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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하하, 나예요, 소경 씨.”

다시 신세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호텔 전화예요. 남성에서 일을 다 처리하고 유리랑 같이 올 때 여기로 전화하는 거 잊지 마요.”

부소경은 가슴이 시큰거렸다. 신세희의 불안함이 수화기를 통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평소에도 늘 침착함을 유지하는 그녀가 아무 일도 없이 전화를 반복해서 걸어 올 리가 없었다. 그가 훨씬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 비행기로 유리랑 같이 그쪽으로 갈게. 북방은 여기보다 추우니까 잘 때 이불 꼭 덮어쓰고 자.”

“알겠어요.”

“그리고 문도 이중으로 잘 잠그고.”

“네.”

“그리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

“당연하죠.”

“그리고...”

“소경 씨, 방금 우리 작은엄마 같았어요.”

“당신한테 작은엄마가 어디 있어?”

“당신 딸, 신유리요.”

“......”

부소경의 얼굴에는 어느덧 미미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곁에서 그걸 지켜보던 심복들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부소경이 회의실을 떠나지 않았으니 감히 먼저 일어서는 이가 없었다. 그들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소경은 열몇 살 때부터 전술을 짜는데 소질이 있었고 스무 살 때는 해외에서 용병일도 했었다. 하루아침에 F그룹을 장악했음에도 그룹이 흔들리는 일은 절대 없었다. 산처럼 견고한 그들의 대표가 저토록 부드러운 웃음을 지어 보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니. 그들은 도련님이 날이 갈수록 부드러워진다는 엄선우의 말을 평소에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부소경은 소파에서 달게 자는 아이를 자기 슈트로 감싸 가볍게 안아 들었다.

“아빠...”

아이는 앳된 목소리로 제 아빠에게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다.

“쉬- 착하지, 코 자자.”

그가 조용히 아이를 달랬다.

아빠 품에 안긴 아이는 이내 편안한 자세를 잡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가볍게 아이를 안아 든 부소경은 회의실을 나서면서 심복들에게도 이만 가보라고 손짓했다.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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