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세희와 민정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무슨 일이지? 누구하고 비슷하다고?”염선의는 영화속의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배우를 어디에서 본거 같아요. 엄선희 씨 집 문앞에서 서성대던 여자 같아 보여요. 저 여자가 확실히 영화 배우인가요. 사기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가요?”심세희:”........”신세희는 영화만 보았지 배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예전에 톱스타 여배우 에일리가 앞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여 에일리의 크나큰 질투를 불러 일으킨적도 있었다.하물며 악역의 무명의 배우를 어떻게 알수 있겠는가.심세희는 머리를 절레며 민정아를 보며 말했다.“정아야, 넌 이 배우를 알어?”민정아는 스타팬이었다.민정아는 꿈도 욕심도 없다. 그래서 매일 하는 일이 아이를 보고 구서준하고 다툼이나 하는 일이다. 이젠 애들도 유치원에 보내고 건축 방면의 일은 점점 손에 익어가고 생활이 너무 편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스타팬이 되었다.스타라고 하면 민정아는 전문이었다.그래서 스타에 관하여 말하면 청산 유수이다.“저 배우는 최근 1년에 뜨기 시작했다고 할수 있어요. 근데 뜬다고 말하기에는 좀 어렵고 레벨은 18선 레벨에 속하기보다는 72선 레벨에 속한다고 볼수 있죠.그냥 밥벌이만 되는 임시배우에 비하면 좀 더 낳을뿐이에요.드라마 한 회에 출연하면 20만원 벌수 있을 정도예요.근데 한부의 드라마에서 몇 회로 나올수 있겠나요?이 영화가 요즘 인기가 있어서 반년이 지나도록 계속 방영하고 있기에 매출액이 상당히 높아요. 이런 영화에 출연하면 출연료가 대략 2백만원 될거예요.근데 저 배우에 대해 좀 알고 있어요. 배우는 못 생기지 않았는데 그냥 출연한 배역이 좀 쓰레기 역이라서 못 생겼다고 생각할수 있어요. 저 배우는 지방에서 왔어요. 보통 운성하고 서울에서 발전하고 있고 2년사이에 백여개의 배역에 출연했어요. 그냥 하루에도 여러개 촬영장으로 움직이면서 각종 쓰레기 역을 맡고 있어요. 지금 쓰레기 역의 전문이라고 볼수 있어요. 이런 배
근데 엄선희 부모님 집에 도착해 보니 생각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다.“준명오빠, 어떻게 오셨죠?”염선의는 예의있게 불렀다.염선의는 1년이동안 서준명을 만난 적이 없는게 아니라 아주 적게 만났었다.서준명이 엄선희 부모님을 보기 싫어 오지 않은 거이 아니라 본인도 몇년래 상태가 안 좋은 데 있었다. 엄선희를 잃고 나서 서준명은 본인 목숨을 반쯤 잃은 듯이 기운이 전혀 없어 보였다. 많이 늙어 보였다.그는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일하고, 퇴근 후 집에서도 부모님하고 서로 대화 외의모든 시간을 자기 방에서 엄선희의 동영상,사진을 보면서 지냈다.초기에 서준명은 엄선희 부모님집에 자주 찾아 뵙군 했다.그러나 매번 오면 무릎을 꿇고 세사람이 같이 머리를 부둥켜 안고 울곤 했다. 후에 서준명은 이건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서준명하고 엄선희 부모님이 같이 있을 때는 늘쌍 슬픈 추억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엄선희 부모님 보러 적게 왔다. 그냥 명절이면 뵈러 왔었다. 그리고 매달마다 엄선희 부모님한테 2천만원 용돈 드리고 돌볼수 있는 가정부를 찾아 드렸다.다만 엄선희 부모님은 시끄럽다고 가정부를 그만 두게 했다. 서준명의 상태가 점점 안 좋은 것을 보고 눈물 자주 흘리기도 했다. 서준명을 위로하면서 선희를 기다리지 말고. 다른 더 좋온 사람 찾으라고 여러번 권고했다.매번 서준명이 올때면 빨리 다른 사람 찾아라고 하는 얘기 들어서인지 서준명은 선희 집으로 자주 오지 않았다. 최근 1년동안 엄선우 여자친구가 선희 부모님을 돌보는 것을 알고는 더욱 적게 왔었다. 그는 아내를 그리워 하는 세계속에 빠져 있었다. 서준명도 엄선희를 보는 순간 아둔한 반응이었다.“선의 왔어?”서준명은 기계적으로 물었다.“준명 오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선우 씨는 아직도 밖에서 선희 씨를 찾고 있어요. 어느 날인가 꼭 찾게 될거예요.”염선의도 무슨 말 해야 할지 몰랐다.서준명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선의야,우리 아버님,어머님을 돌보아줘서 많이 안
