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이제야 알 수 있었다.엄선우가 멍해 있을 때 신세희는 자신이 오랜 시간 부소경을 오해했음을 알게 되었다.오랜 시간 신세희와 서시언을 죽이려 했던 사람은 사실 부소경을 명의로 그들을 죽이려 했다.‘그러면 이 세상에서 날 제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임씨 집안.”“사모님! 무조건 임씨 집안이에요!”신세희는 평정한 말투로, 엄선우는 분노의 말투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사모님 저와 선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선희는 제 사촌이라 제가 잘 알아요. 착한 애니까 옆에 두시면 꼭 도움이 될 거예요.”엄선우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그래요, 선희 씨 좋은 사람이죠. 제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요. 저한테 이렇게 좋은 친구 보내주셔서 고마워요.”신세희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말을 끝낸 신세희는 엄선우과 인사를 했다.“들어가세요, 저도 가 볼게요.”“들어가세요, 사모님.”엄선우는 신세희가 가는 것을 차에서 지켜보았다.그들 가족이 저녁 식사를 끝낸 후에야 엄선우는 휴대폰을 꺼내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저 얘기 드릴 거 있어요.”부소경은 신세희와 신유리가 거울 앞에서 피팅하는 것을 확인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뭔데?”부소경이 물었다.“사모님이 도망 다닐 때 말인데요. 누군가가 사모님을 죽이려고 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꽁꽁 숨어다니신 거예요. 그러고는 대표님이 보냈다고 했으니 사모님이 대표님을 피해 다닐 수밖에 없었어요. 여태껏 경계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어요.”부소경은 얼굴이 굳어졌다.엄선우는 부소경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했다.“사모님과 저 알 것 같아요. 임씨 집안이에요.”“알고 있어.”엄선우의 말을 듣는 순간 부소경은 바로 범인을 알 수 있었다.“대표님, 이젠 어떻게 하실 건가요?”엄선우가 물었다.“계속 조사해. 임씨 집안 모든 비리를 다 캐서 내 앞에 가져와! 제일 중요한 건 임씨 집안과 신세희의 어머니, 그리고 서씨 집안 어르신의 관계야.”부소경이
“왜 대답 안 해요? 예쁘냐는데.”신세희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부부처럼 대화를 던졌다.신유리도 불만 가득한 눈길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안 예쁜가 봐. 아빠 아무 말도 없는 거 보면.”신세희는 신유리의 팔을 당기며 말했다.“아빠가 뭘 알겠어.”“....”부소경은 한참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내가 보기엔 두 사람의 이 패션, 정말 괜찮아.”신유리는 이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와! 그럴 줄 알았어. 나도 이 옷이 제일 예뻐.”신세희도 환히 웃었다.“우리 셋 다 이렇게 입으면 더 예쁠 것 같은데 소경 씨 생각은 어때요?”신세희는 처음으로 부소경의 이름을 불렀다.‘내 이름을 불렀어. 처음이야.’부소경은 갑작스러운 상황이 놀라웠다.‘갑자기 이렇게 두 번이나 날 놀라게 하면, 그것도 별것도 아닌 것으로 날 놀라게 할 수 있다니. 신세희 이 여자, 왜 이렇게 주동적이야.’신세희는 심지어 열정적이었다.그녀의 얼굴에 달콤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부소경은 종래로 달콤한 것을 즐기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부소경은 알 수 있었다.달콤한 것이 맛없는 게 아니라 부소경이 알고 있는 달콤한 것은 당도가 부족했다는 것을 말이다.이렇게 달콤한 거라면 부소경은 평생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예를 들면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신유리가 잠이 든 후, 신세희는 가운 차림으로 부소경을 찾아왔다.“씻어야죠. 오늘 많이 피곤하죠? 씻겨 줄까요? 근데 저 남자한테 때밀이는 안 해봤어요. 서툴러도 뭐라 하지 말아요, 알겠죠?”부소경은 미간을 찌푸렸다.‘남자한테 못 해본 게 잘못인가? 해본 게 잘못된 거지. 그거야말로 완전히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럼, 그럼.’“왜요? 싫어요?”신세희가 묻자 부소경이 대답했다.“됐어, 당신 잘못할 것 같아서 그래. 그냥 내가 해주는 게 편해.”신세희는 웃음이 나왔다.“풉.”오늘 밤, 보나 마나 씻겨주는 건 부소경 몫이다.샤워를 끝낸 뒤, 신세희는 또다시 부소경에게 먼저 다가갔다.신세희는 자기가
