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명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해?”최여진은 웃으며 말했다. “방금 제가 직접 확인했어요.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으면 부소경은 구경민 손에 죽은 거예요. 그런데 지금 부 씨 집안이 상을 치르고 있어서 부소경이 이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지영명 씨가 남성을 쉽게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제 말 들으세요, 지금 구경민이랑 부소경이 피 터지게 싸우면 지영명 씨를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예요. 제 생각에는 부소경이 지금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잡혀갔다는 것도 잊은 것 같아요, 하하!”“......” 지영명은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지영명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지금 당장 공격해야겠군. 무슨 일 있으면 즉시 알려줘!”최여진은 말했다. “저랑 약속한 거 절대 잊으면 안 돼요!”“걱정 마, 절대 안 잊어!” 지영명은 퉁명스럽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최여진의 말을 100% 믿지 않는 지영명은 전화를 끊고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알아낸 거 있습니까?” 지영명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대방은 즉시 대답했다. “두 사람 머리에서 피가 났어요. 부소경은 구경민 손에 죽을 뻔했고요. 싸움은 이미 시작됐습니다.”상대방은 바로 지영명이 남성에서 돈을 주고 섭외한 첩자이다. 때문에 첩자의 말은 믿을만하다. “알겠습니다.” 지영명은 담담하게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오빠, 왜 그래?” 지영주는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한곳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 지영명을 보고 물었다. 지영명은 지영주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영주야! 우리 이제 곧 집에 돌아갈 수 있어! 서울 가면 우리가 살았던 집에 가보자! 오빠가 서울에서 사업을 할 수도 있으니 앞으로 도둑질할 필요도 없어. 부모님 묘지도 터 좋은 곳으로 옮기자.”지영주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오빠, 그게 정말이야? 응?”지영명은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야!” 지영명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부소경과 구경민이랑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부소경이
이번 생의 유일한 친구. 신세희는 지영주 발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 완치는 아니지만 확실히 많이 호전되었다. 신세희는 지영주의 힘든 지난날을 듣고 따뜻하게 위로해 줬다. 또한 신세희도 지영주와 같은 괴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겪었다. 때문에 지영주는 신세희가 오랜 친구 같았다. “신세희, 괜찮아? 세희야!” 지영주는 신세희를 부축하며 애절하게 말했다.“나 좀 부축해 줘. 머리가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풀려.” 신세희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영주가 신세희를 소파에 앉히자 지영명도 따라 들어왔다. 잠시 후, 지영주는 신세희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야, 겁먹지 마. 부소경이 없어도 내가 있잖아.”신세희는 지영명을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악마 같은 자식! 내 아이는! 내 아이는 아직 남성에 있어! 소경 씨가 죽으면 아이는 어떡해! 내 아이한테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죽여버릴 거야!”“......” 지영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영명은 신세희에게 ‘너한테 아이는 오직 뱃속에는 아이 한 명이야, 그리고 앞으로 나랑 함께 살게 되면 우리 아이를 낳을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신세희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말을 꺼내지 않았다. 지영명은 신세희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방에서 나가며 지영주에게 말했다. “영주야 잠깐 나와 봐.”“오빠, 왜?” 지영주는 지영명을 따라나왔다.“섬에 있는 애들 모두 남성으로 보내. 무조건 빨리 끝내고 남성으로 가서 부 씨 집안을 도살하고 F 그룹을 손에 넣어야 돼. J 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가 회장, 네가 부회장을 맡게 될 거야, 이제 우리는 부자가 되는 거야.”지영주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 그럼 신세희 아이는…?”