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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

“나와 숙희 아주머니만 가서 도우면 돼.”

아침 식사하러 오는 손님에 도와주는 사람까지 너무 많으면 워낙 크지 않은 언니네 가게가 너무 비좁을 것이다.

둘이 얘기하는 사이에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은 하예정의 막내 사촌 동생 하지철이었다. 작년 한밤중에 하예정의 차를 가로막고 하예정을 혼내려다가 도리어 하예정에 의해 파출소에 보내진 적이 있다.

구속된 지 15일 만에 풀려난 후, 하지철은 회개하기는커녕 하예정을 이를 갈며 미워했다.

그가 학교 가기 싫어하자 그를 총애하는 그의 부모는 성적도 별로인 아들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을 거로 생각하며 그가 학교를 그만두도록 내버려 뒀다.

하지철은 집에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게임에만 빠져있었다.

지난번에 하영감이 가게에 와서 소란을 피울 때 하지철도 따라왔지만, 당시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하예정은 그를 주의해 살피지 못했다.

“날 놔줘요, 날 놔줘요!”

하지철은 체격이 우람지고 인상이 사나워 보이는 두 남자에게 붙잡혀 들어온 것이다.

하예정은 그 두 남자를 본 적이 없었지만, 전태윤이 몰래 그녀를 보호하도록 보낸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두 명의 경호원이 하지철을 힘껏 밀치자, 그는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재빨리 일어나 하예정의 뒤에 숨었다.

“누나, 살려줘!”

하예정은 이 불량배 사촌 동생을 자신의 뒤에서 끌어내고는 냉담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놈은 줄곧 사모님을 미행하며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었습니다. 가게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사모님 차를 펑크내려다 우리한테 제지당했습니다.”

그들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예정은 손으로 하지철의 뺨을 호되게 갈기고 발로 그의 팔을 힘껏 걷어찼다. 너무 아파서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던 하지철은 욕설을 퍼부으려다가 서리처럼 차가운 하예정의 얼굴을 보고는 또 예전에 그녀에게 흠뻑 두들겨 맞던 것이 생각나서, 가슴 가득한 분노를 억지로 삼켰다.

그는 얻어맞은 곳을 어루만지면서 넌 발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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