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남자친구는 헤어졌고, 저는 회사에서 쫓겨났어요.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고 그의 삶을 방해했어요. 그래서…”여기까지 말한 염선의는 극도로 미안한 눈빛으로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여인걸 씨가 나를 귀신 보듯이 보는 건 저희가 업무 중에서 일어난 갈등 때문이 아니에요. 그 사람은 저를 정말로 악마로 여기고 있고, 이므 모든 결과를 초래한 사람은 바로 저예요.그는 인품이 아주 좋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단 5년 만에 회사의 최고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거예요. 이 일은 확실히 제 잘못이고, 저는 다른 사람을 탓할 수 없어요. 그러니 제가 책임을 지고 퇴사하려고 합니다.”말을 마친 후 염선의는 동료들을 바라보았지만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고, 염선의의 미안한 마음은 더욱 깊어졌다.“미안해요 여러분, 제 말이 좀 충격적이었죠? 정말 죄송해요. 제가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살았던 사람이에요.”그녀는 매우 차분했고, 어쨌든 이 회사에서는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었다.이 회사에서는 학력으로 누구에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그녀는 맨 밑바닥인 화물 직원에서부터 올라왔다.동료들이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한 동료가 말을 꺼냈다.“아니, 선의 씨, 왜 이렇게 솔직한 거예요, 그게 도대체 몇 년 전 일이야. 그런데도 선의 씨는 그 일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끄집어 내다니. 선의 씨 말을 들으니 난 훨씬 더 마음이 편해졌어요. 내가 처음 F 그룹에 왔을 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인사팀에게 내 예전 월급이 400만 원이었다고 말했는데, 사실 80만 원밖에 되지 않았아요……”“……”“선의 씨, 사실……내가 해외에서 다닌 대학은 무허가 대학이었어요…”"그 선의 씨…내가 졸업장을 잃어버렸다고 늘 말했죠, 나…사실 학교를 자퇴했어요…”“……”염선의는 말문이 막혔다."왜...여러분들 모두…”사실 이런 사람은 단 3명뿐이고, 부서에 남은 수십 명은 모두 정상이었다.
“업무적인 면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사생활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염선의 씨는 저희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능력이 뛰어납니다. 선의 씨의 사생활 문제라면, 저희 F 그룹에서는 절대 직원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 묻지 않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직원의 사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 권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본부장은 여인걸에게 진지하게 입장을 밝혔다. 여인걸은 순간 멈칫했다.얼마 후에야 그는 달갑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우리 패션 공장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염선의를 지키겠다?”“저희는 포기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요, 사장님께서 저희와 합작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저희도 환영하지만 저희 회사는 외부의 그 어떤 위협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저희 직원을 보호하는 방면에서는 더더욱 그럴 거고요.”본부장이 다시 한번 태도를 밝혔다.“그래요! 좋아요!”전화기 너머로 여인걸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본부장은 여인걸의 차가운 웃음에 대해 여인걸에게 캐묻지 않았고 오히려 여전한 인내심을 보여주며 물었다. “여 사장님, 어떻게 생각하세요?”“저희는 당연히 협력할 것입니다!”전화기 너머로 여인걸이 굳센 태도로 말했다.“F 그룹은 저희가 경쟁을 뚫고 겨우 얻어낸 기회인데 저희 쪽에서 어떻게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협력할 생각이 없었다면 한밤중에 차를 타고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저희 회사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 저희는 한 시간이나 미리 도착해서 기다렸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협력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전화기 너머의 여인걸도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럼 다행이고요.”본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염선의를 바라보더니 그녀를 향해 눈썹을 씰룩거렸다.해결이 되었다는 의미였다.