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유리야.”전화를 끊고, 민정아는 조용히 안장서 신세희를 기다렸다. 십 분이 지났지만, 신세희는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배탈이 심하게 났나?민정아는 바로 화장실로 갔다. 가서 보니, 실로 신세희는 계속 어딘가에 전화하고 있었다.“여보세요, 아저씨, 혹 선희가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선희가 알려드렸나요? 아, 그래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저씨. 큰일이 아니에요. 제 물건이 선희 서랍 안에 있는데 서랍이 잠겨 있어서, 지금 사용해야 해서 혹시나 해서 전화했습니다.”“엄선희! 제발, 전화 전원 좀 켜! 제발!”그녀는 다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부소경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다시 부소경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는 그 시간은 신세희에게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이번엔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F그룹 대표이사 사무실입니다, 누구시죠?”“나 신세희입니다.” 신세희는 격식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네, 사모님, 사모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전화주셨어요?” 부소경 비서실에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 전화를 받았다.신입사원에게 사실 부소경 사무실 전화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부소경과 비서실 직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기에, 전화 받을 사람이 없었기에, 신입사원이 전화를 받았다.“부사장님은 안 계셔요? 급한 일이 있어서요. 왜 휴대전화는 연결이 안 되죠?”신세희는 급한 마음으로 물었다.“죄송해요, 사모님, 부사장님, 현재 긴급회의 중이십니다. 전화를 끊임없이 받으시는 소리를 제가 회의실 밖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듯합니다, 사모님. 혹 급한 일로 찾으시는 거면, 제가 바로 부사장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신입 비서는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그녀는 잘 알고 있다, 부사장님은 심한 애처가라는 것을.아무리 큰일이라도, 사모님이 부사장님을 부르시면, 부사장님은 아무리 큰일이라도 그날 일은 모두 제쳐두고 사모님께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신입 비서는 얘기하고 바로 수화기를 옆에
신세희는 당황했다.전화 받은 사람은 엄선희가 아닌,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당신은 누구죠?”“환자 가족입니까?”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신세희는 놀랐다. “무슨 말씀이세요? 환자라니! 누가요? 휴대폰 주인이요?”전화 받은 사람은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당신 누굽니까? 환자와 어떤 사이이죠? 만약 환자의 가족이나 친구이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는 현재 환자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전화를 끊겠습니다. 업무에 방해 말아주세요.”“맞습니다, 맞습니다!” 신세희는 다급하게 얘기했다. “전 환자의 언니입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지금 어디예요? 바로 갈게요.” 신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전화 받은 사람은 한숨을 쉬더니 얘기를 이었다. “여기는 홍콩 가까이에 있는 남쪽 작은 도시입니다. 환자분 차량에 치이셨어요. 생명의 위험은 없습니다. 만약 가족이시면, 빨리 와주세요!”“네! 네! 바로 갈게요. 또 연락드릴게요. 전화 절때 꺼놓으시면 안 돼요. 다른 사람한테도 전화 더 이상 하지 마시고요. 3시간 후면 도착할 수 있어요.” 신세희는 급한 나머지 예의를 지킬 겨를조차 없었다.전화를 끊고, 그녀는 운전하고 공항으로 향했다.아니!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항에서 안전 검사하고,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등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을 예상한 그녀는 차를 돌려 기차역으로 향했다.입석 표를 사서 가더라도, 기껏해야 두, 세 시간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가는 길에, 그녀는 민정아 및 부소경에게 메시지를 남겼다.“정아 씨, 나 일이 있어서 지방에 출장 가야 해. 회사 잘 부탁해. 시간 될 때 엄선희 부모님께도 한번 다녀오고.”“소경 씨, 엄선희 사고 났어요. 남방에 있는 작은 도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저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당신 예측이 맞았어요. 회의 끝나면 바로 연락해요.”메시지를 남기고, 그녀는 기차역으로 향했다다행히도, 15분
