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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어르신이 하예진에게 말했다.

“너희 두 자매는 우리 집안 명예를 이용해서 이득을 챙기는 법을 몰라. 네가 만약 나보고 그 녀석들 몇 명 불러와서 가게 분위기를 띄워달라고 하면 장사 무조건 대박 날 텐데.”

전씨 일가의 아홉 도련님이 여기서 토스트를 먹는 것 자체가 살아있는 간판이다.

하지만 하예진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 우린 본인 노력으로 해내고 싶어요. 우리 이모도 늘 도와주시겠다고 하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이렇게 되면 예정이가 부담이 더 클 거예요. 할머니, 식사는 하셨어요? 누추하지만 함께 드실래요?”

하예진은 아들을 먹이느라 본인은 아직이었다.

할머니도 사양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고생인들 못 겪어봤겠니? 전혀 누추하지 않아. 너희랑 함께 먹어야 인간미가 넘쳐서 좋지.”

종일 고급 음식만 먹다가 담백한 야채로 입맛을 바꾸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하예진은 직접 만든 음식을 들고나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 저 그냥 우빈이랑 먹을 생각에 음식을 하나밖에 안 했어요.”

계란말이라, 할머니는 그녀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이 할미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음식 탓할 거면 일부러 밥때에 오지 않았을 거야.”

할머니는 스스로 가서 밥을 펐다.

하예진은 사소한 일에 구애받지 않는 사돈 할머니의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가 괜찮으시다니 그녀도 더는 미안해할 이유가 없었다.

세 사람은 나란히 밥상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고 가게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우빈아, 삼촌이 뭐 사 왔게... 할머니?”

노동명은 또 주우빈에게 풍차를 하나 사 왔다. 그는 풍차를 들고 우빈이를 부르며 가게 안으로 들어왔는데 전씨 할머니를 보자 대뜸 걸음을 멈추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찔려 쪼르르 내빼려 했다.

“동명아, 이 할미가 널 잡아먹는다던? 왜 날 보자마자 줄행랑이야?”

노동명은 다시 걸음을 멈추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며 헤벌쭉 웃었다.

“잡아먹는다니 무슨 그런 험한 말씀을 하세요. 할머니는 저에게 부처님이세요. 아까는 휴대폰을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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