“여 사장님, 사장님과 저희 회사의 선의 씨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거 압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담당 인원을 다른 직원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서로 불편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염선의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솔직히 앞으로 업무 과정에 여인걸과 직접 만날 생각을 하니 염선의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처음 신세희를 만났을 때 신세희가 세워준 자신감은 여인걸을 만난 순간에 점차 무너져 내렸다.그녀는 차마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을수록 더더욱 피할 수 없었다.지금까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염선의가 신세희를 귀찮게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비록 신세희가 가끔 전화를 걸어 그녀의 상황을 물어보긴 했지만 염선의는 잘 알고 있었다, 자꾸 신세희의 신세를 져서는 안된다는걸.신세희는 아이 셋을 돌봐야 했고 큰 딸인 신유리는 아직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신세희 본인의 사업도 매우 중요했다.자립적인 사람으로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바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오늘만은 신세희에게 가고 싶었다.이미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을 지경이었던 그녀는 신세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1년 전처럼 신세희에게서 힘과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퇴근 후, 염선의는 안절부절못하며 버스를 타고 신세희의 집으로 향했다.그녀는 한 번도 신세희의 집에 간 적이 없었다.신세희의 집은 호화롭기 그지없었고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았다. 별장보다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염선의는 갑자기 아파트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때마침 아파트 입구에 검은색 자가용이 멈춰 섰고 소녀가 차에서 내렸다. 소녀의 옷차림은 캐주얼했지만 고급 브랜드의 옷차림이라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앳되어 보였고 통통했다.통통한 얼굴...꼬마를 바라보던 염선의는 문득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신세희와...신세희와 닮은 것 같았다.염선의는 곧바로 이 꼬마가 누구인지 깨달았다.꼬마는 염선의의 앞에 다가오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혹시... 염선의... 앗, 염선의 이모라고 불러야 할지 염선의 언니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엄선희 이모보다 조금 어리다고 했으
신세희는 갑자기 정색한 표정으로 말했다.“무섭다니?”염선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속상한 마음이었다.염선의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음을 신세희는 보아낼 수 있었다.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염선의가 그녀에게 남긴 인상은 매우 좋았다. 무슨 일이든 염선의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절대 신세희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비록 엄선우가 외출 전 매번마다 신세희에게 도움을 주라고 부탁하긴 했지만 말이다.하지만 염선의는 절대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얼마나 자제력 있고 자각적인 여자애인지를 알 수 있었다.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오늘은 다르다.염선의가 스스로 찾아와 무섭다고 말한다. 염선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넘기기 힘든 일을 마주친 게 틀림없다.신세희는 염선의에게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선희 씨, 내 말 좀 들어봐, 무슨 일이 있든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마. 선희 씨는 남성에 친구들이 있어, 나도 있고 선우 씨도 있고, 그리고 가족들도 있으니까. 어려움이 있으면 나한테 알려줘, 같이 해결하면 되잖아? 가자, 나랑 같이 집으로 들어가.”염선의는 고개를 흔들었다.그녀는 부소경이 무서웠다.그때, 신유리 뒤에 서있던 부소경은 무표정으로 염선의를 바라보고 있었다.염선의는 심장이 벌렁벌렁했다.저 사람이 바로 말로만 듣던 부소경?아마 마흔이 넘었겠지?마흔이 넘은 중년 남자임에도 하나도 느끼하지 않았다. 뱃살도 나오지 않았고 몸은 마른 데다가 정신은 활기차 보였다. 그는 웃지도 노하지도 않은 표정이었고 비할 데 없는 위엄과 차가움이 묻어났다.특히 양측 귀밑머리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흰머리는 사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징조였지만 염선의에게는 왕의 상징처럼 느껴졌다.그런 남성 최고 재벌 F 그룹의 진짜 주인의 앞에 선 염선의는 움츠러들었다.부소경은 그녀로 하여금 그녀가 처음 가짜 이력서를 만들었을 때의 그 사장을 생각나게 했다.그 사장은 비록 부소경이 갖고 있는 왕의 위엄은 없었지만 부소경처럼 매우 차가운 분위
