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얘기를 들은 신세희는 더욱 이해가 안 갔다.“어머니 무슨 얘기 하시는 거예요?”서진희는 지금 아주 흥분된 상태이다. ”너희들은 모두 업무가 다망하잖니. 소경은 매일 회사 일이 바쁘고 너는 매일 설계하느라 바쁘고, 유리마저 이젠 많이 컸으니, 나랑은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 않고, 너와도 같이 안 놀려고 하잖니.내가 매일 피아노 치랴 춤을 추랴 너의 눈에는 바빠 보일지 몰라도 이 어머니의 아직 정신력이 좋아. 나도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나를 써주는 회사가 없더구나.하여 매일 노인정에 가서 춤추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마침 노인정에는 연출이 많아 생활이 풍부했지. 그때 한번 연출 했을 때, 그곳에서 동희남을 알게 되었어.동희남이 나를 처음 보았을 때 뭐라고 불렀는지 아니?”여기까지 얘기하고 서진희는 신세희에게 물었다.어머니에게 경찰을 도와 사건을 처리했다는 얘기를 들은 순간 신세희는 많이 놀랐다.또한 어머니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그녀는 어머니가 항상 이런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용감하고, 강하고 책임감이 강한 그런 사람.어머니가 경찰을 협조하여 의미 있는 일을 하셨다니 신세희는 기뻤다.적어도 어머니께서는 자신이 가치가 있다는 걸 다시 알게 되셨다.어머니의 얘기를 들은 그녀는 갑자기 조금 이해가 되었다. 사실 어머니는 항상 자기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어머니는 쉽게 사기당할 분은 아니시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신세희는 마음이 놓였다.하여 신세희는 이젠 농담할 여유도 생겼다. ”음…… 동희남이 처음 어머니를 뵈었을 때 뭐라고 호칭했어요? 아가씨?”“무슨 그런 농담을.” 그러고는 말을 이어 갔다. ”만약 그가 나를 그리 불렀다면 난 닭살이 돋아서 당장에 쓰러졌을 것이다!”“하하하” 신세희는 어머니의 농담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그가 어머니를 뭐라고 불렀어요? 미녀?”서진희는 딸을 웃으면서 치더니 얘기를 이어 갔다. ”예의가 없구나, 어머니와 이런 장난을 치다니.”신세희는 바로 어머니에게 사과하며 물었다.
반 평생을 살아오면서 그녀는 항상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만 생각했었다.동희남이란 남자를 알기 전까지는.서진희가 달콤한 말을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사실 남자가 주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왜냐하면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오빠 심지어 첫 결혼 상대인 임지강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그녀의 재혼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 그를 만나고 나서 서진희는 그야말로 안정감을 찾았다.남편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녀의 마음속엔 항상 그 재혼 상대가 자리하고 있었다.성실하고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그 남자.남편이 죽고 나서 그녀는 겉모습만 화려하고 권력이 있고 달콤한 말만 하는 그런 남자는 단 한 번도 마음 여겨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그런 남자를 마음속으로부터 역겨워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여 서진희가 동희남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녀를 미스서 라고 호칭했을 때, 그리고 그녀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때, 꽃보다 더 아름다워요, 너무 우아하시네요, 역시 고귀한 가문의 아씨 이십니다 등등 얘기를 건넸을 때 그녀는 온 몸이 닭살이 돋았고, 그녀는 그에게 싸대기를 날려 ”꺼져!” 라고 얘기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이젠 오십이 넘었다.그녀는 워낙 침착한 사람인지라, 자신에게 작업 걸어오는 남자에게 얼굴색 하나 변함없이 예의 있게 말을 건넸다. ”누구이신지?”“저는 여사님 팬 입니다.” 그 남자는 온 얼굴에 가식적인 미소를 띄었다.“팬?” 서진희는 되어 물었다. “네!” 그 남자는 당차게 대답했다. ”사실 저는 여사님을 오래 전부터 좋아하였습니다. 여사님 18세일 때 처음 보았는데 그때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때 전 겨우 10살짜리 작은 남자아이였고요, 그때 여사님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았는데, 저 빨리 성인이 되고 싶었어요, 성인이 되어 여사님을 보호해 드리고 싶었어요.”18세?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고?서진희는 속으로