부소경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오늘 평소와 달랐던 게 이런 이유였어?’“안돼!”부소경은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신세희가 계속 말했다.“나 이제야 알았어요. 당신은 날 죽이려 한 적 없어요. 오히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만 찾아 다녔죠. 그래서 6년을 낭비했어요.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동남아의 그 섬과 도시도 나 때문에 지체되었어요. 하지만 그 섬에는 어머님의 일가족을 살해 한 범인이 있잖아요. 아니에요?”부소경은 신세희가 이렇게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거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신세희가 이런 피비린내 나는 일을 모르길 바랐다.“아까 엄선우가 말해준 거야? 엄선우와 엄선희 일로 상의할 거 있다더니 결국 이런 일이었어?”부소경이 물었다.“아니요. 서씨 집안 어르신이 말해줬어요.”신세희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계속 말했다.“서씨 집안 어르신이 오늘 찾아오셨더라고요. 예전과 비하면 아주 상냥해졌어요. 나한테 당신이 오랜 시간 그 섬을 손에 넣고 싶어 했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리고 사람을 보내 당신을 돕겠다고 했어요. 군정 쪽에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서씨 집안 어르신의 도움이 있다면 당신은 꼭 해낼 수 있어요. 당신은 유리 아빠잖아요. 그래서 난 꼭 당신이 해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유리는 나처럼 어린 나이에 아빠 사랑을 받지 못하고 괴롭힘과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거예요. 그래서 당신과 이혼하면 했지 유리가 아빠를 잃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유리는요. 성격도 많이 변했어요. 이제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아하고요, 다른 아이들과 소통하기도 좋아해요.”진심으로 말하는 신세희의 표정에는 슬픔이 가득 묻어 나왔다.부소경은 그런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내 사전에 결혼은 오직 한 번뿐이야. 그리고 이혼은 없어.”“....”신세희는 바로 부소경을 꼭 껴안으며 말했다.“죽어도 당신과 함께 죽을게요. 당신과 함께라면 나는 어떤 곤란도 다 견뎌낼 수 있다는 걸 알려 줄 거예요.”신세희는 6년 만에 처음으로 부소경
아니야!여장부가 더 타당하지!그것도 아닌가?부소경은 무슨 말로 그녀를 형용해야 할지 몰랐다.“빨리 자!” 부소경은 한 팔로 신세희를 꼭 껴안고 다른 팔을 뻗어 벽 등을 껐다.신세희는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반 시간이 지나 겨우 잠들었다.다음날.세 식구 중의 두 사람은 아주 늦게 일어났다.신유리는 점점 철이 들어갔다. 혼자서 우유를 마시고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게다가 가정부의 발걸음 소리가 크게 들리면 조용하라고 주의를 주곤 했다.“이 씨 할머니, 전 씨 이모, 조용히 해주세요. 엄마, 아빠 아직 주무셔요. 저 동생 갖고 싶으니까 우리 엄마, 아빠 더 주무셔야 해요” 신유리는 차근차근 가정부들과 상의를 했다.두 가정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날 아침, 신세희는 처음으로 회사에 지각했다.하지만 평소 책임감 있게 일했던 그녀이기에 어쩌다 한 번씩 지각해도 탓하는 사람이 없었다.직원들이 궁금한 일은 따로 있었다. 신세희가 지각했다고 치자, 그녀의 두 절친은 왜 지각했을까?점심시간, 엄선희와 민정아를 비롯한 세 사람은 구내 식당으로 향했다. 신세희가 질문했다. “두 사람 왜 지각했어? 이실직고해”두 사람은 모두 침묵을 지켰다.“너희 둘! 남자랑 데이트 한 번만으로 그......그런건 아니지?” 신세희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잊은 채 말이다. 그때도 신세희는 처음 만남에 부소경한테 몸을 바쳤고 임신까지 했다.“뭐야!” 엄선희는 신세희를 젓가락으로 때렸다. “넌 유부녀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우리 둘은 아직 순진한 소녀야,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그런데 왜 오늘 지각했어?”“아~” 민정아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우리 둘 아직 드레스도 못 입어봤잖아, 어제 구 도련님과 서 도련님이 우리를 데리고 드레스 사러 갔어, 엄청 눈부셨고 바로 구매해서 집에 가져왔어, 근데 한참 지나도 잠이 안 오는 거야, 그래서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 신고 쇼를 한 거지”“그래서? 너무 신나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보니 거들먹거리며 흉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임서아가 보였다.