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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0화

“아빠, 나 대단하지 않아?”

신유리가 부소경의 품을 파고들었다.

“냄새가 심하지? 닭장에 숨어 있다가 와서 그래. 졸려서 화장실 들어가서 잠도 자고 그래서 냄새가 심할 거야. 그런데 유리 배고파! 배고프고 힘든데 아무한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어! 지나가는 사람이 다 사기꾼으로 보였어!”

아이는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도 유리 속였잖아. 할아버지는 자기가 아빠의 아빠니까 나를 아주 사랑한다고 해놓고… 앞으로는 다시 할아버지 안 믿을 거야!”

“그래도 무사히 돌아왔어! 유리는 길을 잘 기억하는 똑똑한 어린이니까!”

“더 일찍 올 수도 있었는데 유치원까지 오는 길밖에 기억나지 않아서 유치원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오느라 늦었아.”

“아빠, 왜 그래? 왜 멍하니 있어? 너무 기뻐서 넋이 나간 거야? 아빠, 그런 표정 짓지 마. 무서워….”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신유리는 작은 손으로 아빠의 얼굴을 감싸고 찰싹찰싹 때렸다.

하지만 그의 아빠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신유리는 엄선우에게 고개를 돌렸다.

엄선우도 상태가 비슷했다.

신유리는 거실에 있는 가정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도 우두커니 신유리만 바라볼 뿐이었다.

“아빠!”

유리가 큰소리로 소리쳐서야 부소경은 정신을 차렸다.

그가 들고 있던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며칠 사이에 핸드폰 액정만 몇 번 갈았는지 모른다.

“소경아, 소경아!”

수화기 너머로 부성웅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유리 돌아온 거야? 유리 돌아온 거지? 빨리 말해봐! 소경아!”

부소경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뒤돌아서 딸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유리 맞아? 돌아온 거야? 나 꿈을 꾸고 있는 거 아니지?”

유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나 발 아파. 족욕 시켜줘.”

“이거 꿈 아니지? 유리야, 아파?”

말을 마친 부소경은 아이의 통통한 볼을 꼬집었다.

“아파, 아빠!”

신유리가 비명을 질렀다.

부소경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

“꿈 아니었네!”

“아니다. 이건 아닌가? 날 꼬집어야 맞나?”

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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