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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전이진은 호영의 키가 190인 걸 생각하며 그제야 할머니의 결정을 이해했다.

그는 180도 채 안 되는 고작 176이라 고현과 함께 서면 그녀의 키가 훨씬 더 크다.

아홉 형제 중에서 셋째가 키가 제일 크다.

“아무리 남장을 해도 들키기 마련이죠. 여자는 목젖이 선명하지 않잖아요.”

하예정은 고현의 사진을 빤히 쳐다보며 문득 이 여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대체 왜 20년 넘게 남장을 하고 지냈을까?

“예정아, 목젖은 가짜로도 만들 수 있어.”

“...”

그녀는 여전히 식견이 너무 적었다.

“허초는 또 누구예요?”

하예정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이에 전태윤이 적극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A시 허씨 그룹의 대표야. 이분은 좀 짠해. 여동생 한 명 빼고 가족들이 전부 죽었어. 그래서 마지못해 가업을 물려받은 거야. 여태껏 모진 고생을 하며 살아왔을 거야. 수수한 외모에 수년간 중성적인 차림이라 그냥 보면 남자 같아. 이젠 두 자매가 모두 결혼했고 허초도 여성미가 물씬 풍겨. 아 그리고 허초랑 결혼한 남자는 A시 갑부 집안 큰 사모님의 큰 오빠야. A시 갑부 집안의 큰 도련님 예준성은 예준하의 친형이지. 준하는 전에 너도 봤지? 예씨 일가의 다섯째 도련님 말이야. 그 집안의 스토리는 내가 나중에 시간 나면 상세하게 알려줄게. 마찬가지로 드라마틱한 스토리야. 우리 전씨 그룹과 예진 그룹은, 예진 그룹이 바로 예씨 일가의 가족기업이야. 우리 두 그룹은 깊은 협력 관계라 이제 시간 내서 너 데리고 한번 만나 뵈러 A시에 가야겠다.”

두 그룹은 서로 다른 도시에 있지만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전태윤은 한때 하예정의 일로 예준성에게 찾아가 조언까지 구했다. 비록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지 않지만 적어도 전태윤은 용기 내어 정체를 밝히고 한동안 모진 비바람을 견뎠다. 그리고 현재 비 온 뒤 무지개가 활짝 핀 것만 같았다.

전태윤은 예준성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나중에 하예정을 데리고 A시의 예진 리조트에 가기로 했다. 그녀에게 예씨 일가 사모님 모연정을 소개해 주면 인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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