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신세희와 이야기를 나누던 신 영감은 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벌벌 떨었다."네 그 육촌이 찾아왔다." 그가 신세희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신세희가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자 신 영감의 다 무너져 가는 마당에 아주 체통 있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이 여자는 신세희보다 다 여섯 살은 더 많아 보였는데 얼핏 보면 한 삼십 초반 정도로 보였다. 그녀는 보기 좋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얼굴의 피부는 좋지 않았고 몸매도 살짝 뚱뚱해 보였다.여자는 방 안을 향해 계속해서 난동을 피웠다. "신세희! 여기가 어디라고 네가 감히 돌아와! 당장 나와!"한참 신세희를 부르더니 신 영감에게 "둘째 어르신, 제가 보기엔 줄을 아주 잘못 서셨네요. 당신 딸과 그 남편도 감히 이 땅에 돌아오지 못하는데, 당신은 지금 그 십 오육년간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던 그 잡종이 당신 편에 서 줄거라 생각하는 거예요?”잡종?이 두 글자를 듣자 신세희는 그녀가 어렸을 때 많은 어른들이 자신을 "잡종 새끼"라고 불렀던 것이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네 아비는 불임이야. 너는 네 어미가 어디서 가져온 잡종 새끼지. 너 이 새끼는 복도 많아, 네 아빠가 이렇게 너를 진심으로 아껴 주니."라고 손가락질했었다.그렇다, 그녀의 아빠는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 주었다.어려서부터 집이 가난했다. 아빠는 반 불구로 힘 쓰는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엄마는 자신 때문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없었기에 신세희 집은 항상 남보다 가난했다. 하지만 아빠는 근처에서 잡일을 찾아 계속 열심히 일을 했고, 항상 가족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매번 집에서 고기를 먹을 때면 엄마 아빠는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고 그저 신세희가 먹는 것을 지켜만 보았었다.신세희가 엄마 아빠에게 왜 드시지 않냐고 물을 때면 엄마 아빠는 입을 맞춰 "세희는 아직 어려서 잘 크려면 밥도 많이 먹고 고기도 많이 먹어야 돼"라고 대답했었다.그가 죽는 순간까지 그는 신세희의 마음속 유일한 친아빠였다.그
신혜린의 노화에 택시 기사는 너무 놀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그저 신세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기사님 감사합니다. 먼저 차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이쪽 일을 수습하고 가서 돈을 드릴게요." 신세희가 온화하게 말했다."아, 그럴게요. 마음씨 좋은 아가씨." 택시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차로 돌아갔다."누가 너에게 그런 이야기를 알려줬지?" 신세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신혜린을 바라보았다.설마 임씨 가족이 여기에 왔었나?사실 신세희는 다른 걱정은 없었다. 철거대금도 받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 옛날 집에서 엄마 아빠의 유품이 있는지 찾아보고, 부모님의 무덤에서 유골을 꺼내 잘 가져만 갈 수 있으면 됐다.신혜린은 눈썹을 어루만지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사실 신세희가 도망간 이 5,6년간 임씨 가족은 여기에 여러 번 왔었을 뿐만 아니라 올 때마다 신혜린에게 연락을 했다.신혜린은 임씨 가족이 이 현성에 온 첫날을 잊지 못한다. 그 날 임씨의 큰 아가씨가 갔던 클럽이 마침 신혜린의 클럽이었고 두 사람이 떠들던 중 임서아는 신혜린이 신세희의 육촌 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혜린도 임서아를 통해 신세희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것이 임서아와 신혜린의 첫 만남이었다.임서아는 당시 신세희를 찾아와 입막음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못 이루고 돌아간 후 신혜린과 관계를 끊지 않고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 나갔다.임서아는 신혜린한테서 신세희의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았고 신혜린은 남성에서 온 귀한 아가씨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에 무슨 큰 상이라도 받은 것 마냥 기뻐했다.두 사람은 손발이 잘 맞았다.