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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5화

최가희를 딸이라고 생각한 건 성유미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고통을 참으며 살아가는 모든 이유가 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22세나 되는 딸에게 뺨을 맞았다.

사실 상 모녀의 정 같은 건 이미 끊어진 상황이었다.

그녀에게는 이제 딸이 아니라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편히 기대고 쉴 수 있는 사람.

마침 서시언도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상처받은 두 사람, 완전하지 않은 두 사람이 같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성유미는 기뻤다.

“시언아, 난 나이도 많은데 정말 괜찮겠어? 내 나이 이제 40이야.”

“누나는 예뻐요.”

“하지만….”

“알아요.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면 입양하면 되죠! 네 명 정도 입양할 수도 있어요. 어차피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까 아이는 많을수록 좋아요. 아이 입양하면 누나는 집에서 아이들 돌보고 나 퇴근하면 같이 돌볼게요. 그러면 애들이 커도 누나를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거예요.”

“누나, 앞으로 누나에게도 아이가 생길 거예요. 그리고 다시는 자식에게 버림받는 고통을 느끼지 않을 거예요.”

“그래! 아이 입양하자. 많이 입양해. 열 명도 케어할 수 있어! 나중에 우리가 늙어도 자식들 보는 낙으로 사는 거지. 시언아, 넌 하늘이 내게 주신 축복 같아.”

성유미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서시언은 그런 그녀를 꼭 안아 주었다.

성유미는 서시언의 품에 얼굴을 박고 오열했다.

현장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구경꾼들마저 뒤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한참이 지난 뒤, 누군가가 작지도 크지도 않은 소리로 말했다.

“참 지지리 복도 없는 여자네. 그래도 마흔 살이 돼서 복이 찾아왔으니 앞으로는 행복할 일만 남았겠어.”

이건 그냥 구경꾼들 중 한 명의 탄식이었다.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시언과 성유미의 뒤에서 누군가 죽일 듯한 기세로 고함을 질렀다.

“성유미! 이 뻔뻔한 년아! 딸 남자친구 빼앗으니까 좋아? 너 같은 게 무슨 낯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거야?”

최가희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화가 나서 벽에 머리라도 박고 싶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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