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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서준명은 어깨를 으쓱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비밀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보아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표정은 여유로웠다. 이번엔 나쁜 사람이 아닐 거라 짐작했다.

회사 밖에서 기다리는 걸로 보아 적어도 예의는 갖춘 사람이다.

회사 밖으로 나와보니 멀지 않은 곳에 조의찬이 서있었다.

“의찬 씨” 저번 연회에서 신세희가 굴욕을 당했을 때 만난 뒤로 3주가 지났다.

조의찬의 기색은 3주 전보다 더욱 침울했다. “세희 씨, 요즘 어떻게 지내요?”

신세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지내요, 그날 연회에서 무릅쓰고 저를 구해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 드렸네요”

신세희가 고맙다고 하는 말에 조의찬은 안심이 되였다.

어색하게 물었다. “세희 씨......아직도 저를 친구로 생각하나요?”

“네”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서른 살 먹은 이 사나이는 순간 무거운 짐이라도 내려놓은 듯 환하게 웃었다.

“할 말이 있어요” 신세희가 말했다.

“뭐든지 말해 봐요, 내가 할 수 있다면 뭐든지 도와줄게요” 조의찬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사실 민정연 씨가 의찬 씨와 가까운 사이인지, 서준명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지 잘 모르겠어요, 필경 서준명의 사촌 동생이고 서 씨 집안에서 지내잖아요, 지금은 의찬 씨 약혼녀니까 부탁할게 있는데......”

조의찬은 바로 물었다. “왜? 또 세희 씨를 괴롭혔어요?”

“내가 아니고, 민정아예요, 지금 정아는 집에도 못 가고 핸드폰도 없고, 입을 옷도 없고, 돈 한 푼 없어요, 민정연이 정아의 집을 독점하고 있어요” 신세희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민정아의 친구로서 정의를 되찾아주고 싶었다.

민정아가 진심으로 신세희를 도와 임서아를 해결하는 것처럼 말이다.

“......” 조의찬은 멍해졌다.

저번 연회 이후로 조의찬은 민정연과 연락한 적이 없다. 조의찬은 종래로 민정연을 좋아한 적도 없었다.

어렸을 때는 민정아가 대갓집 아가씨로 별로 신선함이 없었다. 지금 좋아할 수 없는 것은 신세희 때문이다.

그의 마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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