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선우환은 다가오는 정청운을 쳐다보며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정청운? 한중시 청양파의 문주이자 대가의 경지에 오른 인물? 이 사람이 여긴 왜 나타난 거야?’“정 문주님, 여긴 한중시가 아니라 강운시입니다.”미간을 찌푸린 채 묻고 있는 선우환은 온몸이 긴장되었다. “당신이 나한테 그걸 물을 자격이 있나?”정청운은 차갑게 말을 하더니 손을 들어 선우환을 쓸어버렸다. 펑.가슴에 일격을 제대로 맞은 선우환은 10여 미터나 거꾸로 날아갔고 바닥에서 연속으로 10여 바퀴를 구르고 난 다음에야 겨우 몸을 안정시키고 휘청휘청거리며 일어섰다. 그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정 문주님, 이건 용진 진씨 가문의 사적인 일입니다. 문주님께서 이런 일에 끼어드실 생각이십니까?”“꺼져. 또다시 쓸데없는 말을 하면 네 사람 모두 다 죽여버릴 거야.”거만하게 말하는 정청운의 모습에서는 대가의 위엄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와 선우환 등 사람들을 단번에 덮쳐버렸다. 깜짝 놀란 선우환은 크게 소리쳤다.“선우진 데리고 가자.”말이 끝나자 선우환 등 사람들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 넓은 공터에 별장은 이미 반쯤 무너져 있었고 서준영은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정청운은 뒤돌아서서 뒷짐을 지고는 서준영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물었다.“자네가 서준영인가?”그는 고개를 들고 기세등등한 정청운을 쳐다보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처음 뵙겠습니다. 정 문주님.”“하하, 보아 하니 자네는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군.”서준영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섰다.“말씀 많이 들었습니다.”“그래. 그럼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네. 내 아들의 눈병을 치료해 주게나.”정청운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가 싫다면요?”그의 물음에 정청운은 얼굴이 굳어졌고 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무거운 목소리를 말했다.“그럼 자네는 죽게 될 것이야.”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정청운의 말을 되
“누님, 별장이...”서준영은 이 몇 글자를 내뱉고는 기절했다.주란화가 깜짝 놀라서 바로 직접 운전해 용진 별장 단지로 향했다.쓰러진 별장과 온몸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서준영을 보자 주란화는 긴장했다.“동생, 일어나 봐.“주란화는 서준영을 밀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하는 수 없이 주란화는 가녀린 몸으로 서준영을 바닥에서 일으켜 힘겹게 차에 싣고는 한 호텔로 질주해 스위트룸에 들어갔다.의사를 몇 명 불러 서준영의 상태를 살폈지만, 다들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봉문주님, 죄송합니다. 저희 실력으로는 안 됩니다. 이 젊은이 너무 심하게 다쳐서 현대 의학으로는 구할 수 없어요.”이 말을 들은 주란화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얼굴이 일그러졌고 큰 소리로 말했다.“구할 수 없다? 그럼 너희들도 살아있을 필요 없어. 다 강에 던져버려.”주란화의 한마디에 문 앞에 서 있던 보디가드 몇 명이 안으로 들어와 끌어내려 했다.“봉문주님, 제발 살려주세요. 진짜 방법이 없어요. 저는 이렇게 다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의학을 배운다는 자가 사람 목숨 하나 못 구하는데 내가 왜 너희를 그냥 남겨둬?”주란화가 분노했다.서준영이 만약 여기서 죽는다면 그녀는 이 무능한 의사들의 씨를 말려버릴 생각이었다.“그... 봉문주님, 일단 진정하시고 제 말 다 들어보세요.”그중 한 중년 의사가 다급하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빨리 해. 헛소리 지껄이면 너부터 죽일 거야.”주란화는 온몸으로 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중년 의사는 놀라서 몸을 바들바들 떨며 얼른 말했다.“봉문주님, 저희는 치료할 방법이 없지만 발견한 게 있습니다. 이 젊은이 체내에 묘한 기운이 하나 들어있는데 그 기운이 지금 이 젊은이의 오장육부와 여러 경맥의 다친 곳을 치료해 주고 있습니다...”“하지만 진짜 깨어날 수 있는지는 저 젊은이에게 달렸어요. 저희는 그냥 이를 도울 수 있는 약만 드릴 수 있습니다.”주란화가 듣더니 그제야 얼굴의 한기가 조금 가셨다. 그러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
