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9화

신세희는 다행히 푹 잘 수 있었다. 다만 그의 팔을 베고 자지 않았던 터라 희미한 아침 햇살이 창틈으로 스며들자 바로 눈이 떠졌다.

아직 6시밖에 되지 않은 시각, 호텔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신세희는 택시 하나를 불렀다.

어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라, 15년 전 고풍스러운 분위기 대신 고층 건물들이 늘어섰다는 것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낮에 다시 관찰해보니 이곳은 도처에 공사 중이었다.

이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서쪽에 위치한 그녀의 고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마 자기 집만 빼고 다들 2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었겠지?

12살에 이곳을 떠났을 때도 그 건물은 작고 볼품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그 집은 아마 무너지고도 남았을 터였다.

택시를 잡은 신세희는 부소경의 말대로 40만 원을 바로 건네지 않고, 먼저 그 절반인 20만 원을 불렀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그것만으로도 좋아하며 냉큼 동의했다. 기분이 좋아진 기사가 열정적으로 말을 늘어놓았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이곳 사람은 아니시죠? 큰 도시에서 오신 분인 것 같군요. 친척을 보러 오셨나요? 아니면 친구? 아니면 여행하러 오신 건가요?”

기사의 질문에 신세희가 짧게 대답했다.

“두루두루요.”

그녀가 기사에게 질문했다.

“이곳도 점점 도시 모양을 갖춰 가네요.”

“그렇죠? 20년 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작은 지방이었는데 이렇게 확장될 줄은 몰랐네요. 이 앞에는 공원처럼 지은 고급 아파트 단지도 있어요.”

“그러네요, 예뻐요.”

신세희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휴, 여긴 예쁜 축에 끼지도 못해요. 동쪽 호수는 가보셨어요? 그곳이야말로 절경이죠.”

“동쪽 호수요...”

비록 고향을 떠난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그때는 이곳에 호수가 없었다.

“인공 호수예요. 그리고 서쪽 편에도 호수를 만들 작정인가 봐요. 곧 공사를 진행할 건지 요 며칠 전부 터 철거작업을 시작했다더라고요. 동쪽과 서쪽 모두 호수가 만들어지면 우리 지방이 훨씬 더 아름다워질 거예요.”

“철거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