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아 아빠는 바로 우물쭈물 대답했다. “어르신, 정연이 카드가 지금 다 동결됐어요, 부소경이 동결시킨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이 정연이가 서씨 가문에서도 못 살게 하고, 정연이의 이모 그러니까 어르신의 며느리가 정연이를 돕게 하지도 못 했어요. 이렇게 되면 정연이는 아가씨로써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랐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서씨 집안 어르신은 상당히 죄책감을 느끼며 말했다. “정연이는 우리 서씨 가문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라서, 난 정연이를 친손녀처럼 생각하지. 근데 내가 그동안 아팠어서,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서아 일 때문에 바빠서 정연이를 까먹고 말았구나.” 결론적으로 서씨 집안 어르신은 그래도 사리가 밝은 노인이었다. 특히 그는 아이들에게, 친척의 아이들에겐 최대한 해줄 수 있는 보살핌을 다 해주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고 민정연의 아빠와 엄마는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어르신, 사실은 부소경 도련님이 그 아내한테 꼬드김을 당해서, 지금 정연이가 조의찬이랑 사귀지 못 하게 하고 있어요. 정연이가 남성에 있는 어떤 귀족과도 접촉하지 못 하게 하고 있어서 정연이는 지금 고립되어 있고, 그 여자가 정연이를 고립시킬 뿐만아니라 정아를 속여서 자기가 이용해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 여자가 지금 정아한테 남자친구를 소개해줬는데, 구씨 가문 작은 도련님이라는 것 같아요.” 민정아의 엄마는 걱정스럽게 서씨 집안 어르신을 보았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이로 인해 화를 냈다. “뭐라고? 구씨 가문 도련님 구서준이 신세희 그 여자랑 한 편이란 말이야?” 민정아의 아빠 엄마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무섭게 팔을 들어 책상을 내려쳤다. “이 여자가! 정말 갈수록 쉽지 않고만! 너희가 한 말 무슨 뜻인지 알아 들었어. 내가 직설적으로 말해서 미안하지만, 구씨 가문 도련님이 아무리 아쉬워도 너희 딸을 아내로 삼지 않을 거야. 만약 정연이가 구서준한테 시집 간다면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신세희를 없애버리는 건 80 넘은 서씨 집안 어르신의 제일 큰 소원이었다. 비록 서씨 집안 어르신은 지금 신세희를 별로 미워하지 않았고, 심지어 신세희가 임서아보다 더 기가 세고, 단단하고 훨씬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관적으로 봤을 때 그는 여전히 신세희를 살려둘 수 없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이미 계획을 끝냈다. 서울에 있는 그의 모든 인맥을 동원하고 그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부소경에게 섬 도시를 점령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할 수 있었고, 그걸로 부소경이 임서아랑 결혼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건 매우 매혹적인 조건이었다. 부소경도 큰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신세희를 처리할 수만 있다면, 신세희의 방해만 없다면, 부소경은 누구를 아내로 얻으려 할까? 만약 임서아가 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임서아랑 결혼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게 서씨 집안 어르신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 생각을 부씨 가문 어르신 부태성에게 말했다. 부태성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두 어르신은 합이 맞았다. 상의를 끝낸 후, 서씨 집안 어르신은 또 민정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 너머 민정연은 서씨 집안 어르신의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 “여보세요, 할아버지… 저 아직 기억하세요?” “착한 우리 손녀, 고생 많이 했구나. 할아버지가 그동안 아파서 서울에 있느라 남성에 오지 못 했어. 그래서 여기서 벌어진 일들을 바로 처리할 수 없었고, 남성에 돌아와서 네 동생 서아 일부터 좀 처리하느라 네 신경을 못 써줬더니 네가 억울함을 당했었구나.” 서씨 집안 어르신은 민정연이 어렸을 때부터 크는 걸 보면서, 민정연에겐 손주로써의 깊은 감정이 있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 말하는 걸 듣고 민정연은 더 크게 울었다. “할아버지, 부소경이… 저희 이모랑 이모부가 절 재정적으로 돕지 못 하게 만들고, 제 은행 계좌까지 다 동결시켜 버리는 바람에 지금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밖에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원래 할아버지