임서아는 신혜린에게 전화를 걸어 신세희가 옛집에 나타났냐고 물었고, 신혜린은 그녀가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임서아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 후 임서아가 와서 바로 신세희를 잡아갈 계획이었다.그렇게 되면 신씨 가문의 집은 자연스레 신혜린의 집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신혜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뭘 할 거냐고? 신세희 이 몇 년 동안 밖에서 뭐 했어? 그 동안 고생 많이 했지? 남성의 아가씨가 네 이야기를 적잖이 들려주셨어.""임서아?" 신세희가 다짜고짜 물었다."너 정말 똑똑하구나!" 신혜린은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너 남의 집에 빌붙어 먹고 산다며? 네 엄마는 그 집에 가정부라던데, 주인집 아저씨한테 또 무슨 짓을 했을지 누가 알겠어? 그런데 너 이년은 감히 주인의 이름을 막 불러? 어쩐지 네 주인 임서아씨가 널 그리도 싫어하더라니!""임서아가 또 당신한테 무슨 얘길 한 거예요!" 신세희가 노발대발하며 물었다."네가 돌아오면 바로 자기한테 전해 달라 하셨어. 그러면 잘 처리해 주겠다던데! 내가 지금 널 얼마나 봐주고 있는건지 알기나 해? 신세희, 난 네 언니고 넌 내 동생이야. 네가 밖에서 한 잘못들, 내가 너한테 잘 교육시킬 의무가 있지!" 신혜린은 부모라도 된 듯 신세희를 혼냈다.신세희는 자신이 혼자서는 이곳을 탈출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잠시라도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그녀는 치마안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키보드 위치를 기억해 부소경에게 카톡을 하나 보냈다.‘여보’‘SOS’그녀가 보낸 카톡은 아주 짧았다.그녀는 자신이 맞게 보낸건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휴대전화를 꺼내서 확인해 볼 수도 없었다.이렇게 카톡 두 개를 보낸 후 신혜린에게 반격하기 시작했다."당신이 내 육촌이든 아니든! 여기는 내 집이예요! 한 번만 더 저를 가로 막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겠어요!"그리고 그녀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112를 눌렀다.이 때 신혜린이 바로 달려들어 그녀의 휴대전화를 날려버렸다.곧이어 신혜린이 누군가 불러들였다. "들어와!"신 영감의 다 무너져 가는 마당에 순식간에 네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들어왔고, 그들은 신혜린에게 깍듯하게 말했다. "신 사장님, 분부만 내려주십시오."신혜린은 신세희의 휴대전화를 주워 그중 한 사람에게 건
최악이라 해봐야 죽기밖에 더 하겠는가?어쨌든 그렇게 되면 자신이 유일한 아빠를 따라가는 것 아닌가, 아빠랑도 사이가 좋았고 부소경과 짧은 사랑도 나눴으니 신세희는 그다지 생에 미련이 없었다.네 남자가 달려들어 신세희를 제압했지만 그녀는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다.“세희야...”신 영감이 눈시울을 붉히며 외쳤다.그는 그저 혼자 사는 노인이다. 그는 이렇게 돈 많고 성격 더러운데다 도시에서 사업하느라 한 따까리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신혜린 같은 여자를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둘째 작은 할아버지” 신세희가 차분하게 말했다. “괜히 폐를 끼쳤네요. 감사합니다”“신세희를 시내로 데리고 가” 신혜린의 한 마디에 네 명의 경호원이 신세희를 밖으로 끌고 나갔고 신 영감 집 밖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런 고분고분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켜볼 뿐이었다.힘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이어서 감히 나서지 못한 것이겠지.그들은 그저 한숨만 쉴 뿐이었다.멀지 않은 곳에 한 사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휴, 집에 이제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아직까지 괴롭힘 당하고 있다니. 신세희도 정말 인생이 고달프지, 밖에서 십 몇 년을 숨어 살더니, 왜 돌아온거야? 돌아오지 말았어야지.”마을에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밖에서 살기 힘드니까 그렇지! 밖에서 살만 했으면 애가 돌아 왔겠어? 우리 마을에 대여섯번 왔던 임 아가씨의 얘기를 듣자 하니 밖에서 애도 낳았더만. 애는 어떻게 됐나 모르겠네. 내가 보기엔 신세희가 대도시에서 미움을 산 거야. 그 임씨 아가씨라는 사람한테 말이지!”“그래서, 그 임 아가씨랑 신혜린이 힘을 모아 신세희를 죽음으로 몰아넣겠다는 거야?”“그런 거지! 가여워라.”“입 조심해! 가만히 있어! 신혜린은 도시에서 한 따까리 하잖아. 우리가 어찌 할 수가 없어.”“그러게 말이야, 쟤는 도시에서 클럽을 운영해. 인맥도 넓지. 괜히 미움 사면 곤란하니 조용히 있자.”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랬다.어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혜린에게 아