“상관하지 마! 6살이나 먹은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나중에 커서 아버지를 위해 나한테 복수할 거야, 그 아이는 신세희 뱃속의 아이와는 달라. 지금 뱃속의 아이는 태어나서 잘 해주기만 하면 나를 친아버지라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반호영을 죽이라니...지영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영주는 능력도 없이 세상 물정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 반호영을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영명의 섬까지 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영주는 줄곧 반호영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사흘 만에 지영주는 반호영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방 안에 갇혀 있던 반호영은 지영주가 신세희에게 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두 듣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반호영은 지영주에게 아침밥을 받으며 물었다. “나는 무조건 죽는 거야?”지영주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영명 오빠한테 아직 네가 필요해. 하지만 네가 필요 없어지면 바로 죽일 거야.”반호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 지영주는 반호영의 평온한 표정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너는 참 불쌍한 여자야.” 반호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영주는 날을 세우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어차피 죽을 목숨이니 말해줄게. 내 은행 계좌에 20억이 있어. 원래 명선이 대학 보내고 공부시킬 돈인데, 내가 죽으면 명선이랑 절반씩 나눠 가져. 받기 싫다면 어쩔 수 없고... 지영주, 너 아직 30살밖에 안 됐어, 앞날이 창창하니 이제 도둑질은 그만하고 내 돈으로 해외에 나가서 공부해.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도 찾고, 시집가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아. 아직 늦지 않았어.”지영주는 반호영이 이런 말을 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잠시 후, 지영주는 차가운 표정으로 반호영에게 말했다. “반호영, 나를 꼬드기는 거야? 살려달라고?” “어때? 솔깃하지?” 반호영은 싸늘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뭐?” 지영주는 반호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가!” 반호영은 지영주를 무시했다. 하지만 지영주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지영주는 말했다. “미안해.”반호영은 여전히 지영주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영명 오빠가 너를 죽이려고 하는데 왜 나한테 호의를 베푸는 거야?” 지영
이 순간 지영주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지영주는 반호영이 자신을 꼬드기는 것도, 도망칠 기회를 엿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반호영은 사는 것이 지옥인 마냥 전혀 살고 싶은 욕구가 없는 듯했다. “신세희를 갖지 못할 바에는 그냥 죽는 게 낫지?” 지영주는 반호영에게 물었다. “어!” 반호영은 즉각 대답했다.“신세희가 그렇게 좋아?” 지영주는 반호영에게 물었다. 반호영은 온화한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평생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 신세희를 만나기 전에는 형의 섬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울 수 있었어. 하지만 형의 섬이 없어졌으니 더 이상 우리 집안을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나는 부모님한테 버림을 받았기 때문에 그저 내가 좋아하는 여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평생 꿈이야. 마당 있는 집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그런 화목한 가정… 돈도 필요 없어, 마당에 심은 채소만 먹고살아도 충분해. 만약 돈이 필요하면 막노동이라도 할 수 있어.”반호영은 막노동을 해도 행복하다는 표정이었다. 지영주는 이제야 반호영이 정말 화목한 가정을 동경한다는 것을 느꼈다. 반호영은 평생 화목한 가정을 꿈꿨다. 지영주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순간 지영주는 반호영에게 호감이 생겼다. 반호영은 사납고 고집스럽지만 품위 있고 똑똑하다. 게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인은 저지르지 않는다. 그야말로 뼛속까지 부잣집 아들 분위기를 풍긴다. 또한 반호영인 진짜 부잣집 아들이다. 지영주는 3일이라는 시간 안에 반호영을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영주는 지영명에게 이 사실을 감히 말할 수 없었다. 지영명에게 말했다가는 한 대 맞을 것이다. 사실 맞는 것은 상관없지만 지영명이 속상해할 것이다. 어떻게 원수를 좋아할 수 있을까?그것도 알게 된 지 3일 밖에 안 된 원수를?지영주는 지영명에게 절대 말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지영주는 반호영에 대한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영주는 지영명이 반호영을 가지고 부
