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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7화

염선의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솔직히 앞으로 업무 과정에 여인걸과 직접 만날 생각을 하니 염선의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처음 신세희를 만났을 때 신세희가 세워준 자신감은 여인걸을 만난 순간에 점차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차마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을수록 더더욱 피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염선의가 신세희를 귀찮게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비록 신세희가 가끔 전화를 걸어 그녀의 상황을 물어보긴 했지만 염선의는 잘 알고 있었다, 자꾸 신세희의 신세를 져서는 안된다는걸.

신세희는 아이 셋을 돌봐야 했고 큰 딸인 신유리는 아직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신세희 본인의 사업도 매우 중요했다.

자립적인 사람으로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바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만은 신세희에게 가고 싶었다.

이미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을 지경이었던 그녀는 신세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1년 전처럼 신세희에게서 힘과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

퇴근 후, 염선의는 안절부절못하며 버스를 타고 신세희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한 번도 신세희의 집에 간 적이 없었다.

신세희의 집은 호화롭기 그지없었고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았다. 별장보다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염선의는 갑자기 아파트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때마침 아파트 입구에 검은색 자가용이 멈춰 섰고 소녀가 차에서 내렸다.

소녀의 옷차림은 캐주얼했지만 고급 브랜드의 옷차림이라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앳되어 보였고 통통했다.

통통한 얼굴...

꼬마를 바라보던 염선의는 문득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신세희와...

신세희와 닮은 것 같았다.

염선의는 곧바로 이 꼬마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꼬마는 염선의의 앞에 다가오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혹시... 염선의... 앗, 염선의 이모라고 불러야 할지 염선의 언니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엄선희 이모보다 조금 어리다고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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