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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엄선희는 턱을 높이 들며 말했다.

“흥! 싫어요! 비록 비싼 드레스를 살 형편은 안 되지만 제 베프한테 빌려도 되거든요? 제 베프 돈 엄청 많은 거 아시죠? 주말에 저 세희 씨 집에 가서 제일 예쁜 드레스 고를 거예요. 파티에서 다른 여자들 다 기죽일 거라고요!”

“풉.”

늘 신사답던 서준명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엄선희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서준명에게 물었다.

“왜 웃어요? 내가 웃겨요? 나 비웃는 거죠?”

신세희도 서준명을 향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서 대표님. 우리 선희 씨 만만하게 보면 안 돼요. 우리 선희 씨가 얼마나 예쁜데. 정말이지 파티에서 제일 빛날걸요?”

“맞아요!”

엄선희는 더욱 신이 나서 말했다.

서준명은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엄선희를 바라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선희 씨, 잊었나 본데요. 2개월 전쯤인가? 도연주라는 여자가 세희 씨 옷은 아니지만 세희 씨 악어가죽 가방 들었다가....”

서준명이 말하는 사건은 구자현이 신세희를 곤란하게 하려고 파티를 개최했을 때 도연주가 신세희의 악어가죽 가방을 들고 나타나 부소경한테 찍혔던 사건이다.

구준명의 말을 들은 엄선희는 등골이 서늘해져 바로 구준명의 차에 탔다.

그러고는 머리를 내밀어 신세희에게 말했다.

“미안해, 세희 씨. 나 세희 씨 드레스 안 입을게. 대표님한테 내가 절대로 세희 씨 드레스 눈독을 들인 적 없다고 전해줘. 꼭 전해줘.”

구준명의 차가 출발했다.

얼마나 갔을까, 구준명은 엄선희의 이마를 콕 찍으며 말했다.

“저기요, 이걸 뭐라는 줄 알아요?”

엄선희가 물었다.

“뭐... 뭐라고 하는데요?”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해요.”

“뭔 얘기예요?”

서준명은 운전대를 잡고 조리 있게 말했다.

“부소경이 신세희 씨를 마중 왔더라면 선희 씨가 세희 씨의 드레스를 입으려는 걸 알았겠죠.”

엄선희는 겁에 질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저 정말... 찍히는거 아니겠죠? 우리 사촌 오빠가 대표님 보디가드인데, 좀 봐주지 않을까요?”

서준명은 엄선희의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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