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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어르신은 노동명이 본인 손자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었다.

장손을 생각하니 어르신은 묵묵히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더니 노동명과 전태윤이 절친한 사이라는 것은 두 사람이 많은 점이 닮았다는 걸 설명한다.

노동명은 집사와 함께 수도세와 전기세를 확인한 후 전화를 끊고 하예진에게 답했다.

“액수가 정확해.”

그는 지갑을 꺼내 방금 받은 집세를 쑤셔 넣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다음부턴 카카오 페이로 집사한테 보내면 돼. 아니면 나한테 이체해도 되고. 내가 집사한테 연락해서 노트 잘하라고 할게.”

하예진은 고개를 끄덕인 후 그에게 설명했다.

“저번 달에 카카오 페이로 이체했는데 이번엔 은행카드에 문제가 생겨서 ATM기기로 현찰을 꺼내는 수밖에 없었어요. 인테리어 비용을 다 내고 집세 낼 돈이 남아서 현금으로 준 거예요.”

그녀는 카카오 페이에 묶은 카드에 큰돈을 저축하지 않는다. 평소 생활 지출만 부담하니까. 큰돈은 전부 따로 적금하고 있다.

“가게에 내가 더 도울 건 없어?”

하예진이 재빨리 대답했다.

“다 마무리했어요. 오픈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전단지 같은 건 이미 돌렸고?”

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

“전단지 돌릴 거 없어요. 오랫동안 인테리어를 하느라 오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다 봤을 거예요. 이젠 간판도 걸었으니 무슨 가게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죠.”

그녀는 이 근처의 회사나 공장 직원들을 끌어들일 목적이다. 거리가 너무 멀면 끌어오고 싶어도 다소 힘들다.

경쟁력이 너무 크니까.

이 거리에 토스트 가게가 이미 너무 많다.

그녀의 가게가 이 거리를 휩쓸어 버리길 바랄 뿐이다.

그녀는 모든 희망을 이 가게에 걸었다.

노동명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는 가게를 한 바퀴 돌고 자리에 앉으려 했는데 할머니가 계속 빤히 쳐다보시니 왠지 마음이 찔렸다. 대체 그가 뭘 잘못했길래 전씨 할머니가 줄곧 노려보는 걸까? 그리고 그는 왜 또 마음이 찔리는 걸까?

“볼일 봐, 난 이만 갈게. 오픈 날에 또 응원하러 올게.”

노동명은 결국 오래 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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