서준명은 머리를 들고 눈앞의 여자를 보았다.여자의 얼굴의 파우더는 밀가루 항아리에서 나온것 같았고 더욱 좀비 같아 보였다.“미루나,너하고 여러번 말했지, 날 찾아오지 말라고,날 찾아오지 말라고, 다시 날 찾아오면 운성에서 있지 못하게 할수 있어. 알았어?”서준명은 아주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앞의 여자를 보았다.미루나라고 불리우는 여자는 만면에 웃음을 쌓으며 비위를 맞추며 서준명을 바라 보며 말했다.“서도련님, 커피 한잔 사 드드리고 싶은데요? 친구가 되고 싶은데요..전 다른 뜻은 없어요.”“나하고 친구로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준명은 비할바없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미루나를 봤다.미루나:”...그냥 친구는 귀천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잖아요?”“친구는 빈부를 가리지 않지, 그러나 귀천은 따져, 너처럼 뻔뻔한 여자를 내가 친구로 볼수 있겠어? 물어볼게 하나 있는데, 너 눈에 내가 풍류적이라고 보여? 내가 풍류적이라고 하자. 그러나 난 운성에서 손이 꼽힐 정도로 풍류적인 도련님이야. 네가 내 눈에 차겠어? 너! 18선 레벨에 이르는 배우도 되나..근데 그 자신감은 어디서 왔지? 경고하는데 다시 날 따라다니면 가만 안 나둬!”말를 마치자 서준명은 머리 돌려 가려고 했다.근데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준명 오빠, 저 여자와 무슨 관계예요?”서준명은 머리를 돌려 보니 염선의였다.“선의야,왜 나왔어?”염선의는 냉냉한 눈빛으로 눈앞의 화장이 진한 여자를 보았다.“준명오빠, 이 여자가 며칠전에 엄아버님,어머님을 미행했어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아는 사이에요?” 서준명은 매섭게 미루나를 돌아봤다.“안 꺼져?”미루나는 염선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복잡한 먼가가 어려있었고, 말할가 안 할가 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멈추었다가 몸을 돌려서 갔다.서준명은 염선의를 보며 탄식하며 말했다 “그냥 18선 레벨의 배우야.”“그 배우 맞구나!”염선의는 놀랐다.서준명은 머리를 들어 염선의를 보며 물었다.“저 여자 알어?”염선의는 냉소
서준명에 대한 존중으로 원래 업계의 규칙이기도 했고, 그래서 캐스팅에 있어서 김가명은 서준명의 의견을 구해야 했다.서준명은 그 자리에서 사양했다.김가명은 서준명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아 일 좀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서준명을 설득했다.“준명 씨, 선희 씨도 이 업종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엄선희도 이 배역을 따러 올지 누가 알겠어요? 만약 캐스팅 현장에서 선희 씨를 만난 다면 운 좋게 이득을 보는 격 아닙니까?”그 말 한마디가 서준명을 일깨워주었다.서준명의 정신도 따라서 분발되는 것 같았다.“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제가 참여하겠습니다!”그의 정신도 금세 맑아졌다. 인산인해로 이룬 캐스팅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매일 미인을 보는 감독들은 무감각해졌지만 서준명은 항상 진지했다.사실 그는 캐스팅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그는 엄선희를 찾는 중이었다.다만 한 달 넘게 지켜보았지만 서준명은 엄선희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고 심지어는 엄선희와 비슷하게 생긴 여자도 보지 못했다.키와 목소리, 걸음걸이 등 하나도 엄선희와 닮은 사람이 없었다.그러다 서준명은 점점 캐스팅에 흥미를 잃었고 더 이상 캐스팅에 참여하지 않으려 할 때 미루나가 찾아왔다.그건 캐스팅의 끝자락이었고 전체 배역 중 한 사람만 더 있으면 캐스팅도 끝이었다. 다만 이 배역의 캐스팅은 매우 어려웠다.왜냐하면 못생긴 배역일 뿐만 아니라 간사하고 악랄하며 그와 동시에 불쌍한 면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에서 초반에 여러 남자들에게 강제로 모욕을 당했고 그중 한 명이 갖고 있던 성병 때문에 그녀조차 성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나 피해자였던 그녀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을 선택했다.그녀는 더욱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해침으로써 자신의 억울함을 잠재웠다.뿐만 아니라 매번 다른 사람의 결혼과 가정을 망쳤다.그녀는 예쁜 옷을 차려입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만 보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여자의 남편의 꼬시려고 했고 어떻게 해서든지 그에게 성병을 옮겼으며 결국엔 그 남편