“반호영 처리해.” 지영명은 마치 파리 새끼 한 마리 죽이는 듯 말했다. 지영주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 반호영을 죽여야 하나?지영주는 반호영이 신세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차마 죽일 수는 없었다. 반호영은 어두운 사람이지만 지영주에게는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였다. 잠시 후, 지영주는 머뭇거리며 지영명에게 말했다. “알... 알겠어...”지영주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반호영에게 향했다. 반호영은 지영주를 힐끗 쳐다보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왔어?”“응.” 지영주는 대답했다. “나 언제 죽일 거야?” 반호영은 그저 빨리 죽고 싶었다. “네 형이랑 구경민이 싸우고 있어.” 지영주는 말했다. “누구?”“부소경이랑 구경민이 싸고 있어. 영명 오빠가 모든 인력을 남성으로 보내고, 나한테 너를...” 지영주는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지영주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미안해. 네 다리… 내가 그런 거야. 너는 나에게 돈까지 주면서 행복한 삶을 살라고 했는데… 네 다리에 총은 쏜 것을 후회하는 날이 올 줄 몰랐어.”반호영은 말했다. “지금 나를 죽이러 온 거야? 부소경이랑 구경민이 싸움이 났으니 이제 더 이상 내가 필요 없어진 거지?”똑똑한 반호영은 한 번에 알아차렸다. 지영주는 그런 반호영의 모습에 더욱 빠져들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지영주는 반호영에게 열등감을 느꼈다. 지영주는 어린 시절 햄버거 또는 생일 케이크조차 먹어보지 못하고, 새 옷도 입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오빠와 떠돌이 생활을 하며 지냈다. 하지만 반호영은 지영주와 전혀 다르다. 반호영은 부유한 집에서 풍족한 삶을 살았다. 게다가 대학교 졸업 후 유학을 나가 식견을 넓혔다. 지영주는 본인과 반호영은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느꼈다. 반호영을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지영주는 차마 자신의 속마음을 말할 수 없었다. 지영주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네 목에 칼을 대고 바다까지 끌고 갈 테니 도망가, 살 수 있는 기회를 줄게. 만약
반호영은 수많은 여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신세희 뿐이었다. 하지만 지영주는 다른 여자들과 달랐다. 불쌍한 어린 소녀는 살인을 저지르는 악랄한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살인하는 것 외에는 여전히 순결하고 순수한 처녀이다. 반호영은 그날 밤 지영주가 신세희에게 들려줬던 가슴 아픈 어린 시절 이야기를 똑똑히 들었다. 때문에 반호영은 지영주를 연약한 여자라고 느꼈다. 반호영은 아무리 악랄해도 약자를 괴롭힌 적이 없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지영주가 반호영을 좋아하다니...반호영은 어떤 마음일까?반호영은 한숨을 내쉬고 웃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말했다. “지영명! 진짜 나를 죽일 셈이야?! 너, 생각 잘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지금 부소경이 가장 나약할 때니까 기회는 잘 잡았네. 그런데 남성은 왜 무너뜨리려는 거야? 남성을 장악하기 위해서? 하지만 남성을 장악하려면 너를 도와줄 사람 필요해, 예를 들면 부 씨 집안의 진문옥 같은 사람? 너 같은 도둑놈이 뭘 알겠니? 됐다, 말을 하지 말자!”“......” 지영주는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지영주는 버럭 화를 냈다. “반호영, 너 죽고 싶지?!”반호영은 말했다. “나는 원래 살고 싶지 않았어! 단지 네가 나를 죽이고 죄받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야! 이 나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 죽이고 평생 가슴 아파하지 마. 내가 지영명한테 너 말고 다른 사람 보내라고 말할게.”지영명은 깜짝 놀라 말을 더듬거렸다. “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반호영은 온화하게 웃으며 읊조렸다. “바보...”지영주는 바보라는 말에 순간 눈물을 터뜨렸다. “반호영, 나... 너 많이 좋아해. 지금까지 영명 오빠 말고 남자를 좋아한 적이 없어. 하지만 한글도 못 읽는 나는 누구를 좋아할 자격이 없어.”반호영은 여전히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곧 지영명 오니까 그만 울어.”반호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발자국 소