“알았어요!”전화를 끊고, 신세희는 사색에 잠겼다.그녀는 침착해야 한다.일이 닥쳤을 때일수록, 더욱 침착해야 한다.시간은 일 분일 초 더디게 흘러갔다. 마치 일 년을 지난 것과같이 느렸다. 고작 30분 정도 지났을 뿐이다. 신세희의 전화가 울렸다.그녀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준명 씨?”서준명은 물었다. “오전에 조금 바빴어요. 아까 전화해서 선희에 관해 물었는데, 혹 무슨 일이 있어요?”신세희 “……”사실 엄선희 휴대폰에 1번으로 서준명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어야 했다. 엄선희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현지 의사는 당연히 서준명에게 전화해야 했다.하지만, 서준명의 얘기를 들으니, 서준명은 엄선희가 사고 난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이건 무슨 상황이지?신세희는 멈칫하다가 차분하게 얘기했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작은 일로 찾았을 뿐입니다.”“아, 그래요.” 서준명은 시름을 놓는 듯했다. 그리고 이어서 얘기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았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 형들이 사고치고, 아직 숨 돌릴 틈도 없네요.며칠 있으면, 곧 엄선희 생일인데, 그때 소경 씨와 아이들, 원명 부부, 시언 부부 그리고 조의찬과 함께 우리 집에서 모임을 해요. 어때요?”신세희는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고 대답했다. “좋아요.”그리고 숨을 크게 쉬고 그녀는 이어서 얘기했다. “준명 씨, 다른 용건이 없으면, 먼저 전화를 끊을게요.”“그래요.” 서준명의 목소리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신세희는 아무런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가 없었다.전화를 끊고, 신세희는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경 씨, 엄선희가 사고 난 것을 절대 서준명에게 알리지 마요, 알았죠?부소경은 차분하게 얘기했다. “알아, 그 배후를 밝히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거야!”부부가 의견을 서로 주고받은 후, 신세희는 전화를 끊었다.가는 길에, 그녀는 경각심을 세우고 있었다. 비록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듯했지만, 그녀는 고도로 민감한 상태였다.다행히,
아직 모르는 거야?신세희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녀는 의사의 손을 잡고, 두서없이 얘기했다. “선생님, 제발, 제발 알려주세요. 제 동생……상태가 어떻습니까? 많이 다쳤습니까?제발 부탁입니다. 알려주세요.”의사는 머리를 저었다. “전……진짜로 모릅니다.”한숨을 쉬더니, 이어서 얘기했다. “하지만,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간 지 6시간이 거의 되어 가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6시간이 되어가다니?그럼, 신세희가 처음 엄선희에게 전화를 한 시간과 같은 시간이 아닌가?그러면, 그녀가 엄선희에게 전화를 걸 때, 엄선희가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인가?“아니!” 신세희는 의사를 붙잡고 얘기했다.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그녀가 사고가 난 시점은 아침이어야 맞습니다. 그때 제가 제 동생이랑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기는 꺼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궁금한 점은, 동생이 사고가 났는데, 누가 그녀의 전화를 껐을까요?그리고 또 누가 다시 전화기를 켰을까요?”엄선희 생사가 달린 문제인 만큼, 신세희는 누구든 의심했다.하지만 의사는 신세희의 말에 화를 내지 않았다.그는 차분하게 얘기를 이어갔다. “당신의 심정 잘 이해합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환자의 전화는 꺼져 있었습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인해 휴대폰이 고장 났습니다. 구급요원이 그녀를 이송할 때, 중간에 환자가 잠깐 깨어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계속 휴대폰, 휴대폰 했지요.하지만 그녀의 휴대폰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했습니다.우리 역시, 환자의 가족을 찾아야 하고, 또한 병원비 역시 받아야 하기에, 다른 전화에 환자의 심 카드를 넣었습니다.하지만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몰랐고, 행여 가족으로 저장된 사람이 있나 찾으려던 찰나에, 당신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가씨, 주민등록증을 한번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저희도 환자의 가족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걱정되시면, 경찰에 신고하셔도 좋습니다. 경찰 앞에서 처리하는 편이 저희도 더 좋
