬도 아무 쓸모가 없죠. 그래서 서 선생님께 바치는 겁니다. 앞으로 서 선생님께서 저희 백마회를 많이 돌봐주십시오.”“봉문과도 손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김남길이 이렇게 말하더니 서준영이 입장을 밝히기를 기다렸다.서준영은 손에 든 음령석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웃으며 말했다.“김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 음령석은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협력 건은 누님을 찾아서 토론해 보세요. 제... 집사입니다.”서준영이 멋쩍게 웃었다.주란화는
김남길이 자리에 앉으려는데 서준영이 입을 열었다.“김 사장님, 사실 제가 의술을 조금 압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다친 곳을 봐 드려도 될까요?”김남길이 멈칫하더니 주란화를 힐끔 쳐다봤다.주란화가 웃으며 말했다.“김 사장님, 서 선생 말이 맞아요. 의술이 뛰어나요. 혹시 괜찮으시면 한번 진료받아 보세요.”김남길이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그래요. 여러 명의를 찾았는데도 별 차질이 안 보였는데 그럼 서 선생님께서 한번 봐주세요.”김남길은 이렇게 말하더니 앞으로 다가가 앉으며 손을 내밀었다.서준영은 맥을 짚더니 머릿속에 김남길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양쪽 폐가 손상을 입었네요. 내력 때문입니다.”서준영이 덤덤하게 말했다.김남길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그는 사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냥 지금 처한 상황과 서준영의 체면을 생각해 봐달라고 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서준영은 맥박을 짚자마자 자기 몸 상태를 알아봤다.신기했다.“서 선생님, 치료할 수 있을까요?”김남길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서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맥을 더 짚을 뿐이었다. 그러더니 손을 거두며 말했다.“김 사장님, 양쪽 폐가 손상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 잔여 기운이 숨어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혹시 기침이 자주 나지 않나요? 심할 때는 각혈까지 하시고요?”김남길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했다.“네, 네, 맞아요. 서 선생님, 정말 묘한 분이시네요. 제 상황과 꼭 들어맞습니다.”이런 고통은 김남길을 2, 3년 동안 괴롭혔다.흐리거나 비가 올 때면 김남길은 기침이 끊이질 않았고 심하면 피를 토하기까지 했다.오랫동안 이러다 보니 그는 온몸에 고질병이 남았고 정력과 체력도 전보다 못해졌다.심지어는 다른 사람과 쉽게 싸우지도 못했다.김남길이 얼른 물었다.“치료할 수 있나요?”서준영이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치료할 수 있습니다. 큰 문제 아니에요.”이 말을 들은 김남길은 마음속에 희망이 불타올랐다. 그
구광모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아까 침을 놓는 손을 봤는데 흐르는 물처럼 막힘이 없더라고. 내가 아는 유명한 중의라 해도 서 선생 절반도 못 미칠 거야.”이 말을 들은 장우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서준영의 신분과 이력이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담무를 무너트리는 실력에 이렇게 뛰어난 의술까지, 전에 아무런 명성도 떨치지 못했다는 게 이상했다.장우희가 감탄하고 있는 사이 서준영은 이미 침을 거두었다.풉하는 소리와 함께 김남길은 갑자기 까만 피를 게워 냈다.데려온 심복이 놀라서 다급하게 물었다.“사장님, 괜찮으십니까?”이내 심복은 일제히 서준영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우리 사장님께 무슨 짓을 한 겁니까?”“저희 사장님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저희 백마회가 끝까지 쫓아갈 겁니다.”“어허! 무례하다!”김남길이 호통쳤다.그러더니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흥분한 표정으로 가슴을 어루만지더니 몇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흥분해서 말했다.“아픈 느낌이 사라졌어요! 답답하지도 않고!”그러더니 이내 서준영을 향해 털썩 무릎을 꿇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서 선생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김남길, 앞으로 서 선생님만 따르겠습니다.”서준영이 황급히 김남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김 사장님, 별말씀을요. 별거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김남길은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준영에 대한 평가도 점점 더 높아졌다.그는 몸을 홱 돌리더니 얼굴을 굳히고는 심복에게 말했다.“어서 서 선생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심복은 눈치를 살피더니 바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서 선생님, 저희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 저희는 그냥…”서준영이 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젓더니 말했다.“다들 일어나요. 충성심에 한 행동이라는 거 압니다. 이런 심복을 두셨으니 김 사장님도 뿌듯하겠어요.”김남길도 웃으며 서준영을 향해 손을 모아 인사했다.이때 구광모가 장우희를 데리고 앞으로 걸어 나오며 인사했다.