서준영은 재빨리 금붕어처럼 파닥거리며 옆으로 굴렀다.주란화는 덕분에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갑자기 깨어난 서준영을 보고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분하며 그를 관심했다.“동생, 깼어? 어디 더 아픈 데 없어? 의사한테 들어와 보라고 할까?”서준영이 뻘쭘해하며 웃었다.“누님, 저 이제 괜찮아요. 많이 좋아졌어요.”주란화는 그제야 한시름 놓은 듯 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원망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나빴다. 왜 피해? 내가 늙어서 싫은 거야?”서준영이 당황해서 머리를 긁적거리며 설명했다.“누님, 그게 아니라... 그냥, 그냥 조건 반사 같은 거예요.”주란화는 바로 손을 올려 서준영의 귀를 꼬집으며 애교스럽게 꾸짖었다.“조건반사는 무슨. 네 눈에 나 주란화가 마귀할멈이라도 되나 봐? 인공호흡 해주려 했더니 피하고.”“너 알잖아. 밖에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이를 원하는지. 근데 그걸 피해? 화나네.”서준영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누님, 아파요, 아파.”주란화는 바로 손을 풀어주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내가 아프게 했어? 주물러 줄게.”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무릎을 꿇고 앉아 부드럽지만 차가운 손으로 서준영의 귀를 살살 어루만져 주었다.서준영은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더 피했다간 진짜 주란화를 화나게 할 수도 있었다.그녀가 봉문의 수장이고 전 강운시 지하 두목인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서준영도 자기 주제를 잘 알고 있다.한참을 주무르고 나서야 서준영은 뻘쭘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누님, 이제 안 아파요.”주란화는 그런 서준영을 째려보더니 씩씩대며 말했다.“됐어. 나도 그만할 거야. 나는 너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동생은 나를 싫어하는 거 같아.”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켜 거실로 향했다. 그러더니 앞으로 팔짱을 끼고 소파에 앉아 화난 시늉을 했다.서준영도 따라 나와서는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누님, 화났어요?”“흥.”주란화는 일부러 콧방귀를 끼고는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마치 열
서준영은 온몸에 전기라도 흐르는 듯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주란화는 너무 예뻤고 남자를 참 잘 알았다.마치 고양이처럼 계속 사람의 마음을 간질거리게 했다.하지만 서준영의 마음은 굳건했다. 하여 주란화의 호의를 거절했다.“누님, 괜찮아요. 친구네에 가서 하루 묵으면 돼요.”서준영이 초라한 모습으로 도망가려는데 주란화가 웃으며 말했다.“됐어. 이제 장난 그만할게. 여기서 자.”주란화는 이렇게 말하며 서준영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얼굴을 꼬집고는 말했다.“동생, 진짜 나쁘다. 방금 끓어오른 욕망을 이렇게 확 꺼버리다니, 인제 그만 갈게.”이 말을 뒤로 주란화는 바로 스위트룸에서 나갔다.밖에 세워진 차에 올라탄 주란화는 창을 내리고 옆에 서 있는 보디가드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오늘 누가 서준영 건드렸는지 조사해.”“네, 수장님.”보디가드는 이렇게 대답하더니 떠나는 차를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룸에 있는 서준영은 주란화가 가고 나서야 숨을 돌렸다. 온몸이 축축이 젖은 것 같았다.하연우를 저버릴 수는 없었다.아까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다.서준영은 샤워를 마치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그러고는 아까 쓰러졌을 때의 느낌을 자세히 곱씹었다.마치 경지가 흔들린 느낌을 받은 것 같았다.6단계를 뚫으려면 아직 계기가 부족했다.빨리 약재 하수오를 찾아야 했다. 그 약재만 찾으면 바로 6단계를 뚫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그때가 되어 다섯 요괴를 다시 만난다면 다치지 않고 무너트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밤새 서준영은 체내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경지도 단단히 강화했다. 오늘 밤 전투를 되새기며 경험을 더 견고하게 다지기도 했다....성용 리조트, 다섯 요괴가 거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도련님, 실패했습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선우환이 말했다.진강오는 소파에 앉아서 꼴이 말이 아닌 이들을 쳐다봤다. 그러다 팔이 부러진 선우철을 보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서준영이 그런 거야?”선우환이 대답했다.“네, 그 새끼