하지만 염선의는 아니었다.사람들의 성격은 천차만별인 법이다.염선의는 신세희처럼 강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다.염선의는 성격 탓에 그녀에게는 그녀를 격려해 주는 강력한 롤 모델이 필요했다.강자가 나타나 그녀를 이끌어줘야 했다.그리고 그녀에게 확실히 말해줘야 한다, 넌 할 수 있다고!“선의 씨, 두려워하지 마. 선의 씨가 어떻든 하나님의 귀한 자식이고 내 친구야. 나는 선의 씨를 지지할 거야, 앞으로도 쭉. 선의 씨는 좋은 사람이고 지금까지 잘해왔어, 선의 씨는 어르신들 네 분이나 도왔고 한 번도 나를 귀찮게 한 적 없잖아, 그만큼 철이 들었다는 걸 설명하지. 선의 씨는 회사에서 늘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직원이었어, 맡은 일은 신중히 처리하고 회사 사람들도 모두 선의 씨를 좋아해. 그리고 선의 씨가 우수하니까 패션부문 본부장이 선의 씨를 발탁한 거야. 선의 씨는 패션부문에서도 줄곧 일을 잘해왔어, 열심히 영어를 배우고 회화 연습도 하며 번역도 배우고 있고, 이제는 영어로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수 있을 정도야, 진짜 훌륭해.”염선의는 눈물을 흘리며 신세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저는 예전에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는걸요, 그때 저는 엉망이었어요, 마치 사이코패스처럼 여인걸 씨에게 매달렸는데 앞으로... 앞으로는 여인걸 씨와 얼굴을 맞대고 일해야 한답니다. 전... 그냥 나쁜 사람이에요, 그때 얼마나 역겨운 행동을 했던지, 전 진짜 인걸 씨를 마주할 수 없어요. 흑흑...”“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선의 씨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스스로를 극복해야 해. 여인걸과 선의 씨 사이에는 어떠한 불화도 없었다고, 그저 클라이언트 중 한 명이고 단지 업무상의 관계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신유리 뒤에 서있던 부소경이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염선의의 앞에 다다가 담담하게 말을 건넸다.염선의가 말했다.“부... 부 대표님... 그, 부... 부 선생님, 제가 혹시... 혹시 폐를 끼친 건 아닌지요, 죄... 죄송합니다, 전...”깜짝 놀란 염선의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염선의는 저도 모르게 반복했다.“주인이요?”“선의 씨가 F 그룹의 직원이라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더 중요한 건 선의 씨는 선우의 여자친구잖아, 멀지 않아 결혼하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선우가 갖고 있는 20%의 F 그룹 주식은 선의 씨 것으로 될 거야. 이제 한번 생각해 봐, 주인이 맞는지 아닌지.” 부소경이 염선의를 바라보며 말했다.염선의는 침묵에 잠겼다.“......”그녀는 마치 치트키를 갖게 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러니까 선의 씨, 항상 주인의 입장에서 문제를 생각해야 해. 열등감, 그건 누구나 갖고 있어. 선의 씨는 넘지 못한 고비를 만났을 때 열등감을 느끼겠지, 하지만 우리 세희 씨를 생각해 본 적 있어? 세희 씨도 그럴 때가 있어. 다만 세희 씨는 선의 씨보다 열배 이상 힘든 상황이라 열등감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 세희 씨는 매 순간 어떻게 자신과 뱃속의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지 생각해야 했고 심지어는 아이를 가진 몸으로 매일 일해야 했어, 가방에는 벽돌이나 칼 같은 물건으로 차있었지, 세희 씨의 친아버지의 공격을 막아야 했으니까. 그때 세희 씨가 과연 열등감에 대해 생각할 틈이 있었을까? 대놓고 말해 그때 부씨 가문의 로비에서 남성의 상류층 인사들에게 둘러싸였을 때는 발가벗고 있는 느낌이었을 거야, 하지만 여전히 상대해야만 했고 그때 세희 씨가 생각한 건 자비가 아니라 어떻게 그들을 올바르게 대처할지 였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부소경은 인내심 있게 염선의를 바라보았다.염선의는 침묵에 잠겼다.“......”그녀는 알 것 같다가도 또 모를 지경이었다.“마음 독하게 먹어야 해.”부소경이 말을 이었다.이 여자애를 만난 건 그도 처음이었다.다만 평소 아내에게서 엄선우가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좋은 사람인데다 착실하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었다.1년 동안 염선의가 엄선우와 F 그룹, 그리고 엄씨 가문을 위해 한 일들을 통해 부소경은 이 여자아이가 착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결점이 많았다.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요? 