그와 동시에 여러 대의 차량이 용봉 마을에서 출발했다. 서준영과 주란화는 나란히 뒷좌석에, 황인범은 조수석에 앉았다. 차 밖에서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서준영은 갑자기 불길한 기운이 들었다.때아닌 비가 내려선 지 밖은 시커멓다고 할 정도로 밤같이 어두워졌다. 용봉 마을은 산들로 둘러싸였던 터라, 굽이굽이 산기슭들은 마치 용이 몸을 움직이듯 언제든지 마을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도로는 마치 뱀이 산을 휘감은 듯 굽이쳐 나갔고, 우당탕 우뢰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런 환경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을 차량 다섯 대가 차의 불빛에 기대며 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동생, 이제부터 뭐 할 거야?”간드러진 눈웃음을 짓고 묻는 주란화의 물음에 창밖에 정신을 뺏겼던 서준영은 이내 손깍지를 하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베더니 쉼을 내쉬고 슬쩍 웃으며 말했다.“글쎄요. 아직 계획 같은 건 없어요. 누님께서 저 대신 다 관리해 주면 저가 많이 편할 것 같긴 하네요.”그 말에 주란화는 서준영의 가슴팍을 가볍게 한 대 쥐어박으며 그를 째려보았다.“날 집사로 부려 먹을 생각인 거야? 동생, 집사로 부려 먹을 거면 그에 상당한 보상은 해줘야지 않겠어? 일단 난 돈이 많으니까, 돈 말고 다른 거로 줘.”주란화는 엉큼함 한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날렸고 서준영은 눈을 뻐끔거리더니 한참이나 생각하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누님께서 뭐가 필요하실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릴게요. 약속.”주란화는 입술을 삐쭉 내밀더니, 서준영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자기 입으로 약속한 거다. 나는 따른 거 다 필요 없고, 동생이 나랑 놀아주면 될 것 같은데. 음,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한테 할애하면 돼.”서준영은 미심쩍어하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진짜요? 너무 쉬운데요.”주란화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쉽다고 생각하니 좋네.”“콜.”서준영은 흔쾌히 대답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량이 급브레이크로 인해 산길에서 미끄러지며
“설마 조현수?”주란화는 불현듯 한 사람이 떠올랐고 눈에서는 한기와 분노가 쏟아졌다. 서준영은 주란화는 눈이 마주쳤고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은 없겠죠, 아무래도.”“그럼, 우리 어찌할까?”주란화는 손에 총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차 옆으로 천천히 가다 오는 이들을 보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에 서준영은 얼어붙은 주란화의 손등을 토닥토닥 가볍게 치며 답했다.“누님께서는 차에 계세요. 무슨 일이 나도 내리지 말고 있어요.”서준영은 다시 조수석의 황인범에게 요구했다.“같이 차에 타고 있어. 누님 신변 보호 잘하고.”“대표님은요?”황인범이 긴장한 듯 물었고 서준영은 입만 웃으며 답했다.“저딴 총 몇 개로 내가 다칠 일은 없지 아마.”그 말을 뒤로하고 서준영은 차에서 내리려고 움직였고 주란화는 그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럽게 당부했다.“동생, 그래도 조심해.”서준영은 웃음 지어 보였고 차에서 내리면서 퍽하고 우산을 펼쳐 들었다. 그는 차분하게 차 앞으로 총을 들고 걸어오는 킬러들의 모습을 마주하고 섰다. 상대편도 차에서 내린 서준영을 보더니 약간 멈칫하더니 서로 눈을 마주치고 신호를 주고받더니 서준영에게 총구를 겨누었다.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검은 우산이 비를 막아내고 있었고 우산 아래 서준영은 담담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웠다. 