퉤! 여자는 언제든지 갖을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어! 하지만 섬은 딱 하나뿐이지. 이 섬을 점령하게 되면 우리 할아버지가 엄청 큰 도움을 주는 거야! 그래서, 부소경은 분명 너를 버리겠지! 꼭 임서아랑 결혼하고 말 걸! 나중에 나랑 임서아랑 연합해서 꼭 너를 지옥으로 빠트릴 거야! 흥! 두고 보자고!” 저녁 내내 민정연은 이런 달콤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부씨 가문 연회에서 빛을 내는 모습을 상상했다. 부씨 가문 연회까지는 하루가 남았고, 많은 사람들은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대로 이 연회의 주인공인 신세희와 부소경은 늘 평온하고 담담했다. 그들은 각자 하던대로 출근을 하고 퇴근을 했다. 금요일 퇴근 시간, 신세희는 자신의 친한 친구 두 명에게 부탁했다. “두 사람 다 드레스 골랐어?” 민정아와 엄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정아가 말했다. “피팅도 해보고 현장에서 수정했는데 딱 맞더라고. 세희씨, 난 내 몸매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내 날씬함이 부각되고 키도 커보이는 거 있지? 난 원래 키가 작거든, 162 밖에 안돼. 근데 그 드레스를 입으니까 훨씬 날씬해 보이고 다리고 길어 보여서, 내가 봐도 내가 너무 예쁘더라.” 신세희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정아씨 사실 엄청 예쁘잖아.” “나도 있어!” 엄선희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신세희를 보았다. 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엄선희를 칭찬했다. “선희씨도 예쁘지. 그래서 난 두 사람이 연회에서 아름다움으로 기를 다 죽여놨으면 좋겠어. 나중에 남자들이 너네를 쫓아오면, 구씨 도련님이랑 서씨 도련님도 애가 타겠지.” 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회사를 떠났다. 엄선희와 민정아는 같이 엄선희의 집으로 향했다. 신세희는 부소경의 차에 탔다. “긴장돼?” 부소경이 물었다. “뭐가요?”신세희는 온화하게 부소경을 보았다. “내일 가족 연회 말이야.” “긴장 안돼요.” 신세희는 웃었다. 예전과 비
신세희의 얼굴은 빨개졌다. “정, 정말이에요?” 부소경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엄선우가 먼저 대답을 했다. “당연히 정말이죠 사모님. F그룹 인스타 공식 계정에 이미 부인께서 대표님의 아내라고 발표했어요. 이제 온 도시 사람들이 사모님께서 대표님의 아내인 걸 알았으니 예전처럼 다들 색안경 끼고 보지 않을 거예요.” 신세희는 엄선우가 자신을 위로하는 걸 알았다. 그녀는 옅게 웃었다. “고마워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내일이 어떤 현장이 되든 난 다 괜찮거든요. 그저 우리 세가족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다른 무안한 상황이 벌어져도 난 다 받아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그녀는 부소경의 손을 들어 자신의 작은 손을 그의 손에 포개었다. 남자는 말없이 신세희의 손을 꽉 잡았다. 이 날 저녁, 세가족은 일찍 쉬었고, 저녁 때 신세희는 남자를 잠깐 귀찮게 하다가 남자는 그녀의 간지럽히는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오늘은 안돼, 내일 아침 일찍 저택에 가야 하니 오늘 너를 피곤하게 할 수 없어.” 하지만 신세희는 예상치 못한 말을 했다. “적절한 운동은 여자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요. 당신이 말했듯이 내일 연회의 진짜 여주인공은 나라면서요. 내가 여주인공이라면 내가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되어야죠, 설마 당신은 내가 아름다워 보이길 바라지 않는 거예요? 아, 생각났다. 당신은 늘 내가 아름다워 보이는 걸 원치 않았었죠. 당신은 내가 늘 평범하게 입고, 안 예뻐 보이는 걸 원했잖아요.” 이 말은 왠지 모르게 비꼬는 듯해서 부소경을 멍하게 만들었다. 