부 대표님 뜻은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뜻인가요?”염선의가 물었다.“그렇지. 자기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게 바로 표면적 의미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 조건하에 모든 건 자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야. 스스로가 편안하다고 느끼도록 자신을 가장 강력하고 편안한 위치에 두는 게 바로 자기애이지.”염선이의 눈앞이 삽 시에 환해졌다.“부 대표님, 저... 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마저 말씀하세요.”그녀는 점차 부소경이 무섭지 않았다.그녀는 부소경이 단번에 그녀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부소경의 인도에 따라 염선의는 깨달았다. 자존감을 되찾는 건 중요하지 않고 때로는 자존심에 대해 너무 신경 쓰면 그에 의해 속박될 것이고 자존감을 너무 의식하는 것도 자비의 일종 체현이었다. 또한 다른 사람이 공격할 수 있는 약점조차 될 수 있었다. 진정한 자신감은 자존감에 의해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과 강인함이 있어야 했다. 그건 바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일을 하지 않고 위법 행위를 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한, 자신은 가장 뛰어나고 귀여운 사람이었다.자아 주관 의식에서는 타인을 방해하지만 않으면 자신이 최고였다!나는 외부 요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 거야.“부 대표님, 저에게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한다고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저에게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한 제가 그 생각들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사람들을 독한 마음으로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저는 주저하지 않고 그들을 제 마음속에서 제거해버릴 거고요! 그리고 방금 전에 제가 F 그룹 주인이라는 하셨던 말도 이해했습니다. 주인으로서, 회사의 일원으로서, 저는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에는 저의 신분은 딱 하나예요, 그건 바로 F 그룹의 업무 담당이죠. 업무 담당이라는 직책으로부터 말하면 제 안중에는 원수도 미워하는
“염선의, 너 진짜 얼마나 뻔뻔스러운 거야?”전화기 너머로 여인걸의 분노와 멸시로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염선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부소경을 만나기 전이었더라면 그녀는 당황했을 것이다. 미안한 감정과 후회스러운 감정들이 뒤섞여 횡설수설할게 분명했다.처절하게 무너지기 전까지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염선의가 큰 깨달음을 얻은 뒤였다.그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차분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스스로 자신을 아껴줘야 한다.조조는 자신이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자신을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건 바로 자신에 대한 사랑의 극치였다. 염선의는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누구도 저버리지 않으려고 했고 물론 그 누구도 그녀를 저버리도록 가만둘 생각은 없었다.“여 사장님, 제가 뻔뻔하든 말든 그게 사장님께서 저희 회사와 협력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염선의의 차분한 말투에는 분노의 감정이 전혀 얽혀있지 않았다.여인걸은 한참 동안이나 대답하지 못했다.“......”염선의가 다른 사람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예전의 염선의는 이런 기세가 하나도 없었다.그때의 염선의는 그의 체면을 구겼었다.그가 처음에 염선의를 좋아했던 건 그녀의 얌전함 때문이었다. 염선의의 몸에 배어있는 연약함과 순종은 여인걸의 보호 욕구를 자극했다.그리고 그녀는 말을 잘 들었다.그와 연애하는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애교를 부리며 선물을 사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그때 여인걸은 생각했다, 이 여자애와 연애하는 게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말이다.그녀가 화났는지를 걱정할 필요 없고 달래줄 필요도 없었다.그가 친구들과 농구를 할 때면 그녀는 그저 옆에 앉아 옷이나 텀블러를 챙겨주었다.그가 농구를 하느라 온몸이 땀범벅으로 되면 그녀는 세심하게 그의 땀을 닦아주었다.그녀는 그가 회사 근처에 맡은 집까지 따라가 그가 갈아입은 옷과 더러워진 양말, 운동화를 매번 깨끗이 빨아주었다.염선의와 연애하는 동안 여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