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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며칠 사이에 구경민의 이마에는 주름이 생겼다.

그는 몹시 지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냥… 서울에 있자니 재미 없어서 내려왔어요. 별장에 들리지 않고 바로 여기로 온 거예요. 윤희는….”

신세희가 조금 전 고윤희와 통화했을 거라고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냥 생각이 나서 여기로 온 것이다.

고윤희가 정말 절박한 상황이 오면 신세희에게 연락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고윤희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건 신세희였다.

“구경민 씨.”

신세희는 목청을 가다듬고 그에게 말했다.

“서울에서… 최여진 씨 만났어요?”

구경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났죠. 하지만 우린 완전히 끝났어요. 솔직히 헤어진지 10년도 더 됐잖아요. 난 그 여자랑 아무 상관도 없어요!”

신세희는 고대를 끄덕여 주었다.

“알아요, 알아요. 구경민 씨.”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말했다.

“구경민 씨, 내 말 잘 들어요. 나는 최여진 씨가… 조금 과격한 행동을 했지만 그건 경민 씨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생각해요… 그 여자가 윤희 언니를 때린 것도… 아마 사랑 때문일 거예요.”

“지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구경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신세희의 말을 잘랐다.

“사실 구경민 씨… 윤희 언니는 줄곧 알고 있었어요. 두 사람이 오래 같이 생활하기는 했지만… 구경민 씨는 언니를 사랑하지 않았잖아요. 그거 언니도… 아마….”

신세희는 마음을 굳게 먹고 또박또박 말했다.

“윤희 언니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구경민은 멍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니 이제 찾을 필요도 없잖아요. 각자 삶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신세희가 말했다.

“아니! 윤희는 나를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하지만 당신은 언니를 사랑하지 않잖아요!”

구경민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윤희 어디 있는지 알죠? 알고 이러는 거죠?”

구경민은 신세희의 옷깃을 잡고 반복해서 물었다.

“그건 정말 몰라요, 경민 씨. 언니가 어디 있는지 알면 내가 가장 먼저 찾아갔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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