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다행히 푹 잘 수 있었다. 다만 그의 팔을 베고 자지 않았던 터라 희미한 아침 햇살이 창틈으로 스며들자 바로 눈이 떠졌다. 아직 6시밖에 되지 않은 시각, 호텔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신세희는 택시 하나를 불렀다. 어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라, 15년 전 고풍스러운 분위기 대신 고층 건물들이 늘어섰다는 것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낮에 다시 관찰해보니 이곳은 도처에 공사 중이었다.이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서쪽에 위치한 그녀의 고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마 자기 집만 빼고 다들 2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었겠지? 12살에 이곳을 떠났을 때도 그 건물은 작고 볼품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그 집은 아마 무너지고도 남았을 터였다. 택시를 잡은 신세희는 부소경의 말대로 40만 원을 바로 건네지 않고, 먼저 그 절반인 20만 원을 불렀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그것만으로도 좋아하며 냉큼 동의했다. 기분이 좋아진 기사가 열정적으로 말을 늘어놓았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이곳 사람은 아니시죠? 큰 도시에서 오신 분인 것 같군요. 친척을 보러 오셨나요? 아니면 친구? 아니면 여행하러 오신 건가요?”기사의 질문에 신세희가 짧게 대답했다. “두루두루요.”그녀가 기사에게 질문했다. “이곳도 점점 도시 모양을 갖춰 가네요.”“그렇죠? 20년 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작은 지방이었는데 이렇게 확장될 줄은 몰랐네요. 이 앞에는 공원처럼 지은 고급 아파트 단지도 있어요.”“그러네요, 예뻐요.”신세희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휴, 여긴 예쁜 축에 끼지도 못해요. 동쪽 호수는 가보셨어요? 그곳이야말로 절경이죠.”“동쪽 호수요...”비록 고향을 떠난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그때는 이곳에 호수가 없었다. “인공 호수예요. 그리고 서쪽 편에도 호수를 만들 작정인가 봐요. 곧 공사를 진행할 건지 요 며칠 전부 터 철거작업을 시작했다더라고요. 동쪽과 서쪽 모두 호수가 만들어지면 우리 지방이 훨씬 더 아름다워질 거예요.”“철거요
신세희가 겁도 없이 지게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운전을 멈춘 운전기사가 신세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당신 죽으려고 환장했어? 그렇다고 나한테 이러면 어떡해. 당신 뭐야? 방해하지 말고 당장 비켜요.”신세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여긴 우리 집이에요. 내 동의도 없이 이렇게 함부로 철거하는 게 어디 있어요?”“......”머뭇거린 그가 입을 열었다. “우린 그냥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뿐입니다. 당신 마을에서 동의한 일이에요.”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가 아는 얼굴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어릴 때 이웃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아마 얼굴이 변해서 못 알아보는 걸 수도 있었다. 이때 그녀의 뒤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희니? 세희인 거야?”고개를 돌리니 80살 남짓한 굽은 등을 한 노인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실례지만 누구신지...”“세희가 맞느냐?”노인이 다시 물었다. “맞아요. 제가 세희입니다, 신세희요. 제 아버지 성함은 신규산이라고 하고요, 어머니는...”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인이 울먹이며 말했다. “드디어, 드디어 너희 집안 식구들을 보게 되는구나.”“......”노인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던 신세희가 재차 물었다. “실례지만 누구시죠?”“나다, 네 이웃집에 살고 있던 신 영감. 잊은 게냐? 네 부모가 밭일할 때면 우리 집에 너를 맡기지 않았느냐.”“작은할아버지?”신세희는 바로 눈시울을 붉혔다. “정말로 작은할아버지예요?”신세희는 바로 신 씨네 둘째 할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가 어렸을 적, 둘째 할아버지는 몹시 정정하셔서 50대처럼 보였다. 그때 부모님은 자주 그녀를 할아버지 댁에 맡기곤 했었다. 그 집안에는 아들이 없었고, 데릴사위를 들여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하여 마을 사람들은 그들 집안을 업신여기며 괴롭히기 일쑤였다. 물론 신세희네 집안도 마을 사람들의 눈에 차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을