“미친! 서준영, 너 지금 뭐라고? 감히 우리를 저주해?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오민경이 바로 불같이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조유찬도 분노하며 서준영의 얼굴을 가리키며 욕했다.“야, 너 지금 뭐라고? 성병은 무슨? 너희 집안 모두가 성병에 걸리면 몰라도.”서준영이 어깨를 들썩이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조유찬 도련님, 요즘 자주 피곤하다거나 체력이 달리고 가끔 아랫도리가 아프지 않아?”“아, 그리고 내 추측이 맞는다면 껍질이 까지고 피도 날 텐데?”조유찬이 멈칫하더니 오민경을 힐끔 돌아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서준영이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아는지 의문이었다.조유찬은 요 며칠 확실히 몸이 피곤하고 체력이 달렸다. 오민경과 뜨거운 밤을 보내면서 “운동”할 때도 껍질이 까지면서 피가 흘러 오민경에게 튄 적이 있었다.그래서 지금 아침 댓바람부터 병원에 가려는 것이다.둘의 표정을 보니 서준영은 자기 말이 맞는다는 걸 알아채고는 차갑게 웃었다.“그리고 오민경, 한 보름 전부터 막 간지럽지 않아? 게다가 하반신에 빨간 반점 같은 게 여러 개 자라다가 까지면서 진물도 흐르고?”오민경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놀란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너 어떻게 알았어?”“허허, 그거 매독이야.”서준영이 싸늘하게 말했다.매독이라는 단어를 듣자 오민경은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러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개소리하지 마. 그거 그냥 모기한테 물린 거고 실수로 긁어서 터진 거야. 매독은 무슨, 겁주지 마.”“맞는지 아닌지는 둘이 더 잘 알겠지.”서준영이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아, 귀띔 하나 해줄게. 병원에 빨리 가면 완치될 가능성이 있지만 더 오래 끌면 온몸에 고름이 퍼지면서 피부가 뒤집어질 거야. 그때면 차라리 죽고 싶겠지.”서준영의 말이 끝나자 마침 까만색 아우디 A8L이 그들 앞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한 중년 남자가 굽신거리며 내렸다.“서 선생님, 최 실장님이 모셔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 차
“그게...”최요섭이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며 서준영을 쳐다봤다.“서 선생, 나도 내 아들이 술사를 불러서 풍수 문제를 부탁했을 줄은 몰랐어요. 참 민망하게 일이 이렇게 됐네요.”서준영이 웃으며 손을 저었다.“최 실장님, 괜찮습니다. 아드님이 술사를 불렀다니 고현술사가 보면 되죠. 맞게 본다면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틀리게 본 부분이 있다면 제가 다시 보충할게요.”“네,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최요섭이 손을 모아 인사하며 말했다.고현술사는 강운시에서 명성이 꽤 높은 편이었다.최지용이 고현술사를 모셔 와 풍수를 본다고 하니 최요섭의 마음은 고현술사를 더 향해 있었다.최지용은 서준영의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자식, 네가 그날 우리 아버지에게 액운을 막는 부적을 준 그 가짜 술사야?”“가짜 술사?”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최지용은 아예 옆에 놓인 좌석에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하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아빠를 어떻게 속였는지 모르겠지만 나까지 속일 생각하지 마. 고현술사가 있는 한 네가 손 쓸 수 있는 건 없어.”“눈치챘으면 빨리 꺼져.”최지용의 태도에 서준영은 언짢아졌다.최요섭이 다급하게 말했다.“지용아, 왜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 그날 밤 서 선생이 아니었으면 아빠는 진작에 죽었어.”“흥. 그건 그냥 얻어걸렸을 뿐이에요. 선생은 무슨 선생, 이렇게 젊은 선생 본 적 있어요? 그냥 다른 사람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것뿐이에요.”최지용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최요섭이 멈칫하더니 의심하기 시작했다. 설마 진짜 최지용이 말한 것처럼 속임수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앞에 선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늙은이였다. 검은 도포에 손에는 총채를 들고 있는 모습이 도를 터득한 고수 같았다.그 뒤로 노란 도포를 입은 중년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서준영은 한눈에 알아봤다. 전에 서준영과 맞선 적이 있는 행오술사였다.오늘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둘이 정원에 들