그는 연기를 내뿜으면서 상대편 사람들을 쳐다보며 물었다.“조현수가 보냈어?”맞은 편에 선 이들 중의 한 사람이 조현수 이름 석 자를 들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그 서준영?”우산 아래 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그래.”그 남자는 이어서 비웃음 소리를 냈다.“듣던 대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혼자서 우리를 당해낼 거라고 이렇게 여유로운가? 우리 총에 맞아 벌집처럼 구멍 나면 어찌하려고 이리도 무게를 잡으실까?”서준영은 가볍게 웃어넘기더니 손에 든 여섯 자루의 총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조현수가 당신네 보낼 때, 서준영이 내공 대성이
“이무기? 그게 누군데?”서준영은 처음 듣는 이름에 미간을 심히 찌푸렸고 그 남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이... 이무기라면 강운시 언더그라운드 최강의 싸움꾼이었죠. 십수 년 전에 이미 내공 대성 실력을 갖춘 자에요. 그러다 거물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근 십여 년 세월을 추격당하기 바빴다고 들었어요. 마지막에 이무기가 그 거물 일가족 38명을 역으로 살해하고 산으로 숨어서 그 뒤로 종적을 감췄었죠. 이번에 조 사장이 이무기를 출타하게 했고 당신하고 봉문 사람들을 모두 이곳에 묻어버리라고 했대요. 이무기 지금은 세미 대가 수준의 실력자라고 해요...”‘세미 대가?’그 말에 서준영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언뜻 강력한 위기감을 느꼈다.‘조현수라는 작자가 제대로 싸울 준비를 했네.’“저기요 형님, 제가 아는 거 다 말했는데 저희 이만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남자는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서준영은 태우던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손가락으로 담배꽁초를 튕겨냈다. 꽁초는 허공에 곡선을 그리더니 그 큰 돌덩어리에 부딪혔고 이내 부딪히면서 튕겨 오르는 빨간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 뒤로 남자의 귓가에 서준영의 가벼운 한숨 소리와 나지막이 내뱉는 말소리가 들렸다.“내가 절대 지키는 한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게 뭘까?”남자는 몸을 벌벌 떨며 물었다.“뭔, 뭔데요?”“날 죽이러 찾아오는 인간들한테 자비란 없다는 거.”싸늘하게 내뱉는 서준영의 말에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반응할 사이도 없이 은침 하나가 그의 미간을 관통한 채 머리에 박혔다. 남자는 피범벅이 된 채로 꼬꾸라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머지 네 사람도 순식간에 은침이 똑같게 미간에 꽂혔고 모두 피범벅이 된 채 쓰러졌고 이내 숨을 거두었다.서준영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몸을 돌려 차로 가까이 갔다. 차 안에 있는 주란화에 말을 건넸다.“누님, 차에서 내려서 황인범과 같이 저 밑에 숲에 가서 숨어 있어요.”“조현수가 곧 이곳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서준영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조현수를 쳐다보았고 차분하게 웃어 보였다.“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어요? 조사장? 음식 대접이라도 하시게?”조현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 대표, 농담도 참. 두렵지도 않은가 봐?”“두렵다라...”서준영은 웃으며 수중의 담배꽁초를 버리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은 우산을 들고 말했다.“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요?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 다 같이 덤벼도 나랑은 상대가 안 될 거라서.”이 죽일 놈의 패기!