“너 감히 여기를 와?” 신세희는 차분하게 물었다.“하!” 임서아는 신세희한테 비참하게 당했던 일은 깡그리 잊은 듯 오만하기 그지없었다.“신세희!” 그녀는 위풍당당하게 외쳤다. “내가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온 줄 알아? 난 자신 없는 싸움 안 해”신세희는 여전히 침착했다. “너 무슨 뜻이야? 싸움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신세희는 오늘 임서아가 먼저 손을 쓴다면 그녀를 물어서라도 죽이려고 작심했다. 그녀는 임 씨 집안을 원망했다. 자신을 감옥살이한 것도,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을 못보게 된 것도, 그리고 임지강에 관해서도 모두 원망스러웠다.신세희가 방랑하면서 살아왔던 6년간, 임 씨 집안에서 온갖 악독한 수단을 써가면서 부소경의 명의로 그녀를 죽이려고 했던 사실을 어제 알게 되였다. 지금 당장 임서아를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고 여겨 임 씨 집안을 찾아가 따지지는 않았다. 이럴수록 침착하고 냉정해야 한다.그녀는 우선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의 상황부터 알아보려 했는데, 임서아가 이렇게 먼저 찾아온 것이다.신세희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엄선희가 나서서 말했다. “임서아, 너 바보 아니야? 서 씨 집안 외손녀로서 부끄럽지도 않아? 너 며칠 전 회사에서 쫓겨난 일 잊었어?자기가 파렴치한 내연녀라고 자기 입으로 지껄이더니 이제 고작 열흘도 안 지나서 벌써 잊은 거야? 건망증 심하네, 참 이상한 여자야!”엄선희는 욕설을 내뱉었다. 신세희보다 더 강했다.엄선희의 말에 신세희는 몰래 웃었다.곁에 친구가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한 부소경의 말이 생각났다.이럴 경우, 엄선우보다 엄선희가 더욱 도움이 된다. 엄선우는 남자로서 어찌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는 저런 막장녀와 싸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엄선희는 다르다.엄선희는 욕설을 하고 나서 임서아를 조롱하듯 바라보며 웃었다.임서아는 화가 나서 신세희를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
구서준은 구경거리라도 만난 듯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심지어 두 손은 한가롭게 호주머니에 차고 있었다.신세희는 구서준을 향해 화를 내며 말했다. “구 대표님, 다른 회사 대표님들은 직원들끼리 말다툼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데, 대표님은 오히려 기뻐하시네요?” 신세희는 이해가 안 갔다.그녀는 원래부터 회사 내에서 트러블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았다.회사는 일하는 곳이다.그러나 임서아가 수차례 찾아와 시비를 걸어대니 참 당해 내기 힘들다.이때, 구서준이 신세희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세희 씨, 저한테 누명을 씌우는군요, 이 모든 것이 세희 씨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 안 해요? 솔직히 세희 씨가 회사에 오기 전엔 정아 씨만 빼고 직원들끼리 트러블이 없었어요. 근데 지금은 많이 달려졌죠, 이게 다 누구 탓일까요?”“......” 신세희는 침묵했다.구서준은 다시 웃었다. “세희 씨, 내가 말한 뜻은 사악한 것들이 세희 씨가 질투 나서 골칫거리를 만든다는 거예요”“당신......구서준, 누가 사악해!” 임서아는 사납게 물었다.“바로 너지!” 구서준은 매섭게 임서아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팔을 벌려 민정아를 품에 안고 계속 말했다. “정아 씨, 나를 믿고 저 여자를 힘껏 때려봐요, 저 여자의 얼굴을 핏빛 팝콘으로 만들어주면 더 좋고요!”민정아는 물러섰다. “저......전 그렇게 못하겠어요, 세희를 괴롭히는 건 용납 못하지만,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막 때릴 수 없어요”민정아의 나약한 모습을 보더니 임서아는 더욱 물고 늘어졌다. “나를 때려? 간덩이가 부었어? 너 따위가 감히 나를 때릴 용기가 있기나 해? 민정아! 네가 뭔데! 너 사촌 언니 민정연도 내 앞에서 쩔쩔매는데, 너는 더 말할 것도 없지!”“너!” 민정아는 임서아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손을 반쯤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아무런 이유 없이 임서아를 때릴 수는 없다.만약 진짜 때리더라도 그 후과는 감당하기 힘들다.“하하!” 민정아가 두려워하는 모습에 임서