“그리고... 환자분은 이미...”의사의 말이 반쯤 끝나자, 수술대에 누워있던 엄선희가 갑자기 깨어났다.피곤해 보이는 그녀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신세희를 보자마자 눈물이 흘러나와 얼굴을 감싸고 있던 거즈를 적셨다. 엄선희의 목소리는 더없이 허약했다.“신... 신세희, 세희 씨... 맞지?”“맞아, 나야 선희 씨, 나 맞아!”신세희는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다.“선희 씨 어떻게 된 거야, 교통사고는 어쩌다 난 거고 이 남쪽 작은 도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선희 씨를 이렇게 한 거야?”신세희가 잇따라 물었다.엄선희의 눈물이 더 세차게 흘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허약하기 그지없었지만, 절망과 비통함이 묻어났다.“세희 씨, 난... 난 정말 바보야... 내 사... 사랑은 결국 잘못된 거였어...”“그게 무슨 말이야, 대체 무슨 일인데?”신세희가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엄선희가 씁쓸한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무슨 일이 있었기에 달콤하기 그지없던 그녀의 인생이 꼭대기에서 순식간에 수만 미터 절벽 아래로 떨어졌단 말인가?엄선희는 서씨 가문의 일이 모두 해결된 줄 알았다.시부모님과 처음처럼 사이가 좋아졌고 준명도 그녀에게 특별한 생일파티를 준비해 줄 생각이었다.생일을 위해 준명은 홍콩까지 가서 그녀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서준명은 그녀에게 선물이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했지만, 엄선희는 일단은 알려주지 않는 걸 택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생일날 자신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길 원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어젯밤, 이 도시의 한 주얼리 맞춤 제작 회사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애인분께서 손님을 위해 다이아 반지를 주문했습니다. 손님분 사이즈를 알려주시긴 했는데 저희가 제작 중에 다이아를 넣을 때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걸 발견했고 서씨 사모님을 뵌 적이 없으니, 사모님께서 직접 방문하셔서 저희가 직접 손가락 사이즈를 측정해 봐야 할 것 같아요.”“우와, 다이아 반지요?”여자라면 모두 다이아에 대해 어느 정도
신세희는 믿을 수 없는 눈빛이었고, 한 마디 묻고 싶었다.“내 사촌 오빠? 준명 오빠를 말하는 거야?”하지만 엄선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환자분이 많이 힘드신가 봐요. 중상을 입어 몇 시간 동안이나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일단 좀 쉬게 하시죠.”의사가 정색하며 신세희에게 말했다.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인다.“네.”보호실 안으로 들어간 후 신세희는 밖에서 기다렸다. 신세희는 핸드폰을 꺼내 서준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서준명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세희야, 너 나한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던데 무슨 일 있어?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야? 무슨 일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나한테 말해, 난 사촌 오빠잖아.”“준명 오빠.”신세희는 또박또박 물었다.“지금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서준명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지금 외지에 있어. 곧 남성으로 돌아갈 거야.”“어느 도시에 있는데요?”신세희가 물었다.“홍콩.”신세희는 침묵에 잠겼다.“...”“왜 그래, 세희야?”서준명은 여전히 난해한 목소리로 물었다.“준명 오빠, 저... 저한테 말해주세요, 오빠는... 선희 씨한테 어떤 감정이에요?”신세희가 또 물었다.“세희야,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래? 내가 선희 씨한테 무슨 감정인지를 물어봐야 알아? 우린 6, 7년 동안 함께했어, 그동안 난 한 번도 다른 여자와 놀아난 적도 없고 늘 선희 씨에게 진심이었어. 세희야, 왜 그렇게 물어보는 거야?”서준명은 진지하게 물었다.그 말에 신세희도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엄선희는 혼수상태였고 그녀 또한 이 도시에서 혼자였다.그녀는 자신이 위기에 처해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이런 순간에 엄선희를 위해서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준명 오빠.”신세희가 말했다.“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나한테 알려주면 안 될까, 세희야?”서준명이 물었다.하지만 전화는 이미 끊긴 상태였다.서준명은 의아해하며 핸드폰을 바