그녀는 근처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아까 그 상황을 자세히 진술했다.그러고 나서 약간 미안한 듯 얘기했다. ”사실 저도 그가 솔로인 여성을 상대로 사기치는 파렴치한 사람이란 것을 장담은 못 해요, 다만 제 느낌이 그래요.그리고 그의 다른 행동도 그렇고, 하지만 저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신고했습니다.만약 제 판단이 틀렸다면,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전 악의는 없습니다.다만 저처럼 솔로인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외로운 여성들이 모두 자기 보호 의식이 있었으면 해요.만약 제가 정말로 그 사람을 오해했다면, 그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이 자리에서 저 먼저 사과드릴게요..조사와 관련하여서는 형사님들께 맡기겠습니다.”서진희는 너무 성실하게 얘기하였다.그리고 너무 진실되었다.진술을 끝내고 그녀는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생각 밖에도 그녀의 진술을 정리하던 경찰이 일어나서 그녀와 악수를 청하면서 얘기를 건넸다. ”여사님 정말로 대단하십니다.”서진희는 그 당시 어안이 벙벙했다. ”네?”“현시대에 여사님과 같이 이렇게 사회에 책임을 지려 하는 분은 극히 드물죠. 머리도 맑으시고 무모하지도 않으시고, 또한 이렇게 용감하기까지 하시다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한 가지 사실은 아마 여사님께서 모르실 겁니다.동희남은 사실 저희도 오랫동안 주시해 온 사람입니다.그를 체포하지 못한 것은 사실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입니다. 여사님 전에도 이미 여러 여성분들이 와서 이와 같은 사실을 진술하셨습니다.하지만 그들 모두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었어요.그 사람 너무 교활해서 증거를 남기지 않습니다.그리고 모두 그의 속임에 넘어가죠.그 여인들은 달콤한 말을 듣기 좋아하죠, 그리고 서서히 동희남이 놓은 덫에 빠져들고 말죠.그녀들은 처음엔 그 달콤한 말에 빠져서 자기 자신조차 속고 있다는 걸 모르죠, 나중에 알았을 땐 이미 재산은 다 빼돌린 상태도 자신조차 절망에 빠지죠.또한 그들 모두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에요. 하기에 쥐도
하지만 서진희는 스스로가 협조를 요청하였고, 경찰에 협조하여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였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즐거웠다.숭고한 신념도 있었다.필경 나이도 많고, 성취감이 있는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에겐 더없이 즐거운 일이었고,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도 있었다.필경, 그녀의 전 반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지강 같은 그런 쓰레기를 만나서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딸인 신세희에게도 상처를 주었으니, 25세 전까지는 떠돌이 생활을 했고, 심지어 감옥살이까지 하였으니.하여 서진희는 이 사람을 증오하고 있다.다시 한번 이런 인간쓰레기를 만난다면, 그녀는 꼭 온갖 힘을 다해 처벌해 주고 싶었다.서진희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해 경찰은 협조를 받아들였다.경찰은 서진희에게 얘기했다. ”여사님, 저희도 여사님 주변에서 당신의 안전을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여사님 스스로도 많이 조심하시고요. 위험이 감지되면 절대 참여하지 마시고. 그 사람이랑 만날 때도 안전을 고려하셔야 합니다.”서진희는 듣더니 기분 좋게 얘기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알아서 할게요. 꼭 제 손으로 그를 잡을 겁니다. 그에게 쓴맛을 보여주겠어요.그에게 짖지 않는 개가 사람을 문다는 것을 보여주겠어요!”집으로 돌아온 서진희는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그녀는 급히 동희남과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그녀는 그러면 너무 티가 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밀당을 할 생각이었다. 이튿날 그녀는 일부러 노인정에 춤을 추러 가지 않았다. 과연 이튿날에 동희남이란 남자가 서진희를 찾으러 노인정에 들렀다.서진희가 오늘 춤을 추러 오지 않았다고 하자 그는 실망했다.어제 그녀와 얘기할 때는 좋았는데, 너무 늙어 보이지도 않고 우아함도 있고, 사실 동희남은 마음이 흔들렸었다. 심지어 나이 든 여자의 매력이 느껴졌다.온화하고, 지적이고, 아는 것이 많고 성격도 좋았다,무엇보다 돈이 많다.동희남은 서진희에 대하여 많이 아는 듯했다.
