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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그랬던 그가 지금 사진을 보려고 하는 이유는 하예정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십거리가 생겼는데 아내에게 보여주고 들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전이진도 바로 눈치챘다. 큰형은 지금 그와 호영의 혼사를 가십거리로 삼아 형수님께 들려주려는 속셈이다.

큰형은 형수님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동생들까지 팔아버렸다.

전이진은 사진 두 장을 건네며 속으로 못난 자신을 비웃었다. 큰형은 지금 그를 팔아버리며 형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데 순순히 협조나 하고 있다니.

만약 이후에 연애하다가 트러블이 생겨서 큰형과 형수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들 부부가 조건 없이 그를 돕길 바랄 뿐이다.

‘퉤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 연애는 틀림없이 순조로울 거야. 초고속 결혼도 아니고 비밀 결혼도 아니고 신분을 숨기고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니 분명 순조로울 거라고.’

“무슨 사진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하예정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전태윤은 보물이라도 내놓듯이 사진 두 장을 선뜻 건네며 설명했다.

“글쎄 할머니가 우리 손주들의 혼사 때문에 얼마나 속을 썩이는지 모른다니까. 저번에 사방으로 돌아다니셨잖아. 그거 다 이진이랑 호영이한테 어울리는 신붓감을 찾아주려고 그러신 거야.”

전호영은 전씨 일가 셋째 도련님이자 전태윤의 셋째 삼촌네 장남이다. 현재 전씨 그룹 산하의 모든 호텔 업계를 책임지고 있고 뛰어난 언변에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다.

하예정은 전씨 일가 남자들에 대한 인상이 매우 깊었다. 다들 하나같이 잘생겼으니까.

그녀는 사진을 보면서 말했다.

“할머니도 그냥 있기 지루해서 도련님들 혼사를 신경 쓰시는 거예요. 도련님들 조건으로 결혼할 마음만 있다면 여자들이 줄지어 시집오고 싶어 할 텐데 말이죠.”

다만 이 집안의 훌륭한 남자들은 확실히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작년에 그녀와 전태윤이 초고속 결혼할 때 전태윤은 서른 살이고 전이진은 형보다 한 살 어려서 지금은 곧 서른이 돼간다. 일반인들은 이 나이에 이미 아빠가 다 되었다.

“할머니는 이진 도련님이랑 호영 도련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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