서준명은 의아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저를 아십니까?”여자는 자신을 낮추며 미소를 지었다.“서씨 도련님, 도련님은... 남성에서 손 꼽히는 도련님이 신데 누가 모르겠습니까?”서준명은 이런 여자를 가장 싫어했다.정확히 말해 여자들과 말 섞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엄선희와 연애하지 않을 때도 여자는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다 엄선희와 만난 후에는 더욱더 여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특히 지금 행방불명인 엄선희를 두고 다른 여자를 쳐다보며 말을 섞는 건 더 역겨운 일이었다.“아가씨, 전 당신을 모릅니다!”서준명은 스스럼없이 말했다.“서씨 도련님, 저... 제... 제가 밥 한 끼 사드려도 될까요?”여자는 서준명의 철벽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비굴한 태도로 서준명에게 물었다.그 순간 서준명은 그 여자를 발로 차 버리고 싶었다.“......”옆에 있던 김가명은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여자를 바라보았다.“당신, 바로 당신이야, 그리 찾아 헤맸는데 겨우 찾았어.”여자는 기뻐하며 김가명을 바라보았다.“정말요?““당연히 진짜죠. 제가 찾으려던 사람이 바로 당신처럼 뼛속까지 끈질기게 달라붙는 싸구려 분위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언제 촬영 현장으로 오실 수 있으세요?”여자가 물었다.“그... 그러니까... 제... 제가 합격했단 말이죠? 아직 테스트도 안 했는데 이... 이렇게 그냥 합격이라고요?”김가명이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서 씨 도련님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제 시나리오 속 악독한 여자 배역과 너무도 닮았어요! 이제 출연료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혹시... 소속사가 있으신가요?”여자는 고개를 흔들었다.“저... 저는 소속사가 없어요. 전... 연기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얼굴이 나오는 엑스트라를 연기해왔어요, 여자 악역을 여러 번이나 연기했었고 경험이 많답니다. 감독님, 제게... 얼마를 주실 수 있으신가요?”감독은 서준명을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지금 투자 측도 마침 한자리에 있네요. 아가씨는 엑스트
“서씨 도련님이 비록 연기는 해보지 않았지만 임시로 저와 함께 한 연기는 꽤나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그 말에 김가명 감독은 즉시 정신을 차렸다.“그러게요, 준명 씨 감사해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어 주셨어요. 이번이 가장 만족스러운 테스트인 것 같아요. 준명 씨 얼른...”감독은 서준명에게 여배우를 일으켜 주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제야 여배우 이름조차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결국 그는 말을 바꿨다.“얼른 친구분을 일으켜주세요, 준명 씨, 오늘 저에게 소개해 준 배우분은 정말 훌륭하네요!”그 말에 기자들은 실망한 눈치였다.그들은 잇따라 카메라를 내려놓았다.그제야 서준명도 눈치채고 차가운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물었다.“여기는 캐스팅 현장인데 기사님들께서 왜 여기까지 따라오시는 거예요? 저희 일을 방해하려는 건가요? 제작진은 아직 촬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여기까지 따라온 건 어떤 기사 때문이죠? 지라시인가? 영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내용들을 보도해 주실 수 있으시겠요? 그런 기사가 나오지 않으면 당신들의 사이트를 모두 없애버릴 겁니다! 자꾸 일을 만들지 말아 주세요!”깜짝 놀란 기자들은 부랴부랴 도망쳤다.그러나 열몇 명의 기자들은 서준명과 여배우가 친구라는 사실을 똑똑히 목격하고 말았다.서준명은 부득불 여배우와 친구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마워요, 방금 발로 걷어찬 건 제 잘못이에요, 잠깐 기분이 안 좋았나 봅니다. 하지만 똑똑히 말해두는데 저희 제작진은 그런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죄송해요!”서준명은 자신의 충동을 후회하고 있었다.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아내가 사라진 날이 길어질수록 서준명이 초조한 날들도 길어져만 갔다.하지만 여자에게 손찌검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여기 2000만 원이 들어 있으니 병원에 가봐요,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제가 책임질 테니 걱정 말고요. 부디 저를 용 차 주시길 바라요.”“용서해 드릴게요, 서씨 도련님, 용서합니다.”여자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서