"세희야, 이리 오렴, 우리 집으로 오렴, 이 둘째 작은 할아버지가 자세히 알려줄게." 신 영감은 비록 늙었지만 멍청하진 않았다. 그는 여기에 사람들이 많아 말하기 곤란한 것을 알았다.신세희는 그곳의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더니 막 공사를 시작하려는 포크레인 기사를 보며 말했다."제가 이 집의 주인이니, 당신들은 반드시 저에게 똑바로 설명해 주셔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드러누워 당신들이 어떻게 나오나 볼테니까요!""…." 포크레인 기사는 말이 없었다그들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할 뿐이었다. 그 포크레인 기사에게 지시하는 관리인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잠시 후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어휴, 어쩔 수 없네. 다들 잠깐 멈추세요. 그래도 사람이 먼저인데 이렇게 이 집의 진짜 주인이 왔으니 일이 해결되는 대로 다시 시작할게요."이 관리인의 말에 공사 차량들은 다들 방향을 돌려 가버렸다.그냥 돈 받고 일하는 것뿐인데 누가 굳이 문제를 일으키려 하겠는가.곧 공사를 시작하려던 신세희의 집은 이렇게 잠시 지켜졌다. 사실 이렇게 집을 지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집의 지붕도 없어 흙 벽만 처량하게 남아 있었고 방 안은 다 부서져 형체를 알 수 없는 가구들이 나뒹굴고 있었다.하지만 신세희는 꿋꿋이 자신의 집 터에 들어가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다.그 속에서 그녀는 정말 자신의 어릴 적 엄마 아빠랑 같이 찍은 사진 한장을 찾아냈다.사진 속 신세희는 겨우 대여섯 살 정도 돼 보였고, 엄마도 굉장히 젊어 보였다. 아빠는 엄마보다 열댓살 정도 많아 보였는데 부모님 모두 성실하고 온화해 보여 세 식구가 유난히 따스해 보였다.이 사진을 본 신세희는 이내 눈앞이 흐려졌다."세희야, 내 새끼..." 신 영감이 다 허물어진 벽 쪽에서 신세희를 불렀다."둘째 작은 할아버지?" 신세희가 즉시 고개를 돌렸다."그래, 이리오렴, 이 할아버지 집으로 가자." 신 영감이 말했다.신세희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사진을 잘 챙겨 신 영감을 따라
안에서 신세희와 이야기를 나누던 신 영감은 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벌벌 떨었다."네 그 육촌이 찾아왔다." 그가 신세희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신세희가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자 신 영감의 다 무너져 가는 마당에 아주 체통 있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이 여자는 신세희보다 다 여섯 살은 더 많아 보였는데 얼핏 보면 한 삼십 초반 정도로 보였다. 그녀는 보기 좋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얼굴의 피부는 좋지 않았고 몸매도 살짝 뚱뚱해 보였다.여자는 방 안을 향해 계속해서 난동을 피웠다. "신세희! 여기가 어디라고 네가 감히 돌아와! 당장 나와!"한참 신세희를 부르더니 신 영감에게 "둘째 어르신, 제가 보기엔 줄을 아주 잘못 서셨네요. 당신 딸과 그 남편도 감히 이 땅에 돌아오지 못하는데, 당신은 지금 그 십 오육년간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던 그 잡종이 당신 편에 서 줄거라 생각하는 거예요?”잡종?이 두 글자를 듣자 신세희는 그녀가 어렸을 때 많은 어른들이 자신을 "잡종 새끼"라고 불렀던 것이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네 아비는 불임이야. 너는 네 어미가 어디서 가져온 잡종 새끼지. 너 이 새끼는 복도 많아, 네 아빠가 이렇게 너를 진심으로 아껴 주니."라고 손가락질했었다.그렇다, 그녀의 아빠는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 주었다.어려서부터 집이 가난했다. 아빠는 반 불구로 힘 쓰는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엄마는 자신 때문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없었기에 신세희 집은 항상 남보다 가난했다. 하지만 아빠는 근처에서 잡일을 찾아 계속 열심히 일을 했고, 항상 가족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매번 집에서 고기를 먹을 때면 엄마 아빠는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고 그저 신세희가 먹는 것을 지켜만 보았었다.신세희가 엄마 아빠에게 왜 드시지 않냐고 물을 때면 엄마 아빠는 입을 맞춰 "세희는 아직 어려서 잘 크려면 밥도 많이 먹고 고기도 많이 먹어야 돼"라고 대답했었다.그가 죽는 순간까지 그는 신세희의 마음속 유일한 친아빠였다.그