서준영의 말을 하고 나니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가 크게 울렸고 그 뒤로 기다란 번개가 밤하늘을 가르더니 산길을 밝게 비추었다. 우산 아래 조현수는 험상궂은 얼굴로 사악한 표정을 하더니 뒷골 시린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마저 번개 덕에 훤히 다 보였다.조현수는 서늘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서 대표, 나는 있지. 당신이 멋있다고 생각해. 담무를 제 실력으로 이긴 것도 그렇고. 차라리 이렇게 하지. 내가 제안 하나를 할게. 우리 청룡회에 들어오면 내가 서 대표를 청룡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이인자 자리로 안배하지. 여자, 집, 차, 돈 필요한 건 다 있는 그 자리. 서 대표 어떤가?”서준영은 눈썹을 치켜뜨며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했다.“조건이 꽤 흥미롭네요. 거절할 이유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서 대표 과연 큰 인물이네. 정세를 읽을 줄 알아.”조현수는 허허 웃으며 바로 팔을 활짝 열고 서준영을 껴안으려고 다가갔고, 서준영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조건을 좀 바꾸고 싶네요.”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머쓱하며 웃었다.“서 대표가 원하는 조건이 뭔데? 내가 있는 거면 다 들어주지.”“원하는 건 조현수 사장의 지금 자리네요.”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착하고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팍!벼락이 내리쳤다. 조현수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묵묵히 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우더니 한참 뒤에 말을 내뱉었다.“서 대표, 나의 호의를 그냥 무
서준영을 둘러싼 주위 선수들은 서로 눈치 보고 쳐다보며 앞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주저주저했다. 정말이지 서준영의 기세가 너무 강력했다.너무 무서운 기운.‘저게 사람이야? 하나의 상처도 없이 순식간에 수십 명의 형제를 쓰러뜨린다는 게 말이 돼?’빗물이 사람들의 얼굴에 떨어졌고, 다들 하나같이 잔인하고 흉악한 표정을 드러냈다. “죽여!”누군가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은 다시 한번 서준영을 향해 돌격했다. 다시 한번 싸움이 붙었고 현장은 난폭하고 참혹했다.조현수는 뒤쪽의 마이바흐 차로 돌아와 차창을 통해, 멀지 않은 곳에서 자기 사람들이 우후죽순 뒤집히고 까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이에게 웃으며 물었다.“이무기, 저자가 저기서 빠져나올 것 같나요?”줄곧 눈을 감고 있던 작은 체구의 숨은 그림자는 충만한 기운을 가진 자였다. 검은색 짧은 셔츠 차림의 그 사람은 헝겊신을 신었고, 민머리에 팔짱을 끼고 있었고 큰 문신을 하고 있었다. 그의 오른팔에서 정수리까지 이어진 구렁이는 입을 사악하고 크게 벌인 모습이었고 보기에도 끔찍하고 무서웠다.조현수의 물음에 이무기는 삼각 눈을 뜨면서 창밖을 보았고, 눈매에서 정기를 뿜어냈다. 곁에 있던 조현수마저 몸서리를 칠 정도의 이상한 기운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이무기는 역시나 이무기였다. 그의 강한 기세는 존재 자체로 공포감을 조성했다.그 시각, 이무기는 곁눈질로 밖에서 싸우는 서준영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음산하게 답했다.“저 사람 실력이 보통 아니에요. 조사장 저 사람들로는 상대가 안 돼요.”그 말에 조현수는 안색이 굳더니 이내 공수하며 부탁했다.“이제 나서서 저자를 꺾어주세요. 이무기!”이무기는 고개를 돌려 조현수를 보면서 물었다.“100억 조달 되었나요?”조현수는 웃으며 답했다.“그럼요. 이무기. 삼십 분 전에 해외 계좌로 입금했어요.”이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요. 내가 청용회를 대신해서 저자를 치워줄게요.”이무기는 차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