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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전화를 한다면 부모님을 빨리 만날 수도 있겠지만 기다리는 동안에 반호영의 부하들에게 발각될 수도 있었다.

신유리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었다.

신유리는 길을 굉장히 잘 기억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 여기서 솜사탕을 먹겠다고 조른 건, 솜사탕이 정말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일대가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엄선우와 같이 유치원 끝나고 고윤희가 입원한 병원까지 갈 때 자주 지나갔던 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유치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6살 신유리는 가장 힘들지만 가장 안전한 방식을 택했다.

가는 길에 누군가가 왜 혼자 있냐고 물어볼까 봐 조마조마했다. 그래서 아이는 커플이 보이면 그곳을 응시하며 소리치고는 했다.

“엄마, 아빠, 같이 가!”

하지만 유리는 한참을 가도 유치원에 도착할 수 없었다.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렸다.

지나가다가 공중화장실을 발견한 아이는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오래 잘 수는 없었다. 신유리는 조금만 자고 체력을 보충한 뒤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그렇게 오후내내 걸었지만 아이는 여전히 유치원에 도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점점 기대감이 부풀었다.

만약 신유리가 이 시간에 집에 연락했더라면 부모님은 절대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기에 아이는 너무 어렸다.

아이는 어른들의 추악한 심리를 잘 알지 못했다.

6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지금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한 시간 전,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불길한 느낌에 부부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통화를 시도했을 때, 반호영이 받았다.

신세희는 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무너져내렸다.

“반호영! 그만해, 제발…. 네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줄 테니까 유리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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