신혜린의 노화에 택시 기사는 너무 놀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그저 신세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기사님 감사합니다. 먼저 차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이쪽 일을 수습하고 가서 돈을 드릴게요." 신세희가 온화하게 말했다."아, 그럴게요. 마음씨 좋은 아가씨." 택시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차로 돌아갔다."누가 너에게 그런 이야기를 알려줬지?" 신세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신혜린을 바라보았다.설마 임씨 가족이 여기에 왔었나?사실 신세희는 다른 걱정은 없었다. 철거대금도 받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 옛날 집에서 엄마 아빠의 유품이 있는지 찾아보고, 부모님의 무덤에서 유골을 꺼내 잘 가져만 갈 수 있으면 됐다.신혜린은 눈썹을 어루만지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사실 신세희가 도망간 이 5,6년간 임씨 가족은 여기에 여러 번 왔었을 뿐만 아니라 올 때마다 신혜린에게 연락을 했다.신혜린은 임씨 가족이 이 현성에 온 첫날을 잊지 못한다. 그 날 임씨의 큰 아가씨가 갔던 클럽이 마침 신혜린의 클럽이었고 두 사람이 떠들던 중 임서아는 신혜린이 신세희의 육촌 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혜린도 임서아를 통해 신세희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것이 임서아와 신혜린의 첫 만남이었다.임서아는 당시 신세희를 찾아와 입막음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못 이루고 돌아간 후 신혜린과 관계를 끊지 않고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 나갔다.임서아는 신혜린한테서 신세희의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았고 신혜린은 남성에서 온 귀한 아가씨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에 무슨 큰 상이라도 받은 것 마냥 기뻐했다.두 사람은 손발이 잘 맞았다.임서아는 신혜린에게 전화를 걸어 신세희가 옛집에 나타났냐고 물었고, 신혜린은 그녀가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임서아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 후 임서아가 와서 바로 신세희를 잡아갈 계획이었다.그렇게 되면 신씨 가문의 집은 자연스레 신혜린의 집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신혜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뭘 할 거냐고? 신세희 이 몇 년 동안 밖에서 뭐 했어? 그 동안 고생 많이 했지? 남성의 아가씨가 네 이야기를 적잖이 들려주셨어.""임서아?" 신세희가 다짜고짜 물었다."너 정말 똑똑하구나!" 신혜린은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너 남의 집에 빌붙어 먹고 산다며? 네 엄마는 그 집에 가정부라던데, 주인집 아저씨한테 또 무슨 짓을 했을지 누가 알겠어? 그런데 너 이년은 감히 주인의 이름을 막 불러? 어쩐지 네 주인 임서아씨가 널 그리도 싫어하더라니!""임서아가 또 당신한테 무슨 얘길 한 거예요!" 신세희가 노발대발하며 물었다."네가 돌아오면 바로 자기한테 전해 달라 하셨어. 그러면 잘 처리해 주겠다던데! 내가 지금 널 얼마나 봐주고 있는건지 알기나 해? 신세희, 난 네 언니고 넌 내 동생이야. 네가 밖에서 한 잘못들, 내가 너한테 잘 교육시킬 의무가 있지!" 신혜린은 부모라도 된 듯 신세희를 혼냈다.신세희는 자신이 혼자서는 이곳을 탈출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잠시라도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그녀는 치마안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키보드 위치를 기억해 부소경에게 카톡을 하나 보냈다.‘여보’‘SOS’그녀가 보낸 카톡은 아주 짧았다.그녀는 자신이 맞게 보낸건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휴대전화를 꺼내서 확인해 볼 수도 없었다.이렇게 카톡 두 개를 보낸 후 신혜린에게 반격하기 시작했다."당신이 내 육촌이든 아니든! 여기는 내 집이예요! 한 번만 더 저를 가로 막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겠어요!"그리고 그녀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112를 눌렀다.이 때 신혜린이 바로 달려들어 그녀의 휴대전화를 날려버렸다.곧이어 신혜린이 누군가 불러들였다. "들어와!"신 영감의 다 무너져 가는 마당에 순식간에 네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들어왔고, 그들은 신혜린에게 깍듯하게 말했다. "신 사장님, 분부만 내려주십시오."신혜린은 신세희의 휴대전화를 주워 그중 한 사람에게 건