그 순간, 서준명은 김가명을 바닥에 눕히고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그러나 김가명은 서준명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여배우면 바라보았다.“미루나라고 했죠?”미루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미루나라고 하고 고향은 한성이라는 곳이에요. 피부가 약간 민감해서 평소에 화장을 짙게 한답니다. 저는 연기 경험이 있고 특히 악역 경험이 많습니다. 출연료에 대한 요구는 높지 않고 그저... 그저 서씨 도련님과 친구로 지내고 싶을 뿐입니다.”김가명은 다시 한번 승낙했다.“저와 준명 씨는 좋은 친구예요, 제가 약속드리죠. 일단 오늘은 돌아가시고 며칠 뒤에 계약서를 작성하러 오시겠어요?”“좋아요!”미루나는 더없이 기뻤다.미루나가 떠난 후, 서준명은 그제야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김가명을 바라보았다.“가명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김가명은 웃으며 말했다.“준명 씨, 그저 친구로 지내는 것뿐인데 제가 장난이라도 친다고 생각해요?”서준명은 여전히 분노로 가득 찼다.“그런 농담이 나와요? 저는 아내가 없는 사람입니다. 제 아내는 아직도 행방불명이라고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저는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기분이 아닙니다! 특히 여자는 더더욱 싫고요! 저 서준명은 평생 어떤 여자와도 엮이고 싶지 않아요!”김가명은 인내심을 갖고 서준명을 바라보았다.“준명 씨, 우리 친구 맞아요?”서준명은 언짢은 표정으로 김가명을 바라보았다.“제가 언제 친구가 아니라고 한 적 있나요! 가명 씨가 직접 말해봐요, 제가 어떻게 해줬는지! 영화를 찍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하니 전액을 투자했어요, 여기서 뭘 더 해야 합니까! 선희 씨가 내 마음의 아픈 구석이라는걸, 어떤 여자도 볼 마음이 없다는 걸 알면서 이렇게 정도 낮은 여자와 친구를 하라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김가명은 한숨을 내쉬었다.“준명 씨는 영화계가 어떤지 몰라요, 전국적으로 유명한 감독인 저도 수중에 돈이 없는걸요. 돈이 없으니 충격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어도 마냥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준명 씨도 알다
“게다가 이 영화는 온전히 선희 씨를 위해 제작된 거였어요, 혹시 이 영화가 출시되기를 바라지 않는 건 아니겠죠? 어쩌면 이 영화가 개봉되면 엄선희 씨가 돌아올지도 몰라요.”서준명은 쓸쓸해하며 한탄했다.“그러게요, 선희 씨가 이 영화를 보고 돌아올지도 모르겠네요.”“그러니 준명 씨, 그저 여배우일 뿐이에요, 준명 씨와 자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다잖아요. 사실 저는 미루나가 너무 이해돼요,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을 겁니다. 겨우 캐스팅 현장에서 남성의 손꼽히는 도련님을 만났는데 어떤 배우가 마다하겠습니까? 미루나뿐만 아니라 톱스타라고 해도 여전히 말을 걸어올 겁니다. 그때면 상대할 겁니까? 이 여자는 그저 뻔뻔스러울 뿐이고 준명 씨만 무시하면 됩니다. 한낱 서씨 가문 도련님이 여자 한 명을 피하는 게 어려운 일일까요? 매일 외출할 때면 기사님이 데려다주시고 경호원까지 동행하는데 이 여자가 준명 씨 옆에 붙어 있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어요? 형을 한 번 돕는다 치고 미루나랑 친구 좀 해줘요, 네?”서준명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아니었다.오히려 늘 타인을 먼저 생각했다.게다가 김가명 감독과 오랜 세월 알고 지냈기에 김가명의 인품은 서준명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앞으로 친구로 지내는 거죠?”김가명이 물었다.서준명이 대답했다.“다만 영화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만이에요, 영화가 끝나고 개봉할 때면 저는 그 사람과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과 억지로 친구가 된 건 그도 난생처음이었다.김가명과 약속한 이후로 서준명은 그 여자로부터 자주 전화를 받아야 했다.오늘은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고, 내일은 안부를 물어왔다.심지어 날씨가 조금만 바뀌어도 그 미루나라는 여자는 서준명에게 전화를 걸어 옷을 많이 입으라고 당부했다.한동안 미루나라는 여자에게 찝쩍거림을 당한 서준명은 그녀를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참다못한 그는 미루나를 향해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