늘 그녀가 과묵한 줄 알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말이 많아질 때가 있었고 그건 보통 화가 났을 때였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그녀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녀는 편해진 상황에서 이렇게 말이 많아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엔 비꼬는 듯한 느낌이 담겨 있었다.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너 말없는 편이 아니었구나.” 신세희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서글퍼졌다. 이때 부소경은 제때 멍 때리며 그녀가 잡생각하는 걸 멈추게 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깼으면 침대에서 일어나. 이따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해주러 올 거야. 그리고 끝나면 연회장으로 같이 갈 거고.” 신세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집으로 오게 하고 말이에요. 큰 일도 아니잖아요.” “큰 일은 아니지. 하지만 이번이 네 신분을 제일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기회야, 알겠어?”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조금 지난 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왔다. 거의 2시간을 꾸민 뒤 출발할 수 있었다. 출발하기 전, 신세희는 엄선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선희는 전화를 빠르게 받았다. “여보세요, 예쁜 아가씨, 오늘 얼마나 예쁠지 궁금하네.” 신세희는 부끄럼 없이 말했다. “당연히 너보다 예쁘지, 어때, 너희는 준비 다 됐어?” 엄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 정아씨랑은 다 준비됐어. 아까 서씨 도련님이랑 구씨 도련님한테도 전화했었는데, 둘 다 금방 오신데. 우리 이따가 저택에서 보자.” 신세희는 웃었다. “응, 저택에서 보자.” 지금까지 그녀는 한번도 당당하게 부씨 저택에 간 적이 없었다. 어쨌든 이번에 그녀와 부소경의 마음속엔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고, 게다가 그녀에게 새로운 절친 두 명이 생겼으니, 자리에서 만약 무슨 일이 생겨도 두 친구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끊을게, 너희도 예쁘게 하고 와.” 신세희가 엄선희에게 말했다. “알겠어, 이따 봐.” 전화를 끊은 뒤, 엄선희는 민정아를 보았다. “정아씨, 사실 예전에 정아씨가 입었던 옷 다 괜히 산 것들 같았어. 예전에 갖고 있던 옷들은 입고만 있으면 졸부 같아 보였거든. 정아씨랑 어울리는 게 하나도 없었어. 근데 오늘은 역시 도련님 안목이 좋았네. 예전의 정아씨는 안목이 하나도 없었잖아.” 민정아는 암담한 말투로 말했
서준명은 엄선희의 실망한 말투가 느껴졌고, 그는 바로 빠르게 설명했다. “선희씨, 우선 들어봐요. 저랑 서준이한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어요. 알잖아요, 저희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이제 막 치료하고 돌아오신 거. 이제 80이 넘으셨는데, 저희 할아버지랑 부씨 어르신이랑 사이가 좋으셔서, 부씨 어르신께서 그렇게 큰 연회를 주최하셨으니, 저랑 서준이가 미리 좀 와서 도와달라고 하시네요. 저희가 어르신 뜻을 거역하긴 어려워서요. 그런데, 저랑 서준이가 비록 선희씨랑 정아씨를 직접 데리러 갈 수는 없지만, 데리러 갈 차를보냈어요. 이따가 부씨 저택 문 앞에 도착하면 저한테 전화 줘요. 저희가 마중 나갈게요.” 서준명은 매우 미안한 말투였다. 그는 사실 약속을 굉장히 잘 지키는 사람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붙잡을 줄은 예상하지 못 해다. 당시에 서준명은 서씨 집안 어르신에게 설명했다. “할아버지, 이번에는 부씨 저택에 같이 못 갈 거 같으니 저희 부모님 차 타고 가세요. 제가 되게 중요한 친구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이 친구가 나중에 할아버지 손주며느리가 될 수도 있거든요. 제 결혼과 관련된 큰 일을 방해하실 수는 없잖아요.” 처음에 서준명은 어르신이 그가 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는 걸 반대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어르신이 너그럽게 웃을 줄은 몰랐다. “그래 서준아, 넌 할아버지가 얼마나 손주며느리를 기대했는지 모를 거야. 해외에 있는 네 형이 3년동안 안 돌아와서 집엔 너 밖에 없잖니. 안 그래도 너한테 여자친구 좀 사귀라고 말하려고 했어. 그런데 부씨 어르신이 이제 거의 100살이 다 되셨잖아, 또 부소경이 직접 집에서 주최하는 연회이기도 하고, 너가 일찍 가서 돕지 않으면 그것도 말이 안되지.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그 여자애가 철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마음이 너그러운지 아닌지 시험해볼 수 있잖아?” 서준명:“......” 어르신의 말은 그를 반박할 수 없게 만들었다. 망설이다가 그는 어르신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할아버지,
