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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한편 부소경은 회의를 하고 있었다. 가운데 자리한 부소경의 옆에는 임시로 놓아둔 소파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어린아이가 잠들어 있었다. 맞은편의 기다란 타원형 회의 책상에는 서른 명 남짓한 부소경의 심복들이 앉아 있었다.

다소 긴장된 회의 분위기 속에 신세희가 전화를 걸어오자 부소경은 부하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보내고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

“호텔은 무사히 도착했어?”

신세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이곳에서 제일 큰 호텔이에요. 침대는 우리 집 침대만큼 넓은데 내 곁에 당신과 유리가 없어서 조금 허전할 뿐이죠.”

신세희는 독립적인 사람이었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익숙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부소경과 신유리와 거의 떨어져 있지 않았더니 잠깐의 헤어짐에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자신은 아마 부소경을 떠나서 살 수 없을 듯했다.

어느 순간 그녀는 애교를 부릴 줄도 알게 되었다.

“음... 소경씨. 나한테 뽀뽀해주면 안 돼요?”

그녀는 임씨 집안 식구들이 몰래 도망친 것도, 부소경이 밤새 회의를 지속하며 이 일을 처리하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울려 퍼졌고 마찬가지로 회의실 사람들에게도 전해졌다. 부소경이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 건 아니었지만 고요한 밤 모두가 숨죽인 회의실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질 수밖에 없었다. 말 없는 부소경을 향해 신세희가 또다시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유리가 아직 깨어있는 거예요?”

자신의 옆에서 곤히 잠든 아이를 힐끔 쳐다본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

“걱정 마, 지금 자고 있어.”

“근데 왜 뽀뽀 안 해줘요? 난 또 유리가 곁에 있어서 당신이 부끄러워하는 줄 알았지.”

신세희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오늘 거침없었다. 그와 얼굴을 마주할 때면 가끔 기가 죽었는데 막상 눈앞에 그가 없으니 어쩐지 그리워졌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으니 부끄러운 감정은 제쳐두고 대담하게 할 말을 내뱉었다.

“혹시 부끄러워요? 그럼 내가 할까요? 내가 뽀뽀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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