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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3화

성유미는 순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시언아, 미안해. 가희한테 돈 돌려주라고 했는데… 사실 난 헤어진 사이에 너한테 너무 많은 걸 받은 게 창피하고 미안하거든. 그런데….”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뒤돌아섰다.

“어디 가요?”

서시언이 물었다.

최가희는 순간 당황했다. 사람들 틈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최홍민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던 관중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성유미가 말했다.

“앞으로 이곳에 다시 올 일은 없을 거야. 다시는 가희 만나지 않을 거고 그 애가 뭘 하든 상관하지 않을 거야. 죽기 직전에라도 가희 안 만날 거야.”

그녀는 정말 크게 상처를 받았다.

나이 스물두 살이나 먹은 딸이 엄마의 사정은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엄마를 모욕하는 말도 서슴지 않고 엄마에게 매까지 들었다.

애를 낳은 게 너무 후회스러웠다.

그냥 아이를 낳은 적 없다고 생각해야지!

성유미는 더이상 딸을 찾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몇 걸음 걷던 성유미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서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언아, 혹시… 부탁 하나만 해도 돼?”

서시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나, 편하게 말해요.”

성유미는 공허한 표정을 짓고서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가능하면 우리 이모 좀… 부탁해도 될까? 이모라고 해봐야 나랑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일은 할 수 있어. 가끔 괜찮나 한번씩 들여다봐 줘. 어차피 이제 돈도 있고 일도 할 수 있으니까 생활하는데 별로 문제는 없을 거야. 손자도 곧 중학교에 들어가니까.”

“우리 이모 불쌍한 사람이야. 꼭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내려놓을 수 없는 사람이 이모야.”

서시언은 그 말을 들으며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누나,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성유미는 자기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

“나? 진작 죽었어야 했을지도 몰라.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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