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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예정아, 오면 온다고 말을 하지. 내가 내려가서 마중할 텐데.”

전태윤은 아내의 손에 든 도시락통을 얼른 건네받았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힘들까 봐 재빨리 도시락을 책상에 올려놓고 다시 그녀 손을 꼭 잡고는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는 뜨거운 눈빛으로 하예정을 쳐다봤다.

전이진은 한심한 표정으로 큰형을 바라봤다. 만약 눈알을 파서 형수님 몸에 붙일 수만 있다면 큰형은 아마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내가 태윤 씨 회사 처음 오는 것도 아닌데 뭘 마중 나와요. 도시락 싸 왔으니까 식기 전에 얼른 먹어요. 매일 제때 밥 먹어야 위병이 나아요.”

전태윤이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여보.”

하예정은 참지 못하고 방긋 웃는 그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덩달아 웃었다.

“태윤 씨 회사에서 오늘 보너스라도 줬어요? 차에서 내려서부터 보는 사람마다 눈웃음을 짓고 있는데 다들 진심으로 우러나온 그런 미소였어요.”

전이진이 웃으며 한마디 끼어들었다.

“형수님이 오신 건 보너스 받는 것보다 훨씬 기쁜 일이에요.”

전태윤은 동생을 노려봤다.

와이프가 도시락을 챙겨왔는데 동생이란 놈은 왜 저렇게 눈치도 없이 서 있기만 하는 건지, 얼른 꺼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도련님, 도시락통 이리 가져다주실래요? 제가 음식을 많이 담아와서 두 분 함께 먹어도 충분해요.”

전이진은 재빨리 책상 위의 도시락통을 들고 소파 쪽으로 갔다. 그는 자리에 앉아 탁자에 도시락을 내려놓고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전태윤이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 전이진은 동작을 멈췄다.

전태윤은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에 짙은 눈길로 동생을 한껏 째려봤다.

형의 따가운 시선에 전이진은 불편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형, 그러니까 그게, 형수님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해왔는지 내가 대신 봐주려고 뚜껑을 연 거야.”

형의 따가운 시선에도 전이진은 꿋꿋이 도시락 뚜껑을 열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맨 위의 음식을 내려다보았다. 순간 그는 형수님의 음식 솜씨에 감탄을 연발했다.

“냄새만 맡아도 벌써 군침 돌아.”

전이진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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