최지용도 똑같이 얼굴을 굳히고는 불같이 호통쳤다.“닥쳐!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가 무슨 자격으로 감히 고현술사를 의심해?”“아빠가 불러온 사람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쫓아냈을 거야.”행오술사도 옆에서 비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풍수지리가 뭔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조금 안다고 설치는 꼴이라니, 이런 사람은 따끔하게 혼내주고 내쫓아야 하는 건데.”최요섭이 다급하게 설명했다.“고현술사님, 정말 죄송합니다. 서 선생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 풍수지리를 조금 알긴 하는데 일단 들어보는 게 어떨지요?”고현술사의 얼굴이 순간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몸을 일으키며 총채를 흔들었다.“최 실장님, 지금 이 늙은이를 무시하는 겁니까? 이 늙은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보아온 풍수지리와 제거한 살기가 이놈이 먹은 쌀보다 많을 겁니다.”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예의는 제쳐두고 싸늘하게 웃었다.“내가 먹은 쌀보다 많다고? 아닐 텐데. 내가 먹은 쌀이 아마 당신이 살아온 날보다 많은데 꿈에서도 풍수지리를 보고 살기 제거를 했다는 말인가?”“너 이 빌어먹을 새끼, 이 늙은이를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의심해?”고현술사가 얼굴을 붉히며 불같이 화를 냈다.“그래, 내가 본 풍수지리가 틀렸다고 하는데 들어나 보자. 무슨 문제가 더 남았다는 거야?”서준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관우상에 문제가 있는 건 맞아요. 근데 다른 문제가 더 시급해요. 그 문제는 아마 마당에 있을 거예요.”“아까 안으로 들어올 때 마당에서 있는 듯 없는 듯한 살기를 느꼈어요.”“저도 관우상에서 나온 살기인 줄 알았는데 아까 관찰하니 관우상은 내부만 영향 주고 있었고 마당 안의 살기는 관우상이 뿜어내는 게 아니었어요.”“고현술사는 아까 마당을 지나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건가?”고현술사가 이를 듣더니 멈칫했다.사실 마당으로 들어올 때 고현술사도 이를 느꼈다. 하지만 아까 거실 중앙에 놓여있는 관우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관우상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서
사람들은 서준영 뒤를 따라 마당으로 나왔다. 다들 그가 무슨 꿍꿍이인지 구경하려는 듯했다.행오술사가 서준영을 비웃으며 말했다.“서준영, 허세 그만 부려. 우리 사부님 한 번도 풍수지리를 잘못 본 적 없어. 감히 우리 사부님에게 도전을 건 사람은 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야.”“행오술사님 말이 맞아요. 고현술사와 풍수지리를 비길 수 있는 사람은 없지.”최지용은 행오술사를 따라서 고현술사에게 아부하며 서준영에게 소리를 질렀다.“야 이 새끼야, 그냥 얼른 고현술사한테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 이따 흑역사 추가돼서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말고.”최지용은 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아빠가 데려온 서준영을 못마땅해했다.천하의 사기꾼 같았고 다른 사람과 짜고 최요섭을 속이려고 한다고 생각했다.옆에 서 있는 최요섭은 주저하면서도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왜냐하면 최요섭은 마음속으로 서준영을 어느 정도 믿고 있었다. 그날 그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말이다.그리고 그 살을 피하는 벽사부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요 며칠 최요섭은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다. 며칠 전 느끼던 답답함과 벌렁거림, 그리고 누군가 자기를 주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말끔히 사라졌다.“서 선생, 아니면 여기서 멈추는 게 어때요? 뭐니 뭐니 해도 고현술사는 강운시 풍수지리협회 명예 회장이고 봤던 풍수에 문제가 생긴 적 없거든요.”최요섭이 작은 목소리로 귀띔했다.“아니면 제가 고현술사께 청을 드려볼까요, 그럼 그냥 사과하고 끝날 거 같은데.”사무직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 최요섭은 당연히 일을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최 실장님, 제가 왔으니 꼭 문제를 해결해 드려야죠.”“어떤 영감탱이처럼 이기적이진 않아요. 고작 그런 풍수지리 판단 능력으로 강운시 풍수지리협회 명예 회장이라니, 내가 봤을 땐 그 풍수지리협회도 문 닫을 때 된 거 같네요.”서준영은 고현술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할 말을 다 했다.이 말에 고현술사는 바로 수염이 파르르 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