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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동서남북, 어디서나 항상 바람이 불지.”

할머니는 부축하려는 전이진의 손을 밀어냈다.

“부축할 필요 없다. 이 할미는 아직 아주 정정하다. 너희들이 장가들고 아이를 낳는 것을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거다.”

“그럼, 장가를 안 가겠어요. 할머니께서 200세까지 사시게.”

전이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노부인은 전이진을 한 대 때렸다.

“이 자식아, 할머니가 오늘 네 큰형을 따라 회사에 온 건 바로 네 종신대사를 위해서다.”

“...”

전이진은 도망가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서둘러 할머니를 부축해 소파에 앉히고는 할머니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의 다리를 두드리면서 호기심과 긴장이 어린 말투로 물었다.

“할머니, 누가 마음에 드셨어요? 제가 아는 사람이에요?”

그는 할머니가 최근에 그에게 주의를 돌리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큰형이 결혼했으니 둘째인 그의 차례가 된 것이다.

“할머니, 제가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는 초고속 결혼에 관심이 없어요. 전번처럼 바닥에 드러누우시면서 제가 생명의 은인과 결혼하도록 강요하지 마세요.”

노부인이 빙그레 웃었다.

“그 방법은 너 형한테 써먹었으니 다시는 안 쓸 거다. 시름 놓아라.”

“그럼, 그녀는 누구예요?”

“궁금하니?”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요. 어느 집 딸이 할머니 눈에 들었는지 궁금해요.”

그는 아직도 할머니께서 왜 하예정을 형수로 점찍으셨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가 안 된 전이진은 이번 기회에 이유를 물었다.

할머니가 대답했다.

“그때 난 진짜로 불편했었는데 예정이가 구해주었어. 나도 예정이가 정말 좋아서 네 큰형과 맺어주려 한 거다. 어떤 덕망 높은 무당이 너 형과 하예정의 점을 봐주었는데 그들 둘은 일생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하더라.”

“...할머니, 어느 절의 무당이 그렇게 대단한데요? 그런 건 웬만한 점쟁이도 다 볼 줄 알아요.”

노부인은 그 무당이 누구인지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물 한 잔 따라줘.”

“좋아요.”

전이진은 얼른 할머니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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