서진희는 고의로 전화를 끈 것이다.그녀는 이미 동희남이 자신을 어느 정도 조사할 것을 예상했다. 자신의 뒤 배경까지 조사할 정도면 전화번호 정도는 흔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동희남을 먼저 혼자 애간장을 타게 할 생각이다.그날 동희남이 서진희와 통화가 안 되었을 때 몹시 화가 났었다.동시에 실망감 역시 컸다,그는 서진희 같은 늙고 남자가 없고, 어릴 때부터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겨우 이제 남자가 먼저 다가오면 이런 것을 즐기고 넘어올 줄만 알았다.하지만 서진희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동희남은 이 여자의 맘을 잡을 자신이 없어졌다,그는 마음이 조급했다.노인정 밖에서 그는 오랫동안 왔다 갔다 했다,서진희가 계속 나타나지 않자, 그는 하는 수 없이 노인정을 떠났다.그들 조직이 있는 그곳으로. 그는 바로 욕을 퍼부었다. ”젠장, 이 여자 작업하기 더럽게 힘드네, 우리가 생각했던 거랑은 완전히 달라!”“아무리 작업 걸기 힘들어도 일단 성공만 하면 이건 큰 건이야!이건만 잘 성공시키면 우린 몇 년 동안 일을 안 해도 돼.”이 얘기는 사실 서진희는 알 수가 없었다.이는 이 조직이 사건 조사받을 때 한 얘기들이다.전 조직원들은 다 알고 있다. 서진희만 작업 성공하면 이건 절대적으로 큰 건이란 것을.그날 동희남은 서진희에게 수십 번 전화를 걸었다.허나 서진희의 전화는 여전히 꺼져 있었다.세 번째 날 아침이 되어서야 서진희와 통화가 연결되었다.그는 만약 오늘도 전화 통화가 안 되면 노인정에서 하루 종일 지킬 계획이었다.적어도 노인정에 언젠가는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만약 노인정마저 안 나온다면 그는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릴 셈 이였다.다만 그렇게 하면 그 의도가 너무나도 뻔했다,하여 그는 당분간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번호를 누르고 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이번엔 꼭 통화 가능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상대편에서 뚜 하고 소리가 나자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그 순간 동희남은 너무 격동되어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그는
하지만 35세 이상의 여성은 달랐습니다.요즘 여성들은 관리를 잘해서인지 35세라도 20세처럼 보이죠. 어떤 분들은 45세라도 30세 초반으로 보이고요.긴 생머리 휘날리고, 몸매 관리도 잘하고.비일비재하죠.하여 저희 회사는 35세부터 55세의 여성을 타깃으로 하였습니다.그들의 소비 능력은 아주 좋아요.일단 이 나이가 되면 품위도 자연스레 올라가죠.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얘기하잖아요. 여성이 제일 아름다운 나이는 아마도 35세에서 55세 사이라고요.이 말을 처음에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하지만 그녀들을 보았을 때 저는 믿게 되었어요.서 여사님께 사실대로 얘기하면,어제 처음으로 여사님과 인사를 나눌 때 저는 전에 미리 여사님에게 관심을 두었어요.왜 그랬는지는 설명해 드릴게요.무서워하지 마세요.저희 회사에서 35세에서 55세 사이의 여성 평면 모델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계속해서 찾고 또 찾고하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었습니다.저희 회사 사장님은 사람을 물색했지요.그러던 중 사장님은 여사님을 알게 되었고 노인정 단체 활동에서 연기도 좋으시고 몸매도 좋으시고 제일 우아하심을 알게 되었습니다.이러한 당신은 사람의 주의력을 끌기 마련이지요.사장님께서 처음에 여사님의 나이는 사십 대 초반으로 알고 계셨습니다. 당신과 같은 외모, 그리고 그 우아함은 저희 회사의 모델로 너무 적합했습니다.절대적으로 최고였습니다.하여 사장님은 저를 보내어 당신과 얘기를 나누게 하였습니다.아마 저의 어제 같은 행동이 여사님을 놀라게 해 드렸죠?미안합니다.제가 너무 적합한 분을 찾아서 정말로 고귀하고, 저희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모델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정말로 어렵게 찾았습니다.그래서 어제 제가 좀 너무 격동했죠?용서해 주세요.”서진희는 그가 끙끙거리며 외운 이야기를 읊어내는 것을 눈치챘다.동희남은 말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침이 입에 고일 정도였다.그는 속으로 자신이 대사를 너무 잘 암기했다고 스스로 자랑스레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 아팠어?” 