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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2화

“염선의, 너 진짜 얼마나 뻔뻔스러운 거야?”

전화기 너머로 여인걸의 분노와 멸시로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선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

부소경을 만나기 전이었더라면 그녀는 당황했을 것이다. 미안한 감정과 후회스러운 감정들이 뒤섞여 횡설수설할게 분명했다.

처절하게 무너지기 전까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염선의가 큰 깨달음을 얻은 뒤였다.

그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차분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자신을 아껴줘야 한다.

조조는 자신이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자신을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건 바로 자신에 대한 사랑의 극치였다. 염선의는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누구도 저버리지 않으려고 했고 물론 그 누구도 그녀를 저버리도록 가만둘 생각은 없었다.

“여 사장님, 제가 뻔뻔하든 말든 그게 사장님께서 저희 회사와 협력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염선의의 차분한 말투에는 분노의 감정이 전혀 얽혀있지 않았다.

여인걸은 한참 동안이나 대답하지 못했다.

“......”

염선의가 다른 사람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예전의 염선의는 이런 기세가 하나도 없었다.

그때의 염선의는 그의 체면을 구겼었다.

그가 처음에 염선의를 좋아했던 건 그녀의 얌전함 때문이었다. 염선의의 몸에 배어있는 연약함과 순종은 여인걸의 보호 욕구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녀는 말을 잘 들었다.

그와 연애하는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애교를 부리며 선물을 사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

그때 여인걸은 생각했다, 이 여자애와 연애하는 게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말이다.

그녀가 화났는지를 걱정할 필요 없고 달래줄 필요도 없었다.

그가 친구들과 농구를 할 때면 그녀는 그저 옆에 앉아 옷이나 텀블러를 챙겨주었다.

그가 농구를 하느라 온몸이 땀범벅으로 되면 그녀는 세심하게 그의 땀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그가 회사 근처에 맡은 집까지 따라가 그가 갈아입은 옷과 더러워진 양말, 운동화를 매번 깨끗이 빨아주었다.

염선의와 연애하는 동안 여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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