최악이라 해봐야 죽기밖에 더 하겠는가?어쨌든 그렇게 되면 자신이 유일한 아빠를 따라가는 것 아닌가, 아빠랑도 사이가 좋았고 부소경과 짧은 사랑도 나눴으니 신세희는 그다지 생에 미련이 없었다.네 남자가 달려들어 신세희를 제압했지만 그녀는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다.“세희야...”신 영감이 눈시울을 붉히며 외쳤다.그는 그저 혼자 사는 노인이다. 그는 이렇게 돈 많고 성격 더러운데다 도시에서 사업하느라 한 따까리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신혜린 같은 여자를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둘째 작은 할아버지” 신세희가 차분하게 말했다. “괜히 폐를 끼쳤네요. 감사합니다”“신세희를 시내로 데리고 가” 신혜린의 한 마디에 네 명의 경호원이 신세희를 밖으로 끌고 나갔고 신 영감 집 밖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런 고분고분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켜볼 뿐이었다.힘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이어서 감히 나서지 못한 것이겠지.그들은 그저 한숨만 쉴 뿐이었다.멀지 않은 곳에 한 사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휴, 집에 이제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아직까지 괴롭힘 당하고 있다니. 신세희도 정말 인생이 고달프지, 밖에서 십 몇 년을 숨어 살더니, 왜 돌아온거야? 돌아오지 말았어야지.”마을에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밖에서 살기 힘드니까 그렇지! 밖에서 살만 했으면 애가 돌아 왔겠어? 우리 마을에 대여섯번 왔던 임 아가씨의 얘기를 듣자 하니 밖에서 애도 낳았더만. 애는 어떻게 됐나 모르겠네. 내가 보기엔 신세희가 대도시에서 미움을 산 거야. 그 임씨 아가씨라는 사람한테 말이지!”“그래서, 그 임 아가씨랑 신혜린이 힘을 모아 신세희를 죽음으로 몰아넣겠다는 거야?”“그런 거지! 가여워라.”“입 조심해! 가만히 있어! 신혜린은 도시에서 한 따까리 하잖아. 우리가 어찌 할 수가 없어.”“그러게 말이야, 쟤는 도시에서 클럽을 운영해. 인맥도 넓지. 괜히 미움 사면 곤란하니 조용히 있자.”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랬다.어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혜린에게 아
“이 여자가, 지금 뭐 하는 거야!”신세희가 소리쳤다.“신세희, 남성의 임씨 아가씨를 화나게 한 너 자신을 탓해. 지난 5~6년 동안 임씨 가족, 임씨 집안의 아가씨가 너를 찾으러 여기에 자주 왔었어. 내가 임씨 아가씨 맘에 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매번 올 때마다 몇 백씩 써 가며 대우해 줬어.내가 쓴 돈을 다 물거품으로 만들 순 없겠지?널 이용해서 다시 벌어올 거야!” 신혜린이 음흉하게 웃으며 소리쳤다.“자기사리사욕 때문에 가족을 팔아먹다니, 너 이거 범죄야!”“하하! 신세희! 너 이 귀여운 년! 감히 이 현성에서, 이 내 홈그라운드에서 나한테 범죄를 들먹여? 내가 이 현성에 인맥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하지만 당연히 내가 너를 그렇게 쉽게 죽여줄리 없지!너로 돈 맛 좀 보고 나서, 그 때 가서 죽여주지!” 신혜린이 미친듯이 웃으며 말했다.신세희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언니, 내가 언니한테 뭐 잘못 했어?”라고 물었다.이에 신혜린은 흉악스럽게 대답했다 “난 네 언니가 아니야!”“신씨가 아니라고?” 신세희가 물었다.“퉤! 난 신씨 집안 사람이지! 하지만 넌 아니야! 신혜린은 분노와 질투가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그때 내 부모님은 도시에서 나라 일을 했지만, 집을 받지 못했지. 당시 우리 집은 좁아터질 것 같았어, 나랑 부모님 세 식구가 고작 8평짜리 작은 방에서 같이 살았어.그때 우리 아빠가 너희 아빠한테 장가 가지 말고 우리랑 같이 살자고 했어. 네 아빠가 늙으면 조카딸인 내가 네 아빠를 모시겠다고 했지.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아빠 돈으로 네 아빠 집을 수리해 주기로 했어. 조건은 딱 하나, 네 아빠 집을 수리한 후 우리 가족도 같이 살다가 내가 그 집과 땅을 물려받는 것이었지.일은 계획대로 잘 되고 있었어.그런데!그런데 네 엄마가 갑자기 널 데리고 왔고 네 아빠와 결혼했잖아!너 이 사생아! 잡종! 이 아비가 누군지 모르는 굴러 들어온 년아!넌 절대 신씨 집안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