서진희의 얘기를 듣다가 갑자기 신세희가 서진희의 얘기를 중단하였다. 자책하는 말투였다.얘기를 하다 보니 신세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엄마, 입원했으면 나한테 알려야지, 오늘 이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난 그 사실을 몰랐을 거잖아!”그녀는 엄마를 원망하고 있었다.서진희는 웃었다.너무 자애롭게,“바보야, 엄마가 진짜로 아팠으면 너한테 당연히 알려주지, 엄마 지금도 건강해, 젊었을 때 논밭 일을 많이 해서 몸이 아주 튼튼해.그러고 후에 임지강이 나를 지하실에 가둬놓았어.겨우 임지강에게서 벗어나 너를 찾기 위해 엄마는 매일 여기저기 찾아다녔어.그때 몸이 단련되었지.요즘은 건강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서 약 먹고, 주사 맞고, 링거 맞는 사람이 너무 많아.하지만 엄마는 달라.엄마도 감기도 걸리지만, 하루면 다 좋아져,후에 너를 찾았을 때, 생활도 차츰차츰 좋아졌고, 모든 것이 다 일상으로 돌아왔어.잘 먹고, 잘 입고, 건강관리도 하고, 춤도 추고.이렇게 얘기할게, 엄마 지금 아주 건강해. 너보다 더.”신세희는 그제야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렇게 건강하고 아프지도 않으면서 병원에 입원은 왜 했어요?도대체 왜?그렇게 맥없이.”엄마 걱정에 신세희는 다급해서 물었다. ”엄마, 빨리 얘기해요, 빨리.”서진희는 이어서 얘기했다. ”엄마 건강해, 엄마는 경찰과 계획을 하나 세웠어. 대어를 낚을 계획, 이젠 알겠니?”신세희는 웃었다. ”엄마, 이러다 능수 되겠어요. 목소리도 연기하고.사건 해결 능수뿐만 아니라 연기해도 되겠어요.”“하하!” 서진희는 호탕하게 웃었다.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계속해서 얘기했다. ”엄마는 그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 나처럼 홀로 지내는 고독한 여성들을 위해서.”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애처롭게 엄마를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엄마 정의감이 있는 걸 알아요. 하지만 엄마, 약속 하나만 해줘요. 이후에는 위험한 일은 절대로 안 하시겠다고.제가 너무 많이 걱정했고, 너무 많이
그녀는 돈을 송금해 준 사람에게 너무 감사했다.주동적으로 연락을 취하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연락해서 보니 그 남자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했다.그 젊은 남자는 외모도 출중하고, 온화하고 센스 있지만 이 남자는 돈이 많지 않았다. 시골에 있는 부모님도 부양해야 하고, 세상을 떠난 친형을 대신해 조카들의 대학 학비까지 책임지고 있었다.남자의 부담이 이렇듯 크지만, 젊은 엄마에게 돈을 20만 원씩이나 보내줬다.그 사연을 들은 젊은 엄마는 너무 감격하여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울면서 그 남자에게 얘기했다. ”당신한테 자제분은 없나요? 부모님도 모셔야 하고, 조카들도 돌봐야 하는데, 그럼, 당신은 어떻게 살아갑니까?”그저 안부 전하는 인사였는데, 그 남자는 서글프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친형이 죽을 때 형 작은딸은 겨우 1살이었고, 형수는 한 달도 안 되어 그들을 두고 떠났어요.아들은 겨우 5살이었고, 딸은 겨우 1살 넘은 갓난아기.그때 저희 아버지는 전신마비가 오셨고,어머니는 허리가 안 좋으셔서 다 제가 돌보아야 했습니다.하……여사님은 그때의 저의 심정을 상상도 못 할 겁니다. 겨우 18세인 제가 매일 조카의 기저귀를 바꾸고.조카가 밤에 우유도 먹어야 하지, 그러면 저는……”남자는 어색해서 웃었다. ”저는 젖병을 제 가슴에 올려놓고 조카에게 먹이곤 했습니다. 저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때 그 상황에서 어느 여자가 저 같은 남자한테 시집오겠습니까?비록 얼굴은 봐줄 만하지만 그때 그 상황에서 저는 결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하지만 지금은 큰 조카는 연구생이고, 작은 조카는 대학교에 진학하였으니, 전 보다는 상황이 좋아졌습니다.아마도 몇 년 더 지나서, 조카들이 취업하면 그땐 제 상황이 많이 좋아지겠죠.저는 이번 생에는 조카들만 바라보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여자는 이내 속상해하는 말투로 얘기했다. ”하자만 당신은 이제 37세인데. 이렇게 젊은데요.”“그러게, 말입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 여자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남자는 좀 짠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