최근 몇 년 동안, 그녀가 우는 횟수는 매우 적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엄선희 때문에 신세희가 슬프고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린다.부소경의 얼굴에 짙은 살기가 어려있다!누구든!진상이 밝혀지기만 한다면 그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부소경은 오랫동안 이렇게 독한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번엔 살기가 느껴졌다.“지금은 울 때가 아니야. 우린 선희 씨가 깨어나길 기다려야 해.”부소경은 아내를 위로했다.신세희는 여전히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선희 씨... 선희 씨 얼굴이 진짜 망가진 거면 어떡해요?”부소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세희 씨. 얼굴이 정말 망가졌다 하더라도 전국에 있는 의료진들을 동원해서 선희 씨 얼굴을 고쳐줄 거야.”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모두 중환자실을 바라보았다.시간은 너무나 천천히 흘러갔다. 신세희와 부소경 두 사람은 밤새도록 눈을 붙이지 못한 채 날이 밝도록 중환자실 밖에 앉아서 기다렸다. 의사가 놀람과 기쁨을 금치 못한 채 신세희와 부소경에게 말했다.“환자가 깨어났습니다, 환자가 깨어났다고요.”신세희와 부소경은 흥분한 듯 벌떡 일어나 중환자실을 빤히 쳐다봤다.잠시 후 보호실 문이 열렸다.엄선희가 온몸이 꽁꽁 싸매진 채 실려 나왔다.“환자 가족분들,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어 더 이상 중환자실에 머물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일반 병동에 들어갈 수 있으세요.”의사가 부소경과 신세희에게 말했다.“우리는 최고의 VIP 병실을 원합니다.”부소경이 다급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의사가 흔쾌히 대답했다.“가족분들께서는 비용을 결제해 주세요.”의사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환자는 아직 돈도 내지 않았기에 병원 측으로서는 당연히 돈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신세희는 환자 이송 차를 따라 VIP 병실로 갔고 부소경은 결제하러 갔다.병실에 도착하였고 모든 것이 해결되자 병실에는 신세희와 엄선희, 그리고 부소경만이 남아있었다.
신세희가 말했다.“선희 씨, 어쩌면 오해가 아닐까?”엄선희는 고개를 저었다. 허약하고 쉰 목소리에 절망과 속세를 달관한 듯한 감정이 묻어 나왔다.“세희 씨, 난 늘 세희 씨가 6년 동안이나 도피 생활을 한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해 왔어. 그리고 권력 있는 남편이 있는데도 한 번도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는 걸 택한 것도 더욱더 대단했어. 예전에 내가 세희 씨를 가장 존경했던 부분은 소경 씨가 세희 씨를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데도 세희 씨는 결코 소경 씨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는 점이었어. 난 이제야 깨달았어, 세희 씨는 사실 재벌가 며느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걸. 왜냐하면 세희 씨는 어릴 적 임씨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고생했었고 임씨 집안이 재벌가는 아니었지만 서로 음해할 정도로 자주 다퉜으니. 그러니 진정한 재벌가는 더 했겠지? 예로부터 재벌가는 옹졸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난 이제야 깨달았어.”엄선희가 이렇게나 슬프게 해석하는 말에 신세희는 매우 속상했다.“선희 씨, 내 생각엔 아마 오해인 것 같아. 준명 오빠는 7,8년 동안 선희 씨를 사랑했어, 선희 씨는 준명 오빠 아내잖아. 오빠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 만약 오빠와 선희 씨 사이가 누군가에 의해 모함을 받고 이용당하고 있는 거라면?”신세희는 엄선희와 서준명이 이용당하는 걸 정말 원치 않았다.그러나 엄선희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세희 씨, 세희 씨가 좋은 마음으로 이런 얘길 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아무리 다정하고 마음 넓은 남자였다 하더라도 가까운 가족인 세 형과 비교한다면 아내가 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나는 사실 남이나 다름없어. 심지어 원래 조건도 맞지 않았으니까. 서씨 가문은 남성에서 인정받는 재벌가이지만 우리 엄씨 집안은 전형적인 평민 집안이야, 준명 씨의 세 형은 나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서씨 가문이 산산조각이 난 건 다 나 때문이니 준명 씨는 날 미워했을 거야. 준명 씨는 홍콩에서 생일 선물을 사준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저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