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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서준명이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역시 세희는 똑똑하구나. 네 눈을 속일 수 없겠어.”

“난 괜찮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도 친척이잖아요. 친척이 친척을 보러 오는데 뭐라 할 수는 없죠. 게다가 우리 엄마랑은 상관없는 일이고요.”

잠시 숨을 고른 신세희는 간절한 눈빛으로 서준명에게 물었다.

“오빠, 이 일을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줄 수 있어요?”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가 그 집 사람들을 가족으로 인정하기는 싫어하지만 그래도 어릴 때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던 안 좋은 기억이 있잖아요. 그냥 먼 친척집 딸이 자기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걸 보고 어떤 심정이었겠어요? 친딸인 자신은 항상 외면당했는데….”

“나도 알아.”

서준명이 말했다.

“고모가 많이 상처받은 거 알아. 나한테도 고모는 한 명뿐이야. 내 고모는 네 엄마야. 네 엄마한테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야. 할아버지나 아버지를 만나달라고도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고마워요, 준명 오빠.”

“이제 만두 먹으러 가자.”

그날 식사는 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끝마쳤다.

식사가 끝나고 오후에는 가볍게 산책을 했다. 아이는 외할머니의 안방에서 낮잠을 잤고 서준명은 정원을 정돈한다며 잡초를 뽑았다. 부소경은 사람을 불러 장모님의 피아노를 다시 세팅했다.

신세희는 엄마의 춤 연습을 도왔다.

그렇게 오후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저녁식사는 여전이 이곳에서 먹었다.

하지만 서진희가 피곤할 것을 고려해 신세희 부부는 저녁만 먹고 작별인사를 했다.

물론 서준명도 함께였다.

대문을 나선 신세희는 서준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준명 오빠, 엄마를 자주 찾아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엄마도 자식이 둘이나 생긴 것 같다며 좋아하셨어요.”

“걱정하지 마. 난 끝까지 고모를 돌볼 거야.”

“오빠가 좋은 사람인 건 알아요. 선희 씨는 내가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요. 오빠를 위해서가 아니라 선희 씨를 위해서요.”

서준명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고마워.”

“조심히 들어가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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