지영주는 감동한 눈빛으로 지영명을 쳐다봤다.지영주를 끔찍하게 아끼는 지영명이 지영주가 반호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떨까?지영주는 반호영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영명을 뒤따라 나왔다. 오늘 밤 지영명과 지영주는 밤새 잠을 못 잤다. 섬에 있던 인원들은 배를 타고 남성으로 향했다. 이 배는 바로 부소경이 반호영에게 보낸 배이다.게다가 무기를 실은 배가 한 척 더 있었다. 무기들은 지영명이 몇 년 동안 하나씩 모은 것이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나자 시간은 이미 새벽 4시가 넘어 가로등이 길을 환하게 밝혔다. 지영명은 남성에 있는 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첩자는 씻지도 못한 몰골로 지영명에게 달려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말했다. “부소경이 벌써 F 그룹의 모든 업무를 서시언에게 맡겼습니다! 서시언은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며, 이번 연도에 서 씨 기업이 잘 된 것은 모두 부소경 덕분이라고 합니다. 이제 부소경이 떠났으니 남성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습니다.”지영명은 소파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애써 평온하게 말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한 시간 후, 지영명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최여진?” 지영명은 말했다. “하하! 지영명 씨, 제가 아주 좋은 소식을 알려줄게요! 부소경과 구경민이 남성의 한 산간 지역에서 대격전을 벌였어요! 그리고 지금 구성훈이 남성으로 오고 있어요. 오늘 안에 도착할 테니 협력하시면 됩니다. 지영명 씨, 앞으로 남성과 서울은 모두 우리 겁니다! 하하!” “아주 좋아!” 지영명은 기뻐하며 말했다. 잠시 후, 지영명은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가 큰소리로 명령했다. “당장 움직여!”부하들은 지영명의 명령에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이때, 지영명은 신세희에게 향했다. 요 며칠 신세희를 돌봐줄 사람을 보냈으며, 뭘 하든지 전혀 구속하지 않았다. 잠시 후, 지영명은 신세희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나랑 같이 배 타고 남성으로 갈 거야, 의사랑 의료 장비는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걱정
신세희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부소경을 생각하자 눈물이 났다. 지영명은 신세희의 눈물이 무척 슬퍼 보였다. 지영명은 신세희가 부소경의 생사를 알지 못해 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소경과 구경민이 진짜 싸운다고 확신했다. “그만 울어, 뱃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지.” 지영명은 신세희를 위로했다. 이때, 지영주가 들어와 지영명에게 말했다. “오빠, 내가 세희 배까지 데려다줄게.”“알겠어. 안전하게 데려다줘.” 지영명은 신세희가 수작이라도 부릴까 봐 걱정되었다. 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로 향하는 길, 지영주는 신세희에게 말했다. “세희야, 너 우리 오빠 사랑해?”“아니, 절대 아니야!”“우리 오빠... 진짜 좋은 사람이야.” 지영주는 말했다. “......”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세희는 당장이라도 욕을 하고 싶었다. 살인마!수많은 여자를 해친 나쁜 놈!좋은 사람은 개뿔!하지만 지영주는 지영명의 동생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잠시 후, 신세희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지영명이 좋은 사람인 건 알아. 하지만 나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어. 내 남편은 아직 안 죽었고, 뱃속의 아이도 있는데 남편이랑 원수지간인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없어. 영주야, 차라리 나를 죽여.”지영주는 즉시 대답했다. “아니! 너는 나의 유일한 친구야, 절대 죽일 수 없어. 네가 조금 더 강해진다면 영명 오빠가 아주 잘 해줄 거야.”“......”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세희는 더 이상 바보 같고 이기적인 지영주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선 배에 타자.”“응.” 지영주는 대답했다. 신세희가 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출발했다. 반호영이 있는 섬에서 남성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새벽 5~6시에 출발해서 밤이 되어 남성에 도착했다. 이 시각, 지영명은 남성으로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영명은 더욱더 자신만만해졌다. 이때, 어두운 빛을 뚫고 육지에 향해 오고 있는 배가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