“이 여자가, 지금 뭐 하는 거야!”신세희가 소리쳤다.“신세희, 남성의 임씨 아가씨를 화나게 한 너 자신을 탓해. 지난 5~6년 동안 임씨 가족, 임씨 집안의 아가씨가 너를 찾으러 여기에 자주 왔었어. 내가 임씨 아가씨 맘에 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매번 올 때마다 몇 백씩 써 가며 대우해 줬어.내가 쓴 돈을 다 물거품으로 만들 순 없겠지?널 이용해서 다시 벌어올 거야!” 신혜린이 음흉하게 웃으며 소리쳤다.“자기사리사욕 때문에 가족을 팔아먹다니, 너 이거 범죄야!”“하하! 신세희! 너 이 귀여운 년! 감히 이 현성에서, 이 내 홈그라운드에서 나한테 범죄를 들먹여? 내가 이 현성에 인맥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하지만 당연히 내가 너를 그렇게 쉽게 죽여줄리 없지!너로 돈 맛 좀 보고 나서, 그 때 가서 죽여주지!” 신혜린이 미친듯이 웃으며 말했다.신세희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언니, 내가 언니한테 뭐 잘못 했어?”라고 물었다.이에 신혜린은 흉악스럽게 대답했다 “난 네 언니가 아니야!”“신씨가 아니라고?” 신세희가 물었다.“퉤! 난 신씨 집안 사람이지! 하지만 넌 아니야! 신혜린은 분노와 질투가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그때 내 부모님은 도시에서 나라 일을 했지만, 집을 받지 못했지. 당시 우리 집은 좁아터질 것 같았어, 나랑 부모님 세 식구가 고작 8평짜리 작은 방에서 같이 살았어.그때 우리 아빠가 너희 아빠한테 장가 가지 말고 우리랑 같이 살자고 했어. 네 아빠가 늙으면 조카딸인 내가 네 아빠를 모시겠다고 했지.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아빠 돈으로 네 아빠 집을 수리해 주기로 했어. 조건은 딱 하나, 네 아빠 집을 수리한 후 우리 가족도 같이 살다가 내가 그 집과 땅을 물려받는 것이었지.일은 계획대로 잘 되고 있었어.그런데!그런데 네 엄마가 갑자기 널 데리고 왔고 네 아빠와 결혼했잖아!너 이 사생아! 잡종! 이 아비가 누군지 모르는 굴러 들어온 년아!넌 절대 신씨 집안 아이가
계속 혼자 쓸쓸하게 지낸 거 아니었어?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예쁜데?신혜린은 중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일을 시작했는데 노래방에서 잔심부름도 하고 몰래 술도 따르다가 나중에는 사람도 모시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셨는지 그녀 자신도 잘 모른다. 기억 나는 것은 그녀가 모셨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늙은 쓰레기, 대머리, 올챙이 마냥 배가 튀어나온 아저씨들 이었다.이렇게 신혜린은 자신의 청춘과 외모를 갈아 넣어 오늘날의 이 사업과 지위를 만들어낸 것이다.그녀가 이렇게 모든 것을 갈아 넣었는데, 자신보다 예쁜 신세희를 그냥 놓아줄리 없었다. 그녀는 신세희에게 죽음보다 더 한 고통에 살게 하면서 자신은 방에 돈을 쌓아 넣을 생각이었다.신혜린의 이 소름 돋는 웃음을 보고, 신세희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그녀는 그저 부소경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었다.빨리 와.심지어 신혜린이 핸드폰을 빼앗아 가서 핸드폰도 없었다. 아마 신혜린이 꺼놨을 것이다.누가 와서 그녀를 구하겠는가?부소경!신세희는 마음속으로 부소경을 계속해서 불렀다.신혜린은 신세희를 창문도 없는 엄청 큰 방에 가둬놓았다. 그녀가 목이 쉬도록 부르짖었지만 그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그때 밖에서 칼에 찔린 흉터가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사람은 어딨어? 어떤 상품이야? 우선 상품부터 보여줘! 그냥 보통 여자면 절대 싫어!” 그 남자가 말했다.“불곰 어르신이 첫 손님이세요. 제가 일부러 빼뒀는걸요, 여린 게 여대학생 같고, 수분기 있고 뽀얀게…” 신혜린이 바로 아양을 떨며 소리쳤다.“너랑 비교하면?” 불곰이라는 칼자국 남자가 냉소하며 물었다.그러자 신혜린은 스스로를 깎아 내리며 말했다 “에이, 저는 이제 거의 아줌만데 어떻게 그 애랑 비교를 하겠어요. 거짓말 아니고, 그 애 적어도 저보다 10배는 더 예뻐요.”이 말에 불곰은 성질을 부리며 말했다. “그니까 빨리 좀 보여 달라고, 물건이 좋으면 오늘 밤 내가 바로 가져가지!”“그럼…”신혜린이 목소리를 길게 늘렸다.“그래, 네가 말한 그 프