엄선희는 아래층에 내려와서 무언가 떠올라 민정아에게 말했다. “정아씨, 나 세희씨한테 전화 좀 할게.” 민정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야 좀 더 안전하니까.” 엄선희는 핸드폰을 꺼내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신세희는 전화를 빨리 받았다. “선희씨, 지금 서준명씨 차 탄 거야?” “세희씨, 지금 어디야?” 엄선희가 물었다. 신세희:“......” 그녀는 지금 엄선우의 차에 타고 있었다. 그녀의 옆엔 부소경이 없었고 신유리만 있었다. 1시간 전, 그들이 집을 나서려고 할 때, 부소경은 부씨 집안 어르신에게 급한 일이 있다고 불려갔다. 부소경은 빠르게 엄선우를 시켜 모녀가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고, 그는 혼자 차를 타고 저택으로 갔다. “대답 못 하는 거 보니까, 옆에 부소경씨도 없는 거 맞지?” 엄선희는 무언가를 알아낸 듯했다. 신세희의 마음도 살짝 침울해졌다. “선희씨, 뭐라도 알아낸 거야?” 엄선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것처럼 달콤하게 웃었다. “세희씨, 난 이제 세희씨가 혼자 재벌집에 있었을 때의 느낌을 알 것 같아. 재벌집은 역시 걱정을 안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네. 하지만 아무리 위험한 곳이어도 나랑 정아씨가 도와줄게!” 옆에 있던 민정아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신세희는 담담하게 물었다. “방금 서씨 도련님이 어르신한테 불려간 거야? 구씨 도련님도 정아씨 데리러 안 왔어?” 엄선희가 대답했다. “맞아! 보아하니 또 그쪽에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겠지. 그런데 난 무서울 게 없어. 난 막돼먹은 여자야, 하늘도 땅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오늘 우리 셋이서 연합해야 해. 만약 부씨 저택에서 누가 세희씨를 못 살게 굴기만 하면, 우리 셋에다가 유리까지 합세해서, 여자 넷이서 부씨 가문을 뒤집어 놓을 거야. 어때?” 신세희는 평온하게 웃었다. “그러자.” 성질이 더러운 걸로 봤을 때, 신세희는 엄선희만큼 더럽지 못 했다. 기가 센 걸로 봤을 때도, 신세희는 민정아
엄선우와 신세희 및 신유리 앞에 나타난 건 민정연이었다. 4일 전과 비교했을 때 민정연은 훨씬 더 맑아 보였고, 그저 눈 밑엔 여전히 다크서클이 있었고, 얼굴은 살이 빠져서 귀신 같았다. 이런 그녀가 진한 화장을 하고 비싼 긴 드레스를 입고 있으니 진짜 원한이 가득한 처녀귀신 같았다. “신세희! 잘 지냈니?” 민정연이 먼저 신세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줌마, 안녕.” 신세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리가 먼저 말했다. 민정연은 예의바른 척했다. “네가 부유리구나?” “누가 부유리라고 그래? 난 신유리야!” 신유리는 속셈을 모르고 생각없이 대답했다. 민정연은 머리를 탁 쳤다. “아, 맞다 내 기억력. 그러네, 너 신씨였구나, 신유리.” 신유리는 민정연을 향해 혓바닥을 내밀었다. “못생긴 귀신이 내 이름을 기억하다니, 정말 역겹네.” 어린 꼬맹이가 어른처럼 말을 하니 엄선우는 뒤에서 웃겨서 웃었다. “너 뭐라고 했어!” 민정연은 순간 화가 났다. 신유리는 과장되게 놀란 표정을 지은 뒤 엄선우 옆으로 왔다. “아저씨, 저 여자 귀신 좀 쫓아내줘.” 이 꼬맹이! 정말 나빴다. 상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우선 엄마의 힘을 아껴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비서를 앞세워 나섰다. 하지만 엄선우는 기꺼이 나서는 걸 원했다. 그는 신유리를 안은 뒤 날카롭게 민정연에게 말했다. “아가씨!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차려 입고 부씨 가문 연회에 오시다니 말이에요. 설마 며칠 전에 무릎 꿇고 도련님에게 빌던 걸 잊으셨나요? 도련님께서 서씨 집안 어르신과 서준명 도련님을 생각해서 봐드린 거예요. 하지만 도련님께서 아가씨의 은행 계좌를 모두 막으라고 지시하셨죠.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 아가씨께서 어디서 난 돈으로 이렇게 화려하게 옷을 사서 입고 오신건가요? 또 누구의 허락으로 여기에 오신 거죠?” 질문을 한 뒤 엄선우는 뚫어져라 민정연을 보았다. 원래는 민정연이 대답을 못 할 줄 알았으나, 엄선우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