임서아는 이를 갈았다. “뭐야! 내가 어리석다고?”만약 ‘샤란’ 웨딩숍 관련된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세희가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바람에 부소경이 고급 드레스를 그 주인한테 드린 것이다.뜻밖에도 미니멀 디자인 드레스의 주인이 임서아일 줄이야!‘샤란’ 웨딩숍 직원은 업무상 비밀 유지로 신세희에게 드레스 주인이 누군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이제 보니 그 주인이 임서아일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다른 사람들은 모를 일이지만 신세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신세희는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 “너 부소경을 6년이나 따라다녔는데, 왜 부소경은 너한테 마음이 없는지 알아?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다시 걷어찬 이유가 뭘까?”“너 때문이잖아!” 임서아가 말했다.신세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바보래서 그래! 하지만 나를 탓해도 상관없어”“너......너 당장 죽게 생겼는데 뭐가 그리 대단해? 부소경과 결혼하면 한평생 근심 걱정 없이 지낼수 있을 것 같아? 신세희, 네가 바보야! 난 이제 곧 소경 씨랑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거야, 하하! 자기가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바보 아니야?” 임서아는 자기가 바보라는 걸 부정했다. 신세희야말로 바보라고 생각했다.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드레스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그것은 부소경이 그녀를 위해 직접 제작한 유일무이한 고급 드레스이다. 심지어 가치가 2억 원에 달하는 드레스가 가짜일 수 있겠는가?“그래서 오늘 나한테 시위하러 온 거야?” 신세희는 담담하게 물었다.임지강과 서 씨 집안 어르신이 가엾어 보였다.그들의 속셈이 뭔지 이해가 안 갔다.임지강은 바보가 아닌데 어떻게 이런 여자를 양딸로 인정할 수 있을까?서 씨 집안 어르신도 이해가 안 갔다.자기 핏줄도 아닌 이런 바보 같은 여자를 외손녀로 삼다니, 상처 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서인가?만약 그렇다면 신세희랑 또 무슨 상관이 있을까?“그래, 맞아” 임서아는 표독스럽게 내뱉었다. “그날 여기에서 내가 당한 굴욕 똑같게 갚아
임서아는 털썩하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주저앉았다.“아......” 임서아의 머리와 몸에는 온통 음식물 쓰레기로 뒤집혔다.“하하하......” 장난기 많은 엄선희가 참지 못하고 입을 가리며 크게 웃었다.성격이 사나운 민정아는 팔짱을 끼고 욕설을 퍼부었다. “임서아, 너 나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어, 내 힘이 어떻게 단련되었는지 너 같은 바보는 모를 거야!”반달이 넘게 열등감에 빠져 있던 민정아는 드디어 자신의 건방진 모습을 드러냈다.“......” 임서아는 아무 말도 못했다.그녀는 야채 물, 기름 물이 뒤섞인 각종 더러운 것이 눈에 묻어 눈앞의 사람이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발밑이 미끈거려 똑바로 서있지도 못했다.이 시각, 임서아는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두렵기도 했다.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신세희는 그녀가 불쌍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쌀쌀하게 말했다. “임서아, 너의 외할아버지의 세력이 얼마나 강한지 다 알아, 모든 세력을 동원한다면 부소경 한사람 정도는 당해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부소경이 너를 위해 고급 드레스를 준비했고 가족들을 만날 거라는 것도 다 알아. 그럼 뭐해? 넌 여전히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자기 혼자 무덤을 파고 있잖아!나중에도 계속 나를 건드린다면 그때는 정말 너의 얼굴을 잘근잘근 썰어버릴 거야, 너를 보호해 줄 사람을 많이 데리고 와야 할걸.그리고 너 겁도 없이 혼자 오지 마!”신세희의 말은 풍자스러웠다.임서아도 더 많은 조력자들은 데려오고 싶었다.하지만 외할아버지의 부하들이 신세희를 괴롭히러 간다는 말에 분분히 물러섰다.외할아버지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임서아가 건방지게 신세희를 괴롭히는 일은 서 씨 어른신도 동의하지 않은 터라 할 수 없이 혼자서 왔다.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회사 직원들 다 뒤졌어? 나 서준명 사촌 동생이야, 너희들 대표님 사촌 동생이라고! 날 안 도와 줘? 다 해고시키라고 할 거야!”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서준명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