“허, 참내!” 불곰이 냉소를 터트렸다. “아니, 아가씨가 여기에 아는 사람도 있어? 신혜린 아가씨가 너는 밖에서 막 온 애라 여기를 잘 모른다더니, 지금 누구랑 헷갈리는 거야?”불곰이 말을 하며 앞으로 한 발짝 나가더니 신세희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하지만 신세희는 순식간에 그의 다리를 부둥켜안고는 그의 종아리를 아주 세게 깨물었다.“이… 이년이, 이 미친개야! 미친개! 당장 놔! 신혜린! 신혜린! 이 미친개는 어디서 데려왔어! 당장 놔줘…”하지만 불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차여 날아갔다.그를 찬 사람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발차기 한 번으로 그 불곰을 4~5 미터나 떨어진 벽으로 날렸고, 불곰은 벽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부딪혀 떨어졌다.그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는 한 발에 밟혔다.“엄… 엄 비서?” 불곰은 머리를 들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엄 비서는 살벌한 얼굴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한쪽에 있던 신혜린은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방금 들어온 남자가 신세희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늦었지, 미안해.” 부소경은 연거푸 자책했다.그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신세희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사실 신세희의 귀에 대고 속삭인 거였다.부소경은 정말 깜짝 놀랐다.어제 신세희와 통화한 후, 그는 줄곧 뒤척이며 잠에 들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그는 계속 신세희가 이번에 혼자 고향에 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밤새도록 부소경은 거의 눈을 붙이지 못했다.밤에 야간 비행기가 없어서 오지 못해 오늘 아침 부소경은 4시에 일어나 신유리를 안고는 차를 타고 비행기장으로 달려가 가장 이른 5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이리로 왔다.아침 8시 정각에 비행기가 착륙했고 신유리는 아직 자고 있었다.어린 아이는 원래 잠이 많은 데다가 비행 내내 못 자다가 내려서 부터 잤기 때문에, 부소경은 잠든 신유리를 데리고 이 현성까지 달려온 것이었다.차를 급속히 몰던
분명해!그들은 그 즉시 여기로 달려왔다.다행이다, 다행이야!천만다행이야!부소경은 신세희를 품에 꼭 안았다.“소경 씨…” 신세희가 울음을 터트렸다.평생 거의 운 적 없는 신세희가 부소경의 품에 안기자 눈물을 흘렸다.“정말 다시는 당신과 우리 딸을 못 보는 줄 알았어요… 나… 아직 살아있죠?”“살아있어.”부소경이 말했다.“이거 꿈 아니죠?”신세희가 다시 물었다.“아니야.”“대체 어떻게… 어떻게 나를 찾았나요? 제가 보낸 구조 요청 문자를 본 건가요?” 신세희가 물었다.부소경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사실 아무런 문자도 받지 못했다.어젯밤 그는 계속해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녀가 계속 받지 않자 그는 그녀 핸드폰이 꺼진 줄 알았다.“내가 보낸 메세지도 못 봤는데, 여기는 어떻게 온 거예요?” 신세희가 물었다.“직감이야, 왠지 계속 네 걱정이 됐어.” 부소경이 말했다.“소경 씨…”그녀는 그의 품에 힘껏 머리를 파묻었다.이걸 본 신혜린은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하고 소리 질렀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너희 누구야! 감히 여기서 무슨 짓이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신혜린은 평생 부소경을 본 적이 없었다.비록 TV나 유튜브에서 몇 번 봤지만, 대부분 옆모습인 데다가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신혜린은 부소경을 모른다. 그저 한 사람이 와서 다짜고짜 신세희를 껴안고 있는줄로만 알았다. 게다가 알고 지내던 불곰이 자신의 클럽에서 맞았으니 그녀가 당연히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네가 신혜린이야?” 부소경이 차갑게 신혜린을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신혜린은 아주 거만하게 부소경을 바라보며 거들먹거렸다. “그래, 내가 신혜린이다. 나 신혜린은 이 현성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야! 지금 나는 내 육촌 여동생을 교육시키고 있는 거야, 우리 집안 일이라고! 어디서 굴러온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걸! 빨리 내 여동생 돌려내!”부소경의 품에 안긴 신세희는 상황이 참 웃기고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부소경은 서두르지 않고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