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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보니 거들먹거리며 흉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임서아가 보였다.

“너 감히 여기를 와?” 신세희는 차분하게 물었다.

“하!” 임서아는 신세희한테 비참하게 당했던 일은 깡그리 잊은 듯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신세희!” 그녀는 위풍당당하게 외쳤다. “내가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온 줄 알아? 난 자신 없는 싸움 안 해”

신세희는 여전히 침착했다. “너 무슨 뜻이야? 싸움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신세희는 오늘 임서아가 먼저 손을 쓴다면 그녀를 물어서라도 죽이려고 작심했다. 그녀는 임 씨 집안을 원망했다. 자신을 감옥살이한 것도,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을 못보게 된 것도, 그리고 임지강에 관해서도 모두 원망스러웠다.

신세희가 방랑하면서 살아왔던 6년간, 임 씨 집안에서 온갖 악독한 수단을 써가면서 부소경의 명의로 그녀를 죽이려고 했던 사실을 어제 알게 되였다. 지금 당장 임서아를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고 여겨 임 씨 집안을 찾아가 따지지는 않았다.

이럴수록 침착하고 냉정해야 한다.

그녀는 우선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의 상황부터 알아보려 했는데, 임서아가 이렇게 먼저 찾아온 것이다.

신세희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엄선희가 나서서 말했다. “임서아, 너 바보 아니야? 서 씨 집안 외손녀로서 부끄럽지도 않아? 너 며칠 전 회사에서 쫓겨난 일 잊었어?

자기가 파렴치한 내연녀라고 자기 입으로 지껄이더니 이제 고작 열흘도 안 지나서 벌써 잊은 거야? 건망증 심하네, 참 이상한 여자야!”

엄선희는 욕설을 내뱉었다. 신세희보다 더 강했다.

엄선희의 말에 신세희는 몰래 웃었다.

곁에 친구가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한 부소경의 말이 생각났다.

이럴 경우, 엄선우보다 엄선희가 더욱 도움이 된다. 엄선우는 남자로서 어찌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는 저런 막장녀와 싸움할 수 있겠는가? .

하지만 엄선희는 다르다.

엄선희는 욕설을 하고 나서 임서아를 조롱하듯 바라보며 웃었다.

임서아는 화가 나서 신세희를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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