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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6화

반호영은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신유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손에 들고 있던 솜사탕이 바닥에 떨어졌다.

“선생님, 선생님? 거스름돈 받아가셔야죠.”

솜사탕 가게 사장이 소리쳤다.

“저리 꺼져!”

반호영은 짜증스럽게 발을 들어 사장을 걷어찼다. 명치를 정통으로 맞은 사장은 피를 토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이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았다.

섬뜩한 눈동자, 마치 악마를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래전에 봤던 범죄영화가 떠올랐다.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즐기는 범인, 반호영의 눈빛이 그 범인을 닮았다.

거슬리는 게 있으면 무작정 칼로 찌르고 보는 흉측하고 무자비한 살인자.

반호영은 그런 살인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평생 이곳에서 솜사탕을 팔며 누구에게 원한을 진 적도 없는 자신이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장은 억울했지만 두려움이 컸다.

경찰에 신고할까 고민하던 중에 남자의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야, 어디 간 거야? 삼촌 놀래키지 말고 어서 나와!”

“삼촌이랑 있는 게 그렇게 싫었어? 그럼 말해주지 그랬어?”

“그럼 삼촌이 얌전히 집에 보내줬을 텐데. 네가 위험에 빠지는 건 싫단 말이야. 유리야….”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솜사탕 사장은 핸드폰을 들고 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가 잃어버렸으니 화가 날만도 하지.

남자는 다급히 그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불과 몇 분 사이에 아이가 어디로 도망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시각, 신유리는 닭장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퀴퀴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진동했지만 아이는 꾹 참았다.

유리는 입술을 피나게 깨물며 울지 말자고 스스로 되뇌었다.

조금만 기척을 내면 반호영이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반호영에게 잡히면 다시는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